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우 향기로운 세상

홍지철展 / HONGJICHEOL / 洪志哲 / painting   2012_1101 ▶ 2012_1130

홍지철_매우 향기로운 세상 1206_캔버스에 커피, 아크릴채색_37.9×37.9cm_201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10:00pm

카페 안도르 cafe Andorh 대전시 중구 은행동 21번지 Tel. +82.42.222.3101 cafe.naver.com/andorh

엔젤리너스 편의점 커피, 요거프레소 아이스카페모카, 맥심커피믹스, 맥심블랙커피 오늘 내가 먹은 커피의 양, 커피노동을 주제로 작업하는 내가 이렇게나 많은 커피를 마시다니..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드는 건 왜일까? 소비가 많은 만큼 이 아이들의 일거리도 많아 질테지만.. 그게 노동이 돼버리니까 너무 마음이 아프다. 우리가 하는 소비가 이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윤리적 소비가 되길 희망해 본다. (2011년 2월 27일의 일기)

홍지철_매우 향기로운 세상 1205_캔버스에 커피, 유채_76×76cm_2012

내가 커피노동을 하는 아이들을 주제로 작업을 시작한건 대학교 4학년 때인데 학교 앞의 건물들에 어느 샌가 커피 전문점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할 무렵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많이 생겨났다.) 즐겨 찾던 학교 앞의 싼 밥집들이 사라지고 생겨나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반갑기도 했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파급이 되는 커피문화를 어떻게 바라볼지 참 고민을 많이 했었다. 아침에 일어나선 블랙커피로 하루를 시작, 점심엔 밥 먹고 카페에서 후식으로 커피한잔, 저녁엔 잠깨려는 목적으로 커피한잔, 틈만 나면 무엇을 그리 바쁘게 커피를 마시려는지 믹스커피봉지 쭉 찢어서 휘휘 저어먹는 내 모습을 발견했을 땐 이미 커피중독이 되어버린 후였다.

홍지철_매우 향기로운 세상 1107_캔버스에 커피, 아크릴채색_72.7×116.8cm_2011

그런데 내가 습관처럼 마시는 이 많은 커피는 어디서 오는 걸까? 마트에 가면 정말 많은 종류의 커피가 있다. 굵직한 대형 유통업체에서 저마다 화려한 포장지에 아라비카, 수프리모커피 라며 앞 다투어 원산지 광고를 한다. 다른 대륙의 기호를 채워 주기 위해 자신들의 농경지가 커피재배지로 바뀌고 매년 수백만 톤에 이르는 커피 소비를 충족시키기 위해 땀을 흘리는 이들은 아주 값싼 임금을 받고 우리는 그 대가로 그들의 값싼 노동력을 취한다.

홍지철_매우 향기로운 세상 1005_캔버스에 커피, 유채_116.8×91cm_2010

언젠가 뉴스에서 우리가 흔히 먹는 아메리카노 한잔의 원두 원가가 120원 정도라는 기사를 보았다. 그런데 우리는 약 서른 배가 넘는 값을 아낌없이 지불하고 사먹는다. 이만큼 커피라는 매개체는 이제 음료라는 단순한 의미를 벗어나 우리나라가 커피공화국이라고 불리울 만큼 문화가 되어버렸다. 커피를 안 먹어도 문제고 먹어도 문제가 되는 것이 커피노동에 시달리는 국가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 같다. 거대 자본국가의 횡포에 커피 노동자들은 힘들게 하루를 살지만 위의 일기에 필자가 끄적인 것처럼 그들은 우리덕분에 일거리가 있고 돈을 번다고 스스로 합리화를 시키고 있다. ■ 홍지철

Vol.20121108d | 홍지철展 / HONGJICHEOL / 洪志哲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