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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1114_수요일_05:00pm
후원 / 인천문화재단_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_인천가톨릭대학교
관람시간 / 11:00am~06:00pm / 11월19일 휴관
인천학생교육문화회관 가온갤러리 INCHEON EDUCATIONAL AND CULTURAL CENTER FOR STUDENTS GA-WON GALLERY 인천시 중구 인현동 5번지 Tel. +82.32.777.9140 www.iecs.go.kr
강상중, 빛과 생명 ● 강상중(Kang Sang Jung)은 데뷔 이후 26년이라는 세월 속에 국내외 29회의 개인전과 370여회의 단체전을 가졌다. 이것은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개인전을 열었다는 말이며, 마치 농부의 쟁기질처럼 그는 '작업의 쟁기질'을 멈추지 않았다는 뜻이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개인전 릴레이는 지속되었다. 작가는 얼마 전에도 베이징의 송쫭(宋座)예술지구에서『광화생명(光和生命)』이란 주제로 개인전을 열고 돌아왔다. 이만하면 '뜨거운 심장'을 지닌 작가라고 해도 어색함이 없을 것이다. ● 그의 작업양상은 퍽 다채로운 편이다. 작품의 형식은 설치와 회화를 비롯하여 드로잉, 판화 등으로 다양하게 전개되었고, 작업의 테마는 '빛과 생명'이라는 근원적인 물음에 대한 해석으로 점철되어 왔다. 80년대 후반에는 실재하는 '빛과 움직임'을 사용한 설치작업(installation)이었다면, 90년대 중반 평면회화에 나타난 '빛과 생명'은 문명과 신화 속에 내재된 담론의 표현이었다. 2천년대 이후로는 기하적이고 옵티컬한 구조를 접목한, 원초적인 표상의 작업들로 구성되어 있다.
어느 작가이든 자신의 사고를 명료한 조형에 실어 관객들과 정서적인 교감을 얻는데 힘쓰기 마련이다. 주제가 불명료하거나 조형이 숙달되어 있지 않으면 설득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런 조건을 잘 구비한 예를 우리는 강상중의 그림에서 찾을 수 있으리라고 본다. 존재의 근원을 묻는 그의 회화는 명료한 시각체계, 즉 시메트리와 기하학적 구조로 된 도형을 통해 줄곧 모색해왔기 때문이다. 부단한 노력 끝에 이제는 자기 양식을 획득하는 단계에까지 이른 것이다. 물론 이것이 순조롭게 이뤄진 것은 아니다. 기하학적인 패턴에다 식물이나 동물 도형을 접목하여 만들어내는 이미지는 그가 수십년에 걸친 노력 끝에 얻어낸 값진 성과물이다. ● 그림에는 동그란 회전판과 꽃무늬, 식물무늬, 길쭉한 막대, 우주의 별을 연상시키는 동그라미 등이 등장한다. 언뜻 보면 각 모양은 서로 유기적으로 촘촘하게 연결되어 하나의 구조로 통합되어 있음을 엿볼 수 있다. 기하학인 형태로 구성되어 있지만 마치 살아있는 생물체처럼 동적인 느낌을 주는 이유이다. 이것이 그의 작품이 다른 추상계열의 작가와 구별되는 점이기도 하다. 게다가 거기에 원색과 순색이 보태짐으로써 강렬한 원시성을 띠기도 한다.
그의 근작을 보며 필자는 평화로운 숲속이 떠올랐다. 동식물이 사이좋게 공존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광명한 빛이 숲속을 비추는 것 같은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다. 숲속의 새 소리,바람 소리, 생명의 소리를 각종 조형언어로 형용하여서 인지 그의 그림은 활력과 생동감이 넘쳐흐른다. ● 그의 작품은 어떤 점에서는 '현대판 이콘' 같은 느낌을 준다. 종교적 내용을 주관적이며 현대적으로 접근한 측면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가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보면 볼수록 신비로운 분위기가 흐르고 있다는 인상을 감출 수 없다. 고통도, 슬픔도, 죽음도 없는 낙원의 풍경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시어벨트(Calvin Seerveld)가 예술의 영성은 직접적이 아니라 간접적이며 명시적이기 보다 암시로 나타난다고 주장했던 것처럼 '암시성'(allusivity)이 풍부하게 드리워져 있다. 어떤 직접적인 노출보다 내용은 유기적 패턴 및 기하학적 구조속에 함축된다. ● 그의 작업주제는 '빛과 생명'이다. 초월의 세계와 피조세계의 모든 것이 그의 관심사이며, 존재의 궁극을 향한 그의 물음이 화면을 한층 신비롭고 환상적으로 꾸미는 이유가 된다. 관건은 이것을 스토리체로 이어갈 것인가 아니면 상징으로 머물 것인가 하는 점이다. 그런데 그의 작업은 후자에 가깝다. 화면은 바깥쪽으로 빛이 퍼져나가는 형세를 하고 있다. 그것도 아주 촘촘하게 삼각형, 네모꼴, 막대, 실선들이 무수히 확산된다. 작은 것에서 큰 것으로, 광원에서 외곽으로 빛들이 쏟아져나간다. 광휘의 술렁임이요 축제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 더욱 놀라운 것은 어떤 기구를 사용치 않고 아날로그식으로 도형을 그렸다는 것이다. 그만큼 작품에 기울이는 그의 정성은 놀랍기만 하다. 마음이 안정되지 않으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정치(精緻)한 그림이다. 그래서인지 이미지 단편들은 어느 것 하나 엉성한 것이 없다. 작업에 마침표를 찍는 순간까지 안심할 수 없는 것이 그의 작업특성이다. 이러한 작품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무려 1개월 이상이 소요되는, 대단한 인내력과 집중력이 요망되는 작품이다.
그러면 작가가 작품을 통해 전달하려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우선 작품타이틀에 암시되어 있다.「12개의 빛」,「빛 사이」,「빛-생명」,「빛의 찬가」,「빛의 낙원」,「빛의 문자」,「빛의 찬송」,「빛의 길」,「빛의 정원」,「빛-생명-길」 등. 모두 '빛'에 집중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가 묘출하는 빛은 단순히 물리적인 광선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가 묘출하는 빛은 사실 보이지 않는 빛이요 초자연적인 빛을 의미한다. 존재 너머의 것이요 초월적인 성질을 띠고 있다는 얘기다. ● 작가에 의하면, 작업에 표상된 빛의 개념은 존재의 궁극원인이요 출발점이지만 결코 도달할 수 없는 무한의 꼭짓점이다. 빛은 생명과 대지, 생성과 소멸의 근원이다. 무한한 우주의 심연에서 수수께끼에 찬 영혼의 샘을 응시하며 색과 형태의 신비를 건져 올리는 '빛'은 그의 회화작업의 '화두'다. 빛이 초월의 현저한 상징이 되어온 것처럼 작가는 빛의 희열과 영광을 표상한다. 오래전부터 걸어왔던, 그러나 현대에 들어와 까마득히 잃어버린 길을 되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진리의 광휘의 조명이야말로 신적인 빛을 잃어버린 시대에 필요한 것이다.
그의 작품은 관계의 설정이 유독 두드러진다. 무슨 말인가 하면 도형이 자체로 존립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이미지와의 연결성이 꼭 유지된다는 얘기이다. 빛 인근에는 꽃과 하트, 새싹, 풀잎과 같은 이미지가 등장하는데 이것은 언제나 전체와 조화로운 관계를 맺는다. 공존이라고 해도 좋고 상생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다. 삭막하고 황량한 세상에서는 볼 수 없는 광경을 제시하고 있는 셈이며, 그런 측면에서는 명시적이진 않지만 강한 메시지를 동반하고 있다. ● 그의 작품에선 온갖 이미지들이 이웃하면서 조화롭고 평화로운 세상을 보여준다. 다툼과 질시를 멀리하고 친화와 우애의 세상을 펼쳐낸다. 이런 모습이야말로 우리 모두가 그리워하는 세상, 꿈꾸는 나라가 아닐런지... 우리의 세상을 더 나은 세상으로 바꾸려는 작가의 도전에 박수를 보낸다. ■ 서성록
Vol.20121114f | 강상중展 / KANGSANGJOONG / 姜相中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