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2:00pm~10:00pm
카페 안도르 cafe Andorh 대전시 중구 은행동 21번지 Tel. +82.42.222.3101 cafe.naver.com/andorh
엔젤리너스 편의점 커피, 요거프레소 아이스카페모카, 맥심커피믹스, 맥심블랙커피 오늘 내가 먹은 커피의 양, 커피노동을 주제로 작업하는 내가 이렇게나 많은 커피를 마시다니.. 왠지 모를 죄책감이 드는 건 왜일까? 소비가 많은 만큼 이 아이들의 일거리도 많아 질테지만.. 그게 노동이 돼버리니까 너무 마음이 아프다. 우리가 하는 소비가 이 아이들이 좋은 환경에서 자랄 수 있는 윤리적 소비가 되길 희망해 본다. (2011년 2월 27일의 일기)
내가 커피노동을 하는 아이들을 주제로 작업을 시작한건 대학교 4학년 때인데 학교 앞의 건물들에 어느 샌가 커피 전문점들이 우후죽순 들어서기 시작할 무렵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지금은 그때보다 더 많이 생겨났다.) 즐겨 찾던 학교 앞의 싼 밥집들이 사라지고 생겨나는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반갑기도 했지만 이렇게 빠른 속도로 순식간에 파급이 되는 커피문화를 어떻게 바라볼지 참 고민을 많이 했었다. 아침에 일어나선 블랙커피로 하루를 시작, 점심엔 밥 먹고 카페에서 후식으로 커피한잔, 저녁엔 잠깨려는 목적으로 커피한잔, 틈만 나면 무엇을 그리 바쁘게 커피를 마시려는지 믹스커피봉지 쭉 찢어서 휘휘 저어먹는 내 모습을 발견했을 땐 이미 커피중독이 되어버린 후였다.
그런데 내가 습관처럼 마시는 이 많은 커피는 어디서 오는 걸까? 마트에 가면 정말 많은 종류의 커피가 있다. 굵직한 대형 유통업체에서 저마다 화려한 포장지에 아라비카, 수프리모커피 라며 앞 다투어 원산지 광고를 한다. 다른 대륙의 기호를 채워 주기 위해 자신들의 농경지가 커피재배지로 바뀌고 매년 수백만 톤에 이르는 커피 소비를 충족시키기 위해 땀을 흘리는 이들은 아주 값싼 임금을 받고 우리는 그 대가로 그들의 값싼 노동력을 취한다.
언젠가 뉴스에서 우리가 흔히 먹는 아메리카노 한잔의 원두 원가가 120원 정도라는 기사를 보았다. 그런데 우리는 약 서른 배가 넘는 값을 아낌없이 지불하고 사먹는다. 이만큼 커피라는 매개체는 이제 음료라는 단순한 의미를 벗어나 우리나라가 커피공화국이라고 불리울 만큼 문화가 되어버렸다. 커피를 안 먹어도 문제고 먹어도 문제가 되는 것이 커피노동에 시달리는 국가의 어쩔 수 없는 현실인 것 같다. 거대 자본국가의 횡포에 커피 노동자들은 힘들게 하루를 살지만 위의 일기에 필자가 끄적인 것처럼 그들은 우리덕분에 일거리가 있고 돈을 번다고 스스로 합리화를 시키고 있다. ■ 홍지철
Vol.20121108d | 홍지철展 / HONGJICHEOL / 洪志哲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