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키소스의 현미경

강효진展 / KANGHYOJIN / 姜孝陳 / painting   2012_1101 ▶ 2012_1128

강효진_겁많은 토끼는 굴을 여러개 준비한다_캔버스에 유채_112×162.2cm_2012

초대일시 / 2012_1101_목요일_05:00pm 초대일시 / 2012_1115_목요일_05:00pm

2회 성남문화재단 신진작가공모 수상작가 개인展

2012_1101 ▶ 2012_1107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주말_10:00am~06:00pm

UNC 갤러리 UNC gallery 서울 강남구 청담동 58-13번지 Tel. +82.2.733.2798 www.uncgallery.com

2012_1115 ▶ 2012_1128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성남아트센터 본관 SEONGNAM ARTS CENTER MAIN GALLERY 경기도 성남 분당구 야탑동 757번지 본관 2실 Tel. +82.31.783.8141~6 www.snart.or.kr

실존의 풍경으로서 집 ● 강효진의 작업은 집을 구축해가는 과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지만 그 집은 요새나 거대한 성채가 아니라 강효진 자신의 존재를 대상화 한 것이다. 따라서 집은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의 흔적들이며 정서의 울림이다. 강효진은 또 자신의 집을 만들어 가면서도 그것을 다시 해체하고 싶은 욕구를 보여준다. 완성된 집은 성취와 안전을 보장하지만 그것은 또 다른 세계로 진입하는 이전의 자신과 결별한 듯한 불안감을 느끼게 한다. 그가 주로 표현하는 구두, 망원경 등의 인공물들이나 말벌집, 토끼굴, 누에고치 같은 자연물들도 그에게는 집이다. 다만 인공물의 집은 그가 사회 속에서 구축하여야 할 낯선 집들이고 자연물들은 그가 돌아가고 싶어 하는 근원적인 모태 공간인 것이다. 그래서 강효진의 집은 실존의 풍경들을 반영하고 있다. 여기에는 시간이 본래적으로 흐르고 있다. 집들은 시간이 머물다 간 자리인데, 강효진은 그러한 시간의 흐름을 뒤섞어 놓고 있다. '과거-현재-미래'의 시간들이 뒤엉켜 복잡한 양태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그의 집들은 개인적인 의미로 가득 차 있다. 거기에는 추억과 상처, 잊혀진 꿈과 동경, 미래의 불안들이 숨어있는 것이다.

강효진_어려운 결정_캔버스에 유채_112×162.2cm_2012
강효진_찰나의 안식처_캔버스에 유채_112×162.2cm_2012

강효진은 이번 전시에서 개인의 복합적인 심경들을 구체적이고 세밀하게 묘사된 대상들을 통해 형상화하고자 한다. 그러나 그러한 대상들은 화면 속에서 돌출되기 보다는 화면 속으로 숨어들고 있다. 세상으로 과감하게 나아가기 보다는 아직 숨어있고 싶어 하며 자신을 감추려 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강효진의 집들은 아직까지는 자신을 은폐하는 도구들이다. 그렇지만 강효진은 앞으로 나아가고자 한다. 화면에 자주 등장하는 구두는 그러한 '집'에 대한 강효진의 심경을 가장 잘 대변해준다. 여기서 구두는 욕망의 상징이라기보다는 기울어진 또는 얽혀진 시간에 대한 상징이다. 다른 대상물들 특히 인공의 대상물과 구두는 다른 의미를 가지고 있다. 톱니바퀴, 망원경, 풍선들과 달리 구두는 신체의 한 부분처럼 여겨지는 것이다.

강효진_위장된 질서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12
강효진_숨바꼭질#1_캔버스에 유채_130.3×162.2cm_2012

강효진의 구두는 어쩌면 인공물과 자연물의 중간 상태일 것이다. 단순히 도구로 이용되는 인공물과, 또 우리가 시선을 주기 전까지는 삶속에 버려지거나 숨겨져 있는 자연물들과는 달리 우리와 함께 하면서 우리의 비뚤어진 욕망을 보여주기도 하고 우리의 몸처럼 행동하기도 한다. 따라서 강효진의 구두는 '낯섦'과 '친숙함'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구두는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과 돌아가고 싶은 길을 동시에 상징하는 것이다. 그래서 구두는 강효진의 현재의 심정을 가장 적절하게 대변해주며 혼란된 시간을 정리해주는 매개체인 것이다.

강효진_막연한 동경_캔버스에 유채_112×162.2cm_2012
강효진_외톨이의 우주_캔버스에 유채_97×162.2cm_2010

강효진의 집은 결코 안락한 공간이 아니다. 그 집은 강효진뿐만 아니라 우리의 내면 풍경을 담고 있다. 시간의 흐름에 지어졌다 부서지는 집들은 우리의 삶처럼 부질없을 수도 있다. 다만 그래도 우리의 집은 계속해서 만들어지고 있고 우리는 그곳에서 삶의 흔적들을 만들어가는 것이다. 강효진의 집들은 그렇게 계속해서 만들어가는 것이다. ■ 김진엽

Vol.20121103b | 강효진展 / KANGHYOJIN / 姜孝陳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