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가연展 / JEONGGAYEON / 鄭佳娟 / painting   2012_1120 ▶ 2012_1125

정가연_Untitled_캔버스에 혼합재료_120×100cm_201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Tel. +82.53.661.3081 www.bongsanart.org

본드를 수없이 밀어 본드는 그물망 같은 천 사이를 통과하게 되고 그 본드는 방울방울 맺혀 망점을 만든다. 만들어진 두 천을 겹쳐 나타나는 효과는 돌을 던져 호숫가에 퍼지는 물결의 파동 같기도 하고 구겨진 천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작업의 초반에는 무채색을 주로 사용했다. 가벼운 천이 보여주는 구겨지는 듯 한 느낌을 조금 더 묵직하게 표현해 보고 싶었고 가벼운 느낌의 천이 아니라 무거운 철망 같은 느낌 속에서 사람의 시선과 움직임에 따라 모양이 움직이는 모습을 강하게 표현해 보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작업을 보았을 때 먼저 다가오는 색의 느낌보다 색을 배제한 채 보여주고자 하는 모양과 그에따른 유동적인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기 때문이다.

정가연_Untitled_캔버스에 혼합재료_120×100cm_2012
정가연_Untitled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130cm_2009
정가연_Untitled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130cm_2009

결국 나는 단순히 두 장을 겹친 천의 망점. 사이에 일어난 그 순간을 포착해 그것을 캔버스에 옮기며 내가 나타낸 그 무늬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읽히기도 하고 초점을 맞추지 못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눈이 아픈. 그림으로 읽혀지기도 한다. 그림은 아무 것 도 아닌 듯. 또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망점들이 만들어내는 무늬는 자연스러운 착시 현상을 나타내기도 하며 보는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무늬가 따라오는 듯 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 즉, 이것은 고정적인 그림이 아닌 시각적 허상이다. 점이 모이고 수백 수천 개의 망점들이 하나가 된다. 그것들이 모여 보여주는 그림의 잔상들은 제각기 다르다. 잔상들이 만들어내는 모습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움직이며 고정적이지 않다.

정가연_Untitled_캔버스에 혼합재료_92×118cm_2009
정가연_Untitled_캔버스에 혼합재료_162×130cm_2010
정가연_Untitled_캔버스에 혼합재료_92×118cm_2010

작업의 시작은 거친 느낌의 벽면을 보면서였다. 캔버스에 그 질감을 옮겨 엠보싱 같은 모양이 주는 흘러내리기 직전에 모습들을 표현하게 되면서 점성에 관한. 그리고 그 자체가 보여주는 느낌이 이 작업에 밑거름이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조금 더 두터운 느낌과 마티에르에 관해서만 생각하게 된 것이 재료에 관한 부분으로 넘어가게 되고, 결국은 재료가 주는 성질에 따라 작업이 현재와 같이 바뀌어져왔다. ● 어떠한 물리적인 힘이나 자극 없이 얇은 천 두 장이 주는 효과는 가볍게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순간적인 것이며 고정적이지 않다. 그것은 끊임없이 출렁거리며 어떻게 든 변화하려 하는 것 같은 거대한 꿈틀거림이 있다. 가만히 있지만 움직이는 것, 쉼 없이 움직이지만 사실은 가장 보편적이고 딱딱한 사각 틀에 갇혀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일 지도 모른다. ■ 정가연

Vol.20121120g | 정가연展 / JEONGGAYEON / 鄭佳娟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