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1102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 김윤재_박병일_신정필_전윤조_최인호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미술관 Goyang Oulim Nuri Arts Center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어울림로 33 Tel. +82.031.960.9730 www.artgy.or.kr
신인: 新人 을 맞이하는 우리들의 자세 ● 오늘날 우리는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에 따른 윤택한 생활에도 불구하고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 뒤도 돌아보기 힘든 각박한 현실, 경쟁만을 요구하는 치열한 세상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에 사람들은 자신들의 결핍 그리고 빈곤해진 삶의 질에 대한 반성과 함께 스스로의 존재 가치를 회복하고 삶에서 즐거움과 여유를 즐기려는 경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일례로 요즘의 한국 사회는 실용학문에 밀려 뒷전이 되어버렸던 인문학에 다시금 열광하고,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미술, 공연, 문학 등의 예술 강좌는 개설되기가 무섭게 정원이 차는 것처럼 그 어느 때보다 문화와 예술의 저변은 확대되고 있고 그 열기 또한 뜨겁다. 이러한 현황 속에서 사람들이 미술관에 바라는 역할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 단순히 좋은 전시를 기획하고, 작품을 수집·보존·연구하는 등의 일차원적인 역할에서 더 나아가 이제는 복합화된 기능을 요구한다. 그 가운데서도 가장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미술시장의 열기를 더하고 우리 미술의 성장 동력이 될 새로운 작가 발굴과 지원 그리고 이를 통한 미술계에 신선한 담론의 장을 만드는 것이다. ● 예술을 하는 작가들의 삶은 하루하루가 버겁다. 작업에 대한 뜨거운 열망 하나로 작품에 매진하는 수많은 작가들에게 경제적 부담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열악한 작업환경 속에서 본인을 알릴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미술계에서 사라지는 작가들의 안타까운 상황도 많이 지켜 봐 왔다. 이에 미술계는 기초예술분야 창작환경의 열악한 상황을 개선하고자 다양한 예술정책을 쏟아내고 있지만 수백 개에 달하는 전국의 미술학과에서 배출되는 신진작가들의 수요에는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며, 그것의 파급효과 역시 미비하다. 국공립미술관에서부터 사립미술관과 갤러리, 각종 공공문화재단 등은 다양한 지원프로그램을 통해 힘을 보태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그것이 실제 작업을 하는 작가들에게 얼마만큼의 실효성이 있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검증과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겠다. ●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고양문화재단에서도 2009년부터 역량 있는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있다. 본 프로그램은 문화예술의 도시인 고양시에 근거지를 두고 활동하고 있는 전도유망한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여 고양시의 미술문화를 활성화하며 지역 미술인의 창작 의욕을 고취하고자 하는 취지로 만들어지게 되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게 된 이번 해에는 모두 5명의 작가가 선정되었다. 이들은 각자의 주제와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실현시킬 다양한 표현방식과 재료를 사용하여 실험적인 작업과 젊은 의식을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다. 이 중 3명의 작가는 입체와 설치를 나머지 2명의 작가는 평면을 주된 표현방식으로 취하고 있지만, 하나의 방식만을 고집하기보다는 평면의 작업에서 확장된 입체나 설치, 영상에 이르는 다양한 장르를 복합적으로 취하고 있어 더 이상 작업의 매체를 나누는 것은 큰 의미가 없어 보인다. ● 우리는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사회'라는 유기체에 귀속되어 셀 수 없이 많은 것들, 이를테면 사람이나 주변의 환경, 개개인에게 주어지는 상황 등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간다. 작가들 역시 이러한 수많은 관계 속에서 자아를 형성하고 작품의 정체성을 키워나가기 마련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작품은 작가의 성향이 가장 잘 묻어나 있는 세계관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이에 본 전시에서도 5명 작가의 기호나 취향이 반영된 작업의 경향에 따라 크게 사회적인 성격과 개인적인 성격의 작업으로 이분해 보았다. 첫째, 일군의 작가들은 개인의 경험을 통해 얻은 지극히 개인적인 심리상태나 관심사를 작업화하고 있다. 둘째, 다른 일군의 작가들은 시간의 흐름을 통한 사회의 변화와 함께 그 속에서 사회의 일원으로 살아가는 과정에서 파생되는 사회와의 공존 혹은 대립을 통한 내면적 갈등과 고민을 작업화하고 있다.
먼저 첫 번째 편에 속한 작가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신정필의 작업은 본인의 시선을 끄는 주변의 '사물'에서 시작된다. 작가는 사물의 본질을 파악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 사물을 면밀히 관찰하고 그것을 작은 단위로 분할하는 작업을 한다. 분할된 조각의 형태는 작가만의 재료인 '나무'로 환원하여 재조하고, 재조된 나무 조각을 조립하여 만든 조형물에 파라핀, 광섬유 등의 재료를 부가함으로써 조각의 폭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를 통해 궁극적으로 작가가 바라는 것은 '사물'의 본질을 완전히 이해하고, 이러한 일련의 과정을 통해 기존의 사고에서 보다 확장되어진 사고로의 전환을 꾀하는 것이다.
전윤조의 작업은 '청력손실'이라는 신체적 결함으로 인한 소통의 제한과 이로 인해 느껴왔던 작가의 개인적 경험을 드러낸다. 일반적 장애와는 달리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청각장애인으로 살아오면서 정상인과 장애인에 대한 인식차이에서 느낀 감정들은 작품 안에서 정상적인 몸과 비정상적인 몸을 가진 인형들의 관계를 통해 표출되고 있다. 이처럼 작가는 자신의 모습이 반영된 수 없이 많은 인형들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통해 본인이 가진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나아가 타인들의 아픔과 공감을 시도하고자 한다.
최인호 작업의 중심에는 언제나 '가족'이 있다. 작가는 철없던 시절 부모님에 대한 자신의 죄송한 마음과 그에 대한 반성의 의미로 가족이라는 운명공동체를 목판화에 새기며 가족에 대한 감사함과 사랑을 표현하고 있다. 가족에 대한 한결같은 마음으로 작업하는 작가의 작품을 통해, 우리들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다.
두 번째 편에 속한 작가를 살펴보면, 김윤재는 산업화가 낳은 무분별한 자연 파괴로 점점 사라져가는 자연에 대한 그리움과 기억을 토대로 산수화를 조각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그의 작업은 인체를 기본으로 그 신체의 일부분에 산수의 형상을 합성한 형태를 띠고 있으며, 합성된 인체와 산수는 그 형태와 재료 또한 모두 다르다. 하지만 이 둘을 결합시키는 곡선은 미묘하게 닮아있어 자연스러움을 더하고 있는데, 이는 '인간'과 '자연'의 공존과 대립을 통해 나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도 닮아있다.
박병일은 자신이 나고 자란 도시풍경을 물과 화선지의 성질이 극대화된 '담묵'이라는 매체를 통해 그려낸다. 오늘날의 풍경이라 하면 옛 산수화에서 보던 산천이 펼쳐진 자연그대로의 모습보다는, 산처럼 겹겹이 쌓인 빌딩숲의 모습이 더 자연스럽게 떠올려 질 것이다. 작가는 이러한 현대의 일상적인 풍경이 되어버린 건축물이 가득 들어찬 풍경들을 화폭에 작가만의 작은 도시로 재건해 내고 있다. ● '고양신진작가발굴전'은 4회를 진행하는 동안 프로그램의 내실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식을 적용해 왔다. 미술평론가들과의 만남을 주선하여 작업에 대한 심도 높은 토론의 기회를 가지도록 하며, 객관적인 입장에서 본인의 작업에 대해 되돌아 볼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모색도 지속적으로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노력의 결실로 프로그램은 회를 거듭할수록 진화하고 있으며, 더불어 지역시민들의 높은 호응도를 동력삼아 '고양신진작가발굴전'은 어울림미술관의 주요 사업으로 자리 잡고 있다. 뿐만 아니라 3회전을 거치면서 선정된 14명의 작가들은 현재까지도 끊임없이 자신의 작품세계에 대한 돌파구를 찾기 위해 고군분투하며, 더 이상 신인으로서가 아닌 자신의 영역에서 당당히 목소리를 내는 작가로 성장해가고 있다. ● 앞으로도 고양문화재단은 젊은 예술가들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을 가지고 유망한 신진작가를 발굴 및 지원할 것이며, 작가의 역량확장을 위한 다양한 방법을 꾸준히 모색 할 것이다. 끝으로 창작의 고통, 생계의 고민 앞에서도 작업에 대한 끈을 놓지 않고 열정으로 자신의 걸음을 가고 있는 5명의 작가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 ■ 고양문화재단 전시사업팀
Vol.20121106j | 新2012-제4회 고양신진작가발굴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