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 공작소

박종규展 / PARKJONGKYU / 朴鍾圭 / installation   2012_1107 ▶ 2012_1209 / 월요일 휴관

박종규_Layers & Dimensions_합판 코팅 cnc_80×60cm×48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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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1107_수요일_06:00pm

워크숍 / 2012_1117_토요일_03:00pm

Bongsan Cultural Center 제4전시실 기획展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봉산문화회관 BONGSAN CULTURAL CENTER 대구시 중구 봉산문화길 77 2층 제4전시실 Tel. +82.53.661.3081~2 www.bongsanart.org

기억 공작소Ⅵ『박종규』展 ● '기억 공작소(記憶工作所)'는 예술을 통하여 무수한 '생'의 사건이 축적된 현재, 이곳의 가치를 기억하고 공작하려는 실천의 자리이며, 상상과 그 재생을 통하여 예술의 미래 정서를 주목하려는 미술가의 시도이다. 예술이 한 인간의 삶과 동화되어 생명의 생생한 가치를 노래하는 것이라면, 예술은 또한 그 기억의 보고(寶庫)이며 지속적으로 그 기억을 새롭게 공작하는 실천이기도하다. 그런 이유들로 인하여 예술은 자신이 탄생한 환경의 오래된 가치를 근원적으로 기억하게 되고 그 재생과 공작의 실천을 통하여 환경으로서 다시 기억하게 한다. ● 다르게 생각하라, 또 다른 기억을 위하여 Think different, for different memories 예술은 생의 사건을 가치 있게 살려내려는 기억공작소이다. 그러니 멈추어 돌이켜보고 다르게 생각하라! 둘러앉아 함께 생각을 모아라. 우리가 인간으로서 지금껏 우리 자신들에 대해 가졌던 전망 중에서 가장 거창한 전망의 가장 독특한 해석과 그들의 다른 기억을 공작하라! 그러고 나서 그런 전망을 단단하게 붙잡아 줄 가치와 개념들을 잡아서 그것들을 미래의 기억을 위해 제시할 것이다. 기억공작소는 창조와 환경적 특수성의 발견, 그리고 그것의 소통, 미래가 곧 현재로 바뀌고 다시 기억으로 남을 다른 역사를 공작한다.

박종규_Layers & Dimensions_합판 코팅 cnc_80×60cm×48_2012_부분
박종규_Layers & Dimensions_석고, 비닐_40×60cm×48_2012

Layers & Dimensions ● 큰 벽면 가득하게 무수히 작은 점들이 찍혀있다. 점들은 일정한 크기의 면적 단위로 그룹을 이루며 관람객의 시선을 덮치는 화면 혹은 공간 차원으로 존재하며, 전체적 인상은 알 수 없는 외계의 문자 혹은 점자용 그래픽, 디지털로 처리된 신호, 인간의 유전자 정보 등을 집적한 거대한 기록 보관소의 단면 같기도 하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가 보았던 점은 벽면 위에 안료로 찍은 점이 아니라 일정 깊이로 뚫은 지름 3㎜ 크기의 구멍들이 집합을 이루고 다양한 비밀문양 형태로 눈에 아른거리며 지각되는, 그리고 이해와 접근이 어려운 막막한 상태의 신성(神聖) 속에서 미묘한 변화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벽 안의 점이다. ● 벽에 관한 이 상상은 작가 박종규가 이번 전시를 위해 준비했던 '벽에 구멍 내기'에 관한 것이다. 벽에 구멍을 뚫는 도발적인 상상은 구체적인 작업 과정을 거치면서 가로80×세로60×두께0.5㎝크기로 분할한 48개의 패널에 구멍을 뚫고 상하좌우를 연결하여 벽면에 설치하는 것으로 대체되었다. 각각 7,000여개의 구멍을 뚫은 흰색 벽체는 액자를 씌워 용도를 제한하면서 선택된 오브제로서 회화의 영역에 가담한다. 당연하지만 이 패널은 표면 위에 질료가 만나는 사건으로서 회화가 아니다. 아크릴 수지로 된 표면 위가 아니라 표면층을 뚫어 구멍을 조각하는 또 다른 차원의 작업이며, 조각과 회화의 특성이 적당히 용해된 애매한 경계에 위치한다. 이 같은 표면층의 문제는 작가가 지속적으로 다루어온 현대미술에서의 'Layers와 Dimensions'이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기억의 재생과 뇌 혹은 우주의 구조, 원리를 포함한 미지 세계를 설명하는 '층과 차원' 문제로 확대 해석되기도 한다. 또 작가가 감각적인 수작업 보다는 외부적 제어장치와 대행을 적극적으로 선택하는 것도 흥미롭다. 원고 정보의 우연적 선택과 기계적 부호화, 마이크로컴퓨터 수치제어장치에 의한 공작기계의 가공을 통하여 흰색 아크릴 표면층을 원형 구멍으로 깔끔하게 조각하는 과정 등은 차원을 더한다는 설계와 선택의 의미 외에 작가의 개입을 최소화하여 작업의 시스템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박종규_Layers & Dimensions_합판 코팅 cnc_120×80cm_2012
박종규_Layers & Dimensions_합판 코팅 cnc_120×80cm_2012_부분

전시장의 다른 한 벽면에는 점이 아니라 점의 연장으로서 선을 조각한 동일 개념의 가로80×세로120×두께1㎝ 패널 1개가 걸려있고, 바닥에는 석고 반죽을 짓이겨 던져놓은 우연적 형태가 표면층과 차원의 형식을 다시 강조하며 전시된다. 이 전시 작품들은 어떠한 서술보다 표면층과 차원의 형식 문제를 시각화한다. 회화의 표면을 확대할 때 보이는 그 물감의 층위가 가지는 입체감을 독립시켜 자연스럽게 입체 오브제로 이어졌고, 이제는 표면을 파내는 다른 차원을 경험하는 것이다. 또한 한 개 층의 표면에서 공간으로, 다시 여러 개의 표면층으로 이어지는 과정에는 시간이 필수적으로 개입한다. 작가가 축적하였던 시간과 관객의 시간이 이 전시를 바라보는 현재에서 만나 기억의 층위를 쌓는 것이다. 'Layers & Dimensions'에 관한 작가의 기억은 현대미술의 현재와 만나고 다시 관객의 미래로 기억되는 사건이다.

박종규_Layers & Dimensions_합판 코팅 cnc_80×60cm×48_2012_부분
박종규_Layers & Dimensions_합판 코팅 cnc_80×60cm×48_2012

노이즈의 기억 ● 인간의 기억은 사건, 물건, 파편화된 연민 등 잡다한 수집 정보를 저장한 Layers를 다차원으로 집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작가는 현대미술의 역사 속에서 벗어난, 제한 범위 밖의, 제거되었던, 주목받지 못한 존재로서의 잡동사니 기억인 '노이즈'를 주목하고 기억 층 속에 이를 다시 각인시키고 있다. '노이즈'는 현대적인 선택과 변화의 과정에서 누락되었던 '관계' 또는 '균형'의 예술적 기억이 아닐까? 아마도 이 용어가 '순수' 지향의 선택 밖에 존재했던 비주류를 지칭한다는 사실로 인해 민주적 '소통'에 관한 가능성과 함께 새로운 '관계'의 의미로 작용할 것이다. 이러한 작가의 주목은 이전 모더니즘 계열에서 한발 비켜선 자신의 태도를 대변할지도 모른다. 모더니즘의 진화적 형식 맥락을 따르면서도 다른 성격의 메시지로서 노이즈를 주목하여 작업의 내용으로 받아들이는 그는 노이즈의 존재를 자신의 작업 태도에 견주어 기억되도록 설정하고 있다. 본능적이라 할 만한 이 기억 설정은 전시에 의해 다시 공작되어 우리의 현재, 미래의 기억과 만난다. ● 작가의 노이즈는 끊임없이 변하고 재배열되지만 변화하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정돈된 순수 표면층과 차원을 보여주면서 어떤 사건의 기억으로 제안된다. 구속이 없는 자율성의 기억, 아주 단순한 점의 상태와 그룹화에서 있는 그대로 존재의 기억을 떠올린다. 세상은 끊임없이 움직이고, 우리는 그 변화를 잇는 한 순간의 고요하고 미묘한 긴장을 기억한다. 이 기억의 '바라보기'는 새로운 미래의 어떤 순간을 위한 기억공작소이다. ■ 정종구

워크숍 내용 소개 전시작가의 작업과정과 작품을 이해하는 좀더 적극적인 감상방식으로서 시민이 참여하는 예술체험프로그램입니다. - 제목 : Layers & Dimensions - 일정 : 11월 17일 토요일 15시 - 장소 : 봉산문화회관 제4전시실 - 대상 : 일반인(선착순 10명) - 참가문의 : 053)661-3517 - 내용 : 작품세계의 이해를 위한 프리젠테이션

Vol.20121111d | 박종규展 / PARKJONGKYU / 朴鍾圭 / install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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