초대일시 / 2012_1204_화요일_06:00pm
기획총괄 / 정영숙 사진촬영 / 송인호
관람시간 / 10:30am~07:00pm / 일,공휴일 휴관
갤러리 세인 GALLERY SEIN 서울 강남구 청담동 76-6번지 한성빌딩 2층 204호 Tel. +82.2.3474.7290 www.gallerysein.com
이미지는 지속과 생성의 한 단면이다. 자연의 변화는 형성과 소멸의 과정을 거쳐 끊임없는 흐름으로 이어진다. 축적된 시간의 이미지와 기억을 작가는 감성과 시선으로 채집한다. ● 예술가의 창조 과정은 관찰과 형상화, 추상화로 이어진다. 관찰은 눈으로만 하지 않고 마음이 움직일 때 작가는 이미지를 선별하고 형상화하는 과정에 다다른다. 시공간이 다른 자연물과 사물이 병치하거나 사물들의 재배치, 기억의 이미지가 추출된 혼용된 형상이 창작된다. 이처럼 작가는 뛰어난 관찰력과 감수성으로 이미지를 기억, 저장한다. 이를 평면, 입체 등 표현방식에 따라 적합한 재료를 선택하고 작가의 마음에 담은 이미지를 선택하여 조합, 해체, 변형을 거쳐 작품을 완성한다. 가시적인 이미지와 비시각적인 이미지의 결합으로 낯선 풍경을 연출하거나, 기존의 형태를 해체 한 후 수집한 오브제를 재배치하여 시간의 연속성과 공간의 자유로운 흐름을 제시한다. 정경을 바라보는 시각적 출발은 재현에서 벗어나 해체되고 추상화된 형식의 재구성을 통해 대상의 본질을 암시하는 '비감각적 유사성'이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 갤러리세인은 이미지의 재구성을 통해 색다른 조형언어로 독창적이고 주제가 뚜렷한 내용으로 작업하는 작가에 주목한다. 3명의 작가의 마음에 감응을 불러일으키는 경치나 내면의 이미지가 재연출 된 작품으로 접근해보자.
주연(김현숙)은 2001년 개인전에 'PLAY'를 주제로 작업실에서 사용한 도구를 이용한 '프라모델(Plamodel)'을 발표하였다. 프라모델은 플라스틱(Plastic)과 모델(model)이 합체된 약자로 작가의 대표적인 조형방식이다. 세대를 초월한 동심의 유희를 이끌어내는 프라모델이 작가에게는 주변 사물들과 기억, 그리고 감성으로 선택한 이미지의 나열이다. 작품의 소재는 작가와 가장 친근한 환경에서 시작되어 차별화된 이미지를 표현하고 확장하기 위해 조형성을 탐구한 정신의 결과물로 물질적 사물에서 정신적 사물로 이동한다. 그 채집한 이미지는 스토리로 전개되어 시·공간을 넘나들며 놀이(play)로 연결된다. 알루미늄을 레이저 컷팅한 이미지들은 평면이지만 공감각으로 재구성하여 음악적인 운율과 움직임의 착시를 선사한다. 실루엣과 틀 사이의 빈 공간은 무한한 잠재력이 있는 충만된 공간이다. 작업실에 화초가 유독 많았는데 작품에 등장하는 식물이 된다. 예술이 고상하고 특별한 것이 아닌 우리의 삶 주변에 있는 것들이 예술이 되는, 그로 인해 감상자에게 친근하게 다가가는 예술, 편한 소통을 이끌어내고 있다.
박현웅은 서정적 내러티브가 강점이다. 작가의 경험이 농축된 이미지는 내면여행으로 이어져 풍성한 스토리를 전개한다. 작가는 하루에 한 개 씩 손바닥 그림을 그리고 단편소설을 쓰는 것이 일상이다. 기억으로 통한 이미지 구성, 여행에서의 경험, 영화감상이나 책을 통한 이미지 조형화 과정 등 작가가 직접 체험하는 일상이 작품의 중요한 이미지 단서가 된다. 이에 익숙한 것을 낯설게 바라보는 시선과 상상, 그리고 감성은 나열된 이미지 재구성이 아닌 창조적 이미지 합성으로 재배치된다. "나의 작업은 다양한 감각을 동시적으로 호소하는 공감각성을 지닌다." 이와 같이 작가의 표현처럼 물고기, 새, 꽃, 알사탕, 자동차 등을 혼용한 작품들은 시 · 공간을 넘어 무한한 상상의 공간을 구성한다. 크고 작은 이미지들의 결합과 일부 입체부조로 만든 높고 낮은 형태의 변화는 이미지들 간의 긴장감과 운동감으로 생동감을 불러일으킨다. 더불어 관계성에 대한 내용을 포함한다. 자연과 인간의 이미지의 나열은 형상을 넘어 감정이입으로 전이 된 '관계'에 머문다. 외부의 풍경이 내적 반응을 통해 재구성되어 이미지의 연금술을 이끈다.
한지선은 입체평면의 주요작가이다. 평면이지만 나무를 깎아서 만든 부조 이미지들이 부분적으로 부착되어 다시점을 활용하여 공간의 무한한 확장을 꾀하고 있다. 작품 내용의 중심 화두는 '길'이다. 2005년 발표한「ROAD」에는 원근법으로만 건물과 계단을 묘사하여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표현하였다면, 그 후 변화된 작품은 식물, 건물, 하늘을 다시점 방식으로 촘촘히 엮어가는 구조이다. 길을 걸어가듯이, 시간의 흐름을 일깨우는 그의 작품 속 함의적 의미는 '과정'이다. 길을 통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가 연결된다. 길은 계단이고 길은 삶의 과정이다. 거대한 도시건축물이 크고 작게 엮어진 구조 안으로 계단이 유연하게 움직이며 현실의 공간과 미래의 공간을 연결하며 판타지를 이끌어낸다. 신작에서는 회화적 표현으로 화면을 분할하여 이중적 공간으로 이원화시키고 있다. 다시점과 이미지의 충돌 이상의 낯설음이 강조된다. 사유적 재현공간에서 낯선 풍경은 친숙한 일상성을 깨뜨림으로써 다르게 보고 생각하게 한다. 작가는 "권태로운 듯 이어진 부단한 과정 속에 구축된 또 다른 시·공간으로의 환상적인 제시는 단지 과정을 인내로 끝내지 않게 해주는 이중적 유희이다." 라고 덧붙인다. ■ 정영숙
Vol.20121204a | 이미지 재구성 Image Reconstitutio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