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Tel. +82.53.661.3081 www.bongsanart.org
본드를 수없이 밀어 본드는 그물망 같은 천 사이를 통과하게 되고 그 본드는 방울방울 맺혀 망점을 만든다. 만들어진 두 천을 겹쳐 나타나는 효과는 돌을 던져 호숫가에 퍼지는 물결의 파동 같기도 하고 구겨진 천을 연상케 하기도 한다. 작업의 초반에는 무채색을 주로 사용했다. 가벼운 천이 보여주는 구겨지는 듯 한 느낌을 조금 더 묵직하게 표현해 보고 싶었고 가벼운 느낌의 천이 아니라 무거운 철망 같은 느낌 속에서 사람의 시선과 움직임에 따라 모양이 움직이는 모습을 강하게 표현해 보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작업을 보았을 때 먼저 다가오는 색의 느낌보다 색을 배제한 채 보여주고자 하는 모양과 그에따른 유동적인 움직임에 초점을 맞추고 싶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는 단순히 두 장을 겹친 천의 망점. 사이에 일어난 그 순간을 포착해 그것을 캔버스에 옮기며 내가 나타낸 그 무늬는 사람에 따라 다르게 읽히기도 하고 초점을 맞추지 못해 어지럼증을 호소하는 눈이 아픈. 그림으로 읽혀지기도 한다. 그림은 아무 것 도 아닌 듯. 또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것 같지만 망점들이 만들어내는 무늬는 자연스러운 착시 현상을 나타내기도 하며 보는 관람자의 위치에 따라 무늬가 따라오는 듯 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 즉, 이것은 고정적인 그림이 아닌 시각적 허상이다. 점이 모이고 수백 수천 개의 망점들이 하나가 된다. 그것들이 모여 보여주는 그림의 잔상들은 제각기 다르다. 잔상들이 만들어내는 모습은 끊임없이 반복되고 움직이며 고정적이지 않다.
작업의 시작은 거친 느낌의 벽면을 보면서였다. 캔버스에 그 질감을 옮겨 엠보싱 같은 모양이 주는 흘러내리기 직전에 모습들을 표현하게 되면서 점성에 관한. 그리고 그 자체가 보여주는 느낌이 이 작업에 밑거름이 되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조금 더 두터운 느낌과 마티에르에 관해서만 생각하게 된 것이 재료에 관한 부분으로 넘어가게 되고, 결국은 재료가 주는 성질에 따라 작업이 현재와 같이 바뀌어져왔다. ● 어떠한 물리적인 힘이나 자극 없이 얇은 천 두 장이 주는 효과는 가볍게 느껴질 지도 모르지만 순간적인 것이며 고정적이지 않다. 그것은 끊임없이 출렁거리며 어떻게 든 변화하려 하는 것 같은 거대한 꿈틀거림이 있다. 가만히 있지만 움직이는 것, 쉼 없이 움직이지만 사실은 가장 보편적이고 딱딱한 사각 틀에 갇혀있는 우리 자신의 모습일 지도 모른다. ■ 정가연
Vol.20121120g | 정가연展 / JEONGGAYEON / 鄭佳娟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