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 15번지 SPACE 15th 서울 종로구 통의동 25-13번지 #102 Tel. 070.7723.0584 www.space15th.blogspot.kr
스페이스15에서는 11월 29일부터 12월 15일까지 이상택의 개인전 『The Night』을 개최한다. 작가는 목탄과 안료를 사용, 마르셸 뒤샹이 말한 일종의 시각적인 '앵프라맹스(inframince)'의 구현하며 이를 통해 관람자들에게 삶에의 서정적 환기를 제공하고자 한다. ■ 스페이스 15번지
회화의 화면은 그 뒤의 공간을 숨긴 벽이다. 일반적으로 미술에 있어 공간의 표현은 화면 위에 이미지가 올려져 형상을 통해 가시화 하거나 물질들의 반복적인 구성, 또는 계획적인 배치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에 반해 내가 말하는 공간은 화면이라는 장막을 걷어내고 관람자가 그 안에 들어갈 수 있는 듯한 총채적인 경험의 장으로서의 공간이며 화면을 말 한다.
이 벽과 같은 화면을 열어서 공간을 구연하고 그 공간을 통하여 관람자가 서정적 분위기에 의해 감동받고 정서적 치유를 받는 것이 내 작업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따라서 작업의 소재와 재료는 화면 뒤의 공간을 이끌어내기에 효과적인 것으로 선택하였다. 작품에 등장하는 나무의 이미지는 대부분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 보는 방향으로, 톤에 강약의 차이를 주어 멀고 가까운 공간적 차이를 두었으며 목탄과 안료라는 알갱이로 이루어진 재료를 사용하여 최후에 빛과 상호작용을 통하여 납작하면서도 깊은 공간감을 형성하도록 하였다. 빛은 물질적인 대상에 숨겨진 정신적인 요소를 이끌어 내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작용한다. 빛이 화면에 닿을 때면 작품의 이미지는 더욱 분명해지고 화면은 신비로운 깊이 감을 갖게 되는데 이때의 분위기는 마치 화면을 어루만지는 빛이 바람처럼 나뭇잎 사이사이를 지나며 잎들을 흔들어 서로 비벼대며 사각사각 소리를 내는 듯한 생명력을 느끼게 해 준다.
색과 원근, 대상의 묘사 등 여러 회화적 장치가 제한된 상황에서 나뭇잎으로 가득 찬 화면을 만들어내는 노력은 처음 나뭇잎이라는 소재에서 느꼈던 '잡화엄식(雜華嚴飾)'과도 같은, 관계의 미묘한 가장 얇은 '지각할 수 없고 오직 상상만 할 수 있는 차이'를 눈으로 식별할 수 없는 초박형의 상태로 '물리적인 의미에서의 매우, 매우, 매우, 얇은 막.'으로 정의되는 일종의 시각적인 '앵프라맹스(inframince)'를 구현해 가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본인의 작업은 그 내용에 있어 형식적인 성격이 강하지만 흑연과 금속성 색으로 채색된 바탕과, 그 위에 드로잉 된 나뭇잎의 이미지가 어우러져 형성해 내는 화면은 오히려 서정적인 분위기를 강하게 내제하고 있다. 작품의 형식적 특성에도 불구하고 작품을 바라보는 관람자는 작품을 통해 화면의 깊은 공간감을 경험하고 또한 그로 인하여 삶에 대한 서정적 환기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갖기 바란다. ■ 이상택
Vol.20121129l | 이상택展 / YISANGTEAK / 李尙澤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