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스등 켜기

도겐우(이석영)展 / Dogandwoo(LEESUKYOUNG) / sculpture.video   2012_1108 ▶ 2012_1117

도겐우(이석영)_2011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주최 / 문화공간 해시 주관 / '젊은미술 Incheon3040 – 4개의 일화' 운영위원회 후원 / (재)인천문화재단

관람시간 / 10:00am~07:00pm(확인전화 후 야간 관람 가능)

문화공간 해시 CULTURE SPACE HAESI 인천시 남동구 구월3동 1359-16번지 재흥빌딩 3층 Tel. +82.32.423.0442 www.haesi.net

掩 가릴 엄, 耳 귀 이, 盜 훔칠 도, 鐘 쇠북 종. 2011년 교수들이 뽑은 사자성어 '엄이도종'은 중국 진(秦)나라 때의 사론서(史論書)인 '여씨춘추(呂氏春秋)'에 나오는 고사성어로 종을 훔치러 들어온 도둑이 종이 너무 커 쪼개려 하다 소리가 너무 클까 봐 자기 귀를 막았다는 춘추시대 일화에서 유래했다. '엄이도종'은 자기가 한 잘못은 생각하지 않고 남의 비난이나 비판을 듣기 싫어서 귀를 막지만 소용이 없다는 의미다.

도겐우(이석영)_2011

가스등 켜기라는 말이 있다. 1944년 조지쿠거Geore D.Cukor감독의 스릴러 영화 가스등에서 유래한 용어이다. 영화는 의도적으로 아내의 재산을 취하기 위해 아내를 미치게 만들려는 남편의 음모를 주된 줄거리로 하고 있다. 이영화의 여주인공인 아내처럼 자신보다 상대방을 더 믿는 상황을 '가스등 효과 gaslight effect'라고 부른다. 가스등 효과의 희생자는 가해자를 이상적인 존재로 생각한다. 그리고 문제는 자신에게 있다 믿으며 상대방에게 더 잘해줘서 인정받고 싶어 한다. 그래서 상대방이 기만책을 쓰거나 폭언, 폭력을 써도 순순히 받아들인다. 이런 상황이 되면 상대방은 여유있게 '가스등 켜기'를 즐긴다. 이남석 저 '앨리스, 지식을 탐하다'란 책에 나오는 이야기다. 저자는 '세뇌와 은밀한 통제권'이란 부분에서 가스등 켜기를 정치인을 비판하는데 사용한다. 나는 이러한 매트릭스를 정치에 국한시키고 싶지 않다. 모든 인간이 종교나 도덕, 역사나 민족 등의 틀 속에서 세뇌되어 가스등 켜기를 강요받고 또 그 메카니즘에 안주하여 살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도겐우(이석영)_2011
도겐우(이석영)_2011
도겐우(이석영)_2011

나는 주입식 교육의 정수를 비판 없이 흡수하며 교육받아온 세대이다. 미술대학 이론 수업에서 '색채의 마술사 샤갈! 독창성의 정점 렘브란트! 위대한 손 로댕! 추상미술의 아버지 칸딘스키! 천재화가 피카소!'등등 온갖 최상급의 수식어로 칭송받는 미술계의 거장들에 대하여 아무런 비평 없이 그대로 뇌 속으로 주입시킬 때마다, 나는 가해자와 피해자를 구분할 수 없는 가스등 효과의 구렁텅이 속으로, 파레르곤parergon의 프레임 속으로 스스로를 가두어왔던 것이다. 하지만 여행이라는 도피를 통해서 나는 '주변'을 의미하는 '파라para'와 '작품'을 뜻하는 '에르곤ergon'을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항상 우리라는 태두리에 속해 있다가 여행이라는 수단을 통해 완벽한 독립의 상황에 처해본 사람이라면 나의 논지를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 작품이란 물체를 뱉어낼 시점부터 나는 FM종일뉴스 라디오채널을 계속 틀어놓고 작업해왔다.(MB정부 후반부턴 듣지 않지만) 그리고 그들이 얼마나 가스등 켜기를 잘 활용하고 있는지 깨닫게 되었다. 그 후 이명박이라는 전과14범, 희대의 사기꾼이자 기회주의자가 이 나라의 정권을 잡았다. ● 이명박정권은 단군 이래 통치계급의 부패수준이, 가장 극렬한 수준에 속한다. 모든 공익사업이 수익이 날 만한 것이라면 최고 통치자 주변의 사람들의 사익에 도움이 되는 형태로 전완시키려고 눈독을 들이는가 하면, 국가의 대계나 국민의 보편적 복지와 무관한 불필요한 사업에 국고를 탕진하는 규모가 "수십조"라는 숫자를 무색하게 만든다. 거시적으로 본다면 "수천조 원"에 달하는 손실이 국체를 허약하게 만들었다고 개탄하는 소리는 길거리에서 쉽게 들을 수 있는 탄식이다. 더구나 현 정권의 인사행정은 공공의 합리성의 기준이라고는 전혀 없는 열악한 세도 정치의 재판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이야기! ● 위의 글은 도올선생의 최근 저서 '사랑하지 말자'의 한 대목이다. 우리는 우리가 얼마나 허접하고 얕은 수에 빠져있는지 깨닫지 못한다. 물질적 가치판단의 기준이 우리를 얼마나 멍청이로 만들어 놓았는지 알지 못한다. 작가는 참여정부시절 개인전에서 노무현 대통령의 흉상을 만들고 관객에게 물총으로 쏘게 하며, 파리채로 때리기 까지 했었다. 또, 대통령의 두상으로 펀치볼까지 만들어서 전시했었다. 그러나 그 당시 사회는 블랙코미디 정도의 해프닝으로 현상을 받아들였고, 많은 이들이 기꺼이 작품을 즐겼다. 그러나 단 4년 만에 사회는 완전히 바뀌었다. 사람들은 진보나 보수를 가릴 것 없이 상대방이 나와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우리 편이 아니면 적이 되었다. 이명박 동상을 부순 퍼포먼스를 행한 조각가는 보수진영에 빨갱이로 각인되었다. 니체에 따르면, 예수와 플라톤은 "현세를 더 잘 모독하기 위해 내세를 발명했다". 니체는 삶을 역겨워한 이 도덕의 설교자와 미덕의 이론가를 다시 역겨워한다. 이 메타 역겨움을 통해 그는 예수와 플라톤이 부정한 삶을 다시 긍정한다. 이렇게 초인은 역겨움으로 역겨움을 극복한다. ■ 이석영

『젊은미술 Incheon3040 - 4개의 일화』두 번째 일화, 이석영 개인전 『가스등 켜기』- 인천 구월동 문화공간 해시에서는 지난 5월 공모를 통해 세 명의 작가를 선정하였고, 전시를 진행합니다. 이번 『젊은미술 Incheon3040 - 4개의 일화』는 전시기회가 많지 않았던 30~40대 예술가의 삶과 예술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자리입니다. 현실적으로 전시가 어렵지만 작업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분, 온갖 회의에 사로잡히지만 작업을 멈추지 않는 분, 바쁘고 지치는 생활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 분 등, 여러 가지 상황에 처한 분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런 분들과 삶과 예술에 대해 이야기하며 한 숨을 쉬어보고, 그런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을 전시를 통해 지지하려 하였습니다. 선정된 분들과 운영위원회는 삶과 작업에 대해 5개월간 네 차례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전시를 준비하였습니다. 세 작가의 전시가 마무리되면, 전 과정에 대한 집담회가 진행됩니다. 예술가의 작업과 삶을 동시에 제시함으로써 '다른 형태의 삶'과, '삶과 예술의 관계', '예술과 일상의 관계' 등 다양한 생각을 열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입니다. ■ 문화공간 해시_'젊은미술 Incheon3040 - 4개의 일화' 운영위원회

젊은미술 Incheon3040 - 4개의 일화 2012_1029 ▶ 2012_1128 장소 / 문화공간 해시 2012.10.29.(월)~2012.11.07.(수)_박원경 개인전_Body imagination 2012.11.08.(목)~2012.11.17.(토)_이석영 개인전_가스등 켜기 2012.11.19.(월)~2012.11.28.(수)_곽은숙 개인전_응답하라 무능력 2012.12.02.(일)_02:00pm_젊은미술 Incheon3040 - 4개의 일화 집담회 * 본 사업은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개최합니다.

Vol.20121109j | 도겐우(이석영)展 / Dogandwoo(LEESUKYOUNG) / sculpture.video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