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 로스트 M-검은신

지은이_UPSETPRESS(안지미+이부록)

지은이_UPSETPRESS(안지미+이부록) || 분류_예술 || 판형_162×252mm || 면수_120쪽 발행일_2012년 12월 5일 || ISBN_978-89-957-8857-8 03600 || 가격_7,700원 || 출판사_그림문자

출간 기념展『월간 로스트 M』 2012_1205 ▶ 2012_1226 초대일시 / 2012_1207_금요일_06:00pm_서교동마당집               2012_1207_금요일_07:30pm_space ETPR 서교동마당집(OhmyNews 사옥), Tel. +82.2.733.5505(내선 274,275)

후원 / 서울문화재단_오마이뉴스 10만인클럽

구입문의 그림문자 Tel. +82.2.325.4570 땡스북스 홍대점 Tel. +82.2.325.0321 www.thanksbooks.com

그림문자 서울 마포구 서교동 381-16번지 Tel. +82.2.325.4570 blog.naver.com/greemmoonja

타임캡슐의 M인가, 새로운 미디어 아카이브인가? - 근대화 페르소나의 미시 정치성 발언 ● 안지미와 이부록의 새 프로젝트『월간 로스트 M』은 세 개의 문자언어를 미학적으로 완성하기 위해 기획된 것으로 파악된다. 제목에서 밝히고 있듯이『월간+로스트+M』의 구조가 세 개의 언어다. 단순하게 나열하면 '월간(月刊)'은 달 별로 발행하는 잡지를 상상하는 것이고, '로스트(Lost)'는 상실했거나 잃어버렸거나 사라진 것들에 관한 상상이며, 대문자 'M'은 'Modern', 'Memory', 'Museum'의 이니셜이다. 굳이 '상상하는', '상상이며', '이니셜'이라고 앞서서 판단한 이유는『월간 로스트 M』의 문자언어를 통해 미학적 '이미지구성'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작품을 제안하고 있기 때문인데, 그 상상의 실체는 '월간'의 잡지형태를 본뜨되 '로스트 M'의 역사적/서사적 이미지를 재구조화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는 것이 독특하다. 그들은 이미지 재구조화라는 창조적 작업으로『월간+로스트+M』의 세 구조를「서사+몽타주+재조직화」로 전환시켰다. 바로 이 전환의 구조에서 우리는 현실적 리얼리티와 미학적 리얼리티 사이의 풍자 내지는 낭만적 숭고를 읽어 낼 수 있을 것이다.

그들의 로스트 M은 20세기 한국 근현대사 이면의 '어처구니' 페르소나(Persona)를 어이없게 들통 내는 문화사회학적 측면의 '권력지층구조' 탐색작업이다. 부르디외의 아비투수(Habitus), 상징자본, 문화자본, 상징 권력에 관한 실증적 개념체계 분석을 기억한다면, 이들이 탐색하는 명사형 '어처구니'의 근대성이 어렴풋이 보일 것이다(명사 '어처구니'는 상상 밖의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사물의 뜻. 그러나 여기선 근대를 그렇게 보고자 한다). 부르디외는 인간의 상징적 재현행위들이 일어나는 사회적/역사적 공간에 대해 인간과 인간 사이의 권력관계와 갈등, 긴장상태가 형성되고/되는 역동적 공간이라 분석한다. 근대형 도시산업주의를 행복유토피아로 선전하며 강력한 자본주의와 신자유주의의 구조로 억압해 온 한국의 문화구조 내지는 사회구조는 상실과 부재의 기억들로 찬란했다. 사실 그 기억이라는 것도 심하게 일그러졌거나 눌러 붙어서 재생 불가능한 망각상태를 어둡게 노정하고 있다. 로스트 M은 그러므로 망각상태의 상실기억을 의미하는 상징 언어라 할 수 있을 테다. 안지미, 이부록은 로스트 M의 상징행위를 통해서 근대화 및 현대화의 권력구조/권력체계/사회체제가 어떻게 재생산되고 소멸되었는지를 이미지 언어의 몽타주, 재조직화 그리고 서사적 구현으로 미학화 하고 있다. 우리는 구조/체계/체제의 근대화가 몽타주/재조직화/서사적 구현으로 들통 난 이명래 고약과 검정고무신과 청계천 폐철의 망각을 아니 상실의 기억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 기억의 반대편에서 로스트 M은 상상할 수 없는 괴물로 현존한다. "유독 우리가 키운 야수, 이른바 개발이라는 존재"라고 건축가 김헌이 표현했듯이 우리 근대화/현대화의 실체는 속도전의 막강한 개발논리에서 "빨리빨리", "대강대강", "최초최고"의 불도저 철학이었다. 망각/상실의 근대성(Lost M)은 역설적이게도 치매와 같은 사회체제의 노화현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폭력적인 억압과 착취의 공포 심리가 그로테스크하게 일그러져 나타난 비현실적이며 초현실적인 현실상황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로스트 M의 실체는 과거의 어디어디나 어떤 곳곳들이 아니라 바로 지금 여기의 상황에서 인식하고 확인할 수 있는 무엇 무엇이다. 지금 여기에서 부재하는 수많은 것들의 '기억사물'이 로스트 M의 이미지들이기 때문이다. 기억사물은 작가들이 지적하는 바처럼 '서사와 일상이 교차하는 지점'에서 탄생하는 인식의 오브제들이다. 그들은 그 인식의 오브제로 이명래 고약과 검정고무신과 청계천 폐철들을 첫 머리에 두었을 따름이다. 이 작은 삶의 미시적 오브제들과 거대담론에 속하는 '근대화'의 교집합은 사실상 접점을 이룰만한 공간적 위치나 계급구조를 동일한 수준에서 갖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둘의 상관관계를 통해서 미학적 상상력의 기호체계를 구축하려는 작가들의 시선은 너무나 선명하고 명료하다. 이 기이한 접점의 상태는 우리 근대화의 폭력이 얼마나 광범위하게 편재된 일상의 폭력이었는지를 잘 설명해준다.

작가들은 말한다. 이 작업은 "근대성의 해체와 재결합의 과정으로, 자신이 지나왔던 시대의 공간을 다른 이들의 기억과 고증을 통해 재현하는 작업"이라고. 이들이 주목하려 했던 것은 아주 작은 미시사의 상징 메타포였다. 고약과 고무신과 고철이라는 작고 나약한 미시성. 그러나 그들은 고약이라는 종기약의 탁월한 약효나 성질 또는 고무신의 과학적 검증 따위를 나열하지 않는다. 상징 메타포의 미시성은 1906년 이래 고약의 상품 디자인의 요소였던 무궁화와 솔잎 같은 이미지 기호, 일과 놀이의 상상이 흥과 멋으로 터졌던 고무신의 편리성이다. 이미지 기호와 놀이 상상력으로 시작된 작업의 과정에서 그들은 근대사/현대사의 상품 욕망이나 아날로그적인 놀이의 확장선을 시도한다. 그것은 마치 고정된 관념에서 비켜나 무언가로 미끄러지는 '탈주선' 같은 그 무엇으로 비쳐진다. 근대화와 위계적 구조를 형성했던 오브제들이 강제적 교집합의 개념을 터트려 완전히 다른, 새로운 미학적 체계를 형성시키는 순간들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그 시절'의 온기를 그리워하면서, 한편에서는 도리어 '지금'을 될수록 빨리 지워나가는 일을 미덕으로 칭하는, 그 당착의 해법은 무엇일까"라고 묻는 건축가 김헌의 물음에 답하는 듯이 보인다. '그 시절'이란 나에게는 과거의 어떤 순간들일 테지만, 아이들에게는 바로 지금일 테니까. 아니, '그 시절'은 과거형으로 물었을 때만 긍정성을 획득하는 무형의 언어일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지금도 그 시절이 되는 순간들이기도 하니까. ■ 김종길

지은이_UPSETPRESS UPSETPRESS는 기호와 상징을 통해 사회에 대한 심층 분석을 시도한다. 설치, 비디오, 출판, 디자인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면서 예술 활동을 통해 시각이미지 생산자로서 사회에 개입할 수 있는 영역을 탐구하고, 사회적 강박증, 개발논리에 의한 파괴와 소비 등 사라져 가는 것에 대한 오마주, 탐사와 기록을 통해 사회에 끊임없는 말걸기를 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세계인권선언_프롬나드』,『기억의 반대편 세계에서-워바타_두성북스』,『Sticker Project_그림문자』 등이 있다.

Vol.20121203c | 월간 로스트 M-검은신 / 지은이_UPSETPRESS(안지미+이부록) / 그림문자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