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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30am~08:00pm / 금,토,일_10:30am~09:00pm / 백화점 휴점일 휴관
롯데갤러리 부산본점 LOTTE GALLERY BUSAN STORE 부산시 부산진구 부전2동 503-15번지 롯데백화점 6층 Tel. +82.51.810.2328 www.lotteshopping.com
손몽주의 띠(밴드) 작업에 대한 단상 ● 지금 즈음의 미술에 대해 장르의 구분 없음, 매체의 한계 없음을 이야기하는 것이 새삼스러워지는 것은 왜일까? 그럴 만도 한 것이 현장에 나가 직접 목격하고 체험해보면 비로소 '(내가 알고 있는 대부분의)미술이 (지금 현대미술 현장에서 벌어지는 사건으로서의)미술이 아닌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지금까지 독점적으로 지배해왔던 미술의 유형들을 한시적 형태로 묶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인식론적으로 전형을 구축해 왔던 '상투형'의 것들이 있다고 전재한다면-그러니까 작품의 유형을 보면 액자에 끼워진 회화, 좌대위의 조각이 조명을 받고 전시되어 있는 형태의 것을 상투형의 것이라 한다면-이제 그 '상투형'의 전형이 갖는 힘은 사라지고 다양한 작품들이 각개전투를 벌이고 있는 현장을 볼 것이다. 손몽주의 작업이 그렇다. 그녀는 전시장 공간 안에서 작업한다. 작업장이 아니라 전시장에서 작업한다는 사실도 그렇지만 그녀에게는 작업만 있지 실제 작품이 없다는 것 역시 그렇다. 크게 놀랄 일도 아니지만 그의 작업은 미술적인 조작, 이를테면 수법(手法)에 기댄 그리기나 조각하기의 과정이 없다. 또 작품이 가지는 물적 존재의 경계도 없다. 그러니까 손몽주의 작업이 그 어떤 전통적인 미술 제작 행위에 비견될 여지가 없다는 것인데, 그녀가 다루는 탄성 재질의 띠(밴드)는 공간을 가로지르면서 벽을 이루거나 그 벽들이 경계를 지어 길을 내어 놓고 있을 뿐이다. 띠의 병열집합은 선재가 면재로 둔갑하면서 이쪽과 저쪽을 가르는 기능을 한다. 그녀가 만든 공간 구획은 일정한 동선을 제시하며 넘거나 가로지르기를 허용하지 않는다. 그 속에 있노라면 미로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다. 미로게임에서 위장된 길과 목적지에 이르는 길의 분할은 경계에 의해 구별되며 직선의 곧바른 행로를 내놓지 않고 예측불가능의 동선만을 제시한다. 진짜 미로의 길에서 우리는 그 길이 제시하는 방향으로만 움직여야 하며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목적지에 이르지만 손몽주가 내어놓은 길은 행선지를 모호하게 하고 어떤 보상도 기대할 수 없게 한다. 그런 면에서 그녀의 작업은 어떤 뚜렷한 기능도 서사도 없다. 우리가 그녀의 공간 속에서 직접 만나는 것은 탄성을 확연히 보여주는 팽팽한 띠의 질료일 뿐 그것은 작품이 가지는 물적 경계를 모호하게 만든다. 이 낯선 장치는 '감상에 대한 배려'없이 방황하게 한다. 분명 우리는 작품 속에 들어와 있긴 한데 전시장 공간에서 이루지는 전형의 감상은 소멸되고 고착되지 않은 시야만 남게 된다. 이 시야는 분명 작품을 보는 시선이 아니다. 이 독특한 스펙타클은 띠와 띠 사이의 틈바구니를 파고드는 산란된 조명 빛에 고조된다.
손몽주의 공간은 사실 거대하게 구조적으로 만들어진 오브제에 가깝다. 그렇기 때문에 그 공간은 배경으로서의 공간과 내용으로서의 공간으로 구분될 수 있으며 전제된 배경 공간(전시장)에 내용 공간(작품)을 디자인하고 연출한다. 따라서 그녀의 작품은 너무나 직설적이고 즉발적으로 가장(假裝), 장치, 설정, 연출 따위의 개념들을 지시한다. 물론 작품의 의도가 감쪽같음이라든지 전혀 눈치 채지 못함을 의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다르게 말하자면 전시 공간이라는 캔버스에 자신의 공간을 다분히 전략적으로 그려내는 방식인데 그 속에 낯선 무엇을 연출하고 있다는 행위가 강하게 어필해 있다. 통속적이거나 도식화되지 않았지만 그녀의 연출을 미술행위로 걸러낸다면 일종에 그리기를 내면화한다. 그리기 행위의 내면화는 강한 질료의 특성과 산란된 빛의 유동적인 효과를 물감처럼 다룬다. 손몽주의 작업은 작품의 처소로서의 공간과 작품이 놓이고 보이는 기술로서의 전시를 중성적이고 보충의 것, 미술에서 부수적인 것이거나 제도에 국한된 것이 아닌 공간과 전시전략 그 자체가 미술의 의미와 맥락에 깊숙이 관여하고 있다는 것을 환기해 준다고 할 수 있겠다. 미술의 본질적 가치라는 것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지금 여기서 작가 손몽주가 보여주는 작업은 우리가 기대하는 오늘의 미술 가치와 효과가 희석되지 않고 유효한 것을 실천하고 있다는 점에서 앞으로 계속 기대해볼 여지들을 남긴다. ■ 김영준
"400km 길이의 끈 - 최근 몇 년간 공간 드로잉 작업을 하며 사용한 끈의 길이를 짐작해보면 400km가 넘는다. 한 공간 설치 시 평균 10km씩 사용했고 그러길 40여회 반복하였으니,, 그 끈의 길이는 서울, 부산 거리이며, 결국 나는 그 거리를 끈과 함께 달린 셈이 된다. 그렇게 끈과 달리며 공간들을 채운 나의 작업은 분명 나를 찾기위한 의미 있는 여정이자 행위이고, 나아가 지구 한바퀴쯤 돌수 있는 길이까지 쌓여가길 소망해 보며 보다 확장된 시공간 드로잉을 상상해 본다." ■ 손몽주
설치작가 손 몽 주 – 관객과 소통을 위한 끈, 고무밴드 ● 롯데갤러리 부산본점에서는 고무밴드 설치작가 손몽주의『No signal』展을 개최합니다. 이번전시는 새로운 형태의 현대미술을 경험하도록 하는 전시로 작가는 고무밴드의 벌려진 틈을 이용하여 빛과 그림자의 물리적인 착시효과들을 나타내는 작업들을 선보입니다. 작가는 어린시절 TV에서 보았던 체조선수의 손에 들린 팔랑거리는 리본을 보며 신문지를 오려 동네를 뛰놀던 기억으로 지금까지 고무줄, 리본, 종이테잎 등 다양한 끈을 이용하여 그림을 그리듯 공간을 새롭게 구성하는 작업들을 꾸준히 해왔습니다. 전시장을 캔버스 삼아 그 끈들로 공간들을 가르고, 나누고, 덮어 고무밴드의 실재와 그림자의 가상을 이용한 시각적 이미지로 새로운 공간들을 창조해냅니다. 손몽주 작가의 설치작업들은 직선이 주는 차가운 느낌들이 가지고 있는 신비감은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강한 흡입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시장의 벽체와 천정, 기둥까지 가득 메운 무수히 많은 끈들이 모여 한 면을 만들고 선들이 모이고 쪼개져서 하나의 덩어리가 된 대형설치작업은 전시공간 자체가 예술작품으로 탄생됩니다. 무수한 틈을 만들어 내는 반복적인 작업을 통해서 관객과 소통하고 싶어하는 작가의 개성 있고 감각적인 예술의 창작열정과 에너지를 느낄 수 있는 손몽주 작가의 전시를 통해 미술의 다양성을 체험 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 되시기 바라며, 이번 설치전에 많은 관람 부탁드립니다. ■ 롯데갤러리
Vol.20121021d | 손몽주展 / SONMONGJOO / 孫夢珠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