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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1103_토요일_06:00pm
수경 '다리의 숲' 트레일러 www.youtube.com/watch?feature=player_embedded&v=opErHUbtFSI
관람시간 / 12:00pm~08:00pm
Lab DotlineTV 서울 서대문구 홍은2동 277-16번지 실내,실외 전시장 Tel. 070.4312.9098 dotlinetv.com
홍제천 대형TV
감각의 확장과 매체 변환을 통해 완결되는 내러티브 ● 벤야민의 논점 "영화의 편집 기술을 통한 자연적 공간과 연대기적 시간 개념의 해체"는 "비논리적이며 임의적인 재배열"을 통해서만 가능한 수경의 작품 속 주요 문법이다. 이런 방식은 화면을 가두는 기존의 방식에서 화면의 무한한 확장을 가능케 하는 직접적인 단초가 된다. 이를테면, 움직이는 회화가 디지털에 기반한 탈물질화 과정을 통해 회화의 시각적 고정성을 붕괴시키고, 감각의 입체적 운용을 유도하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보는 음악 즉, 청각예술에서 시각예술로의 확장적 전환을 통해 정신적 영역(비물질들)이 '물질화'되는 회귀의 과정-모순과 대립으로 새로운 결과를 도출해내는 변증법적 양식-을 실험하고 있는 것이다. 윌리엄 호가스(William Hogarth)가 여러장의 연속 판화를 통하여 서사적 이야기를 창작하였던 당시, 그림의 '연속'을 통해 언어적 교환의 가치를 만들었다면, 2012년 수경은 지각의 재구성과 확장을 변환하고 다시 깨뜨리면서 모순과 대립의 변증법적 방식을 감행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해체주의와 탈경계를 표방하면서 시각적이고 접촉적인 가상을 재현하는 것에 망설임이 없다.
현대 동양화의 영역 탐구와 진화는 회화의 '경계 파괴'나 '매체 융합'이라는 측면에서 좋은 사례다.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한국화(적) 팝아트에게서 보여졌던 공통점-전통적 매재와 현대적 소재의 융합을 통한 대중주의 노선, 시선을 붙들어 즉발적 피드백을 유도하는 공통 분모-을 가지고 있다. 다시 말해, 한지에 채색을 하는 것이, 일러스트의 신항로로 혹은 팝아트의 대중 이미지 차용에 관한 대안과 방편으로 구사되어 왔던 것이다. 이후 동양화의 재료-한지, 먹, 수간 물감-를 통한 현대적 이미지 생산은 더욱 가속화 되었지만 별다른 돌파구는 없어 보였고, 대중적 이미지 차용이라는 다소 편협하고 식상한 컨셉이 난립하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그런 시류의 한 가운데에, 다소 의외의 선택-애니메이션과 회화, 음악의 변환-을 통해 창작 영역의 새로운 층위를 확보한 작가가 바로 수경이다. 수경의 회화 기법은 동양화의 '채색 기법' 즉, 한지에 '수간 물감'을 쌓아 올리는 방식이다. 한국 채색화에서, '칠한다'라는 용어 대신 '얹는다'라는 표현을 쓰는데, 그 저변에는 '얹는다'라는 의미가 가지는 한국적 정서의 원류에 관한 우회적인 물음이 깔려있다. '칠한다'가 그저 화폭의 표면을 메꾸고 발라서, 물질적 완성만을 지향한다면, '얹는다'라는 말은 마음과 생각을 겹겹이 쌓아올리는, '수양'의 태도 지향적 언어이기 때문이다. 수경의 회화는 이런 수양의 범주와 우려내고 얹는 채색 작업의 정점에서 풀어볼 수 있는데, 과정의 영역을 끌어들인 퍼포먼스의 회화적 발현에 가깝다.
작가는 관계를 통해 얻은 상처나 불가항력적인 상황으로 인한 트라우마, 그리고 이 모든 것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흔적'에 대해 다양한 내러티브를 설치하여 자전적 파노라마를 구현해왔다. 특정한 상황으로부터 한 개인에게 주어진 심리적 강박이나 이것으로부터 출발한 모든 이야기 줄기는 곁가지를 내면서 방사형으로 드라마를 만들어 가게 되는데, '다리의 숲'연작에서 역시 단편적인 한 장면만이 포착되어 있지만, 이 한 편을 받쳐주기 위해 수십 개의 스토리 페이지를 에스키스 해놓는다. 입체적이고 방사형으로 뻗어가는 스토리 구조로 인해, 한 점의 회화 작품에 밀도 있는 무게감과 개연성이 부여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야기 전달의 한계 극복을 위한 새로운 방안이 필요했고, 이런 정지된 화면에 시간과 율동을 부여한 것이 바로 '동양화적 애니메이션'이었다. 집중력을 통한 일방적 감상 방식에서 벤야민이 지적했듯 "정신분산적인 촉각적인 지각 체계"로의 이행이 진행되는 것이다. 다른 장르에서 온 이질적 요소들을 배제하여 '회화' 자체가 되어야 한다던 그린버그의 세계가, 물감과 화폭을 버리고 다른 매체-악보, 언어를 재료로한 문학-혹은 정신 그 자체가 되고자한 개념미술을 통해 좌초되었다면, 이제 공감각적 매체 변환의 '다리의 숲'은 그들 모두를 소멸시키고듯 이완한다. 작가가 회화를 통해 사막의 지각적 환영을, 영상을 통해 물속의 무의식적 감각을 구현하는 것은 매체 변환 그 자체가 '다리의 숲' 전체를 관통하는 알레고리이기 때문이다. 그리움과 기억 그 자체의 팩트 보다는 그것이 남긴 감각적 영역을 실험하고 구성하는 것. 이것은 수경의 그림을 통해 청각적 변환을 이룩한 협업 음악가 유니크쉐도우의 음악에서도 확인된다. 유니크쉐도우는 꽉 들어찬 음악을 선호하던 기존의 방식에서 소리의 틈과 균열을 활용한 새로운 접근 방식을 택함으로써 다리의 숲에 관한 다층적인 해석을 가능케 했다. '다리의 숲'에서 이런 텍스트의 이미지화, 이미지의 청각적 변환과 같은 탈물질화 과정은 다시 완벽한 물질적 교환을 거치게 된다. 변환된 소리와 곡들은 음반으로, 이미지화된 텍스트와 내러티브는 다시 책으로. 서로의 물질적 교환가치를 증명해주는 메카니즘으로 작동하게 되는 것이다.
수경의 애니메이션은 앞서 언급한 한국화의 장르 확장에 있어서 새로운 층위를 제시해 주었다. 즉, 한국화(수간 채색, 먹을 통한 전통적 방식의 재생)를 근간으로 하여 확장된 개념이었다. 페인팅에 서사구조와 모션을 추가함으로써 정적인 회화가 다면적이고 입체적인 작업으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것이다. 작품 속 색채는 팬시하지만, 관점에 따라 그로테스크한 묘사로 보여진다. 이런 극단적 배치는 기괴스럽지도 않고 예쁘지도 않은 제3의 정체성을 만들어내고 우울하고 묘한 정서적 충격을 가져다 준다. 전통 회화의 방법을 고수하면서 한 컷, 한 컷이 완결된 하나의 작품인 동시에, 수백, 수천 개의 작품이 한편의 애니메이션이 될 수 있는 것은 매우 매력적인 일이다. 오랫동안 구축해온 창작의 바운더리를 떠나지 않으면서, 그것으로부터 가장 멀리 벗어나 있는 것, 그것이 수경이 개척하고 일군 그녀의 세계다. 매일 같은 집으로 돌아가지만, 매일 이름 모를 거리 위의 우리를 상상한다. 항상 이곳에 있지만 항상 이곳에 없는 우리는, 수경의 세계가 부럽다. ■ 문예진
○ 부대행사 1. 음반 발매 및 공연 : 유니크쉐도우_2012_1202_일요일_06:00pm 2. 사후 '다리의 숲' 책 출간 및 출간 파티(추후 공지) 3. 워크숍 : 이미지 스토리텔링 / 대상연령_고등학생이상 / 날짜_2012_1201_토요일(변경 가능) / 수업시간_1시간30분 / 신청방법_문자(070 4312 9098) 4. 이벤트 : 디자인 정글(추후 공지) 5. 부대 프로젝트 : 판타지 마을(닷라인TV 골목 영화관 만들기- '다리의 숲' 이전의 영상 작품들 상영) 6. 우리 마을 스토리 :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가족의 스토리를 응모, 20,30초간의 애니메이션으로 창작,공개하는 방식 (응모방식:[email protected] / 상영은 Lab DotlineTV, 홍제천 대형 모니터 등 추후 공지)
Vol.20121106k | 수경展 / SOOKYOUNG / 守卿 / painting.anim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