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유정훈 블로그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2_1018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10:00am~06:00pm
이브갤러리 EVE GALLERY 서울 강남구 삼성동 91-25번지 이브자리 코디센 빌딩 5층 Tel. +82.2.540.5695 www.evegallery.co.kr blog.naver.com/codisenss
기호와 상징을 통한 개인의 내면성과 사회적 확장으로서의 예술 _ 유정훈 「Urban episode sensibility」 ● 작가 유정훈의 작품 속엔 다양한 이야기들이 부유한다. 그 이야기 내부엔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작가 자신이 보고 체감해온 여러 감정들이 녹아 있으며, 삶에 관한 소소한 기억과 단상들이 이입되어 있다. 이를 가까이서 보자면 미완의 사랑으로 인한 시련의 고통이나 삶의 여정 속에서 겪는 여러 아픔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느낄 수 있는 관계로 인한 희로애락 등의 보편적 감정들이 투영되어 있다고 할 수 있으며, 보다 멀리 보면 예술을 통해 인간과 사회를 반추하고 그 본질을 고찰하는 것으로 설명할 수 있다. 실제로 그의 그림에선 복잡한 커뮤니티 가운데 살아가며 적극적으로 소통하는 듯하나, 한편으론 고독하기만 한 군중 내 개인의 소외감, 분주한 문명 속에서 감내해야할 인간들의 절망과 슬픔, 우울함 등이 기표되어 있음을 읽을 수 있다. 사회적 존재로서의 작가상을 일상의 중심에서 하나씩 상징화 시켜 화면에 옮기는 것에서 본질에 대한 작가적 태도의 한 예를 목도할 수도 있다. 이는 그의 그림에서 찾을 수 있는 표현이론(expressive theories)적 특징일 뿐만 아니라, 예술이란 결국 자의식이란 무대에서 나에게 혹은 나를 통해 바라보는 우리를 다루고 대중소비사회에서 일상이 어떤 방식으로 시각이미지화 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라 해도 그르지 않다.
흥미로운 건, 이 모든 것들이 따뜻하게만 다가오는 외형과는 달리 대개 대중적인 의미와 비판적 현실주의라는 시선을 담보하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적 내면성, 자의식, 존재의식에 대한 고찰이 이입되어 있으며, 표현에 있어 주관적인 심미성만이 아닌 어떤 무언가를 전달하려는 의지를 내보인다는 사실이다. 때문에 그의 그림들을 사회적 확장성으로 해석하는 건 의외로 자연스러운 과정을 동반한다. ● 내적 범주를 넘어선 사회적 확장은 경제적 궁핍함을 견디며 생을 영위하는 서민들의 애환을 엿보게 하거나 자신이 경험한 사건들과 마음속에 똬리 틀고 있는 생각들을 시대적 아픔과 고민에 덧대는 데에서 수용이 가능하다. 또한 고속 성장의 이면에서 자라나는 부의 부당한 분배, 자유시장경제체제로 인한 새로운 계급사회의 도래와 같은 비정상적인 현상들을 은연 중 드러내는 시니시즘(cynicism)도 사회적 확장성으로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허나 그것이 무거운 여운으로 다가오는 것은 아니다. 육중하고 엄중하거나 딱딱한 감응을 심어주지도 않는다. 물질숭배와 자본주의 모순을 지적하며 예술가로써 그들의 아픔에 동참하려는 의지가 뚜렷하지만 베일 듯 지나친 날카로움은 목도되지 않는다. 물론 우리 이웃들이 처해 있는 보이지 않는 신 계급사회를 비판하고 있음에도 급진론에 매달리는 것 역시 아니다. 작가는 동시대 현실을 모방하나, 되레 유쾌하게 표현하고 보는 이로 하여금 상상력을 촉발할 수 있도록 충분한 여백을 제시한다. 그렇기에 그의 그림은 어떤 하나의 주장에 앞서 다층적 해석을 허락하는 경향이 크다. ● 사실 작가 유정훈의 작업은 개인과 개인의 마음과 마음 사이의 모방 속에서 찾는다는 사회학자인 가브리엘 타르드(Gabriel Tarde)가 제시한 사회적 사상의 정의에 가깝다. 재현성을 지닌 그림을 매개로 소통을 추구하고, 현실에 근본을 둔 미술 언어를 통해 개인적 측면과 사회적 측면을 동시에 아우른다는 점에서 일견 동일한 콘텍스트를 지닌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모두가 평등하게 사는 더 나은 사회, 산업화, 현대화, 도시화로 인한 인간성 상실과 같은 여러 병폐들을 함유하고 있는 현실을 지목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행복하고 평등하게 사는 사회에 대한 촉구, 궁극엔 '휴머니즘'을 지정하고 있다는 것에 있다. 즉, 개인의 책임과 자유를 소중하게 여기며 현실의 모순을 딛고 일어서는 휴머니즘이 지금 여기 구체적으로 존재하는 현실 속의 인간을 일깨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나지막이 읊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그의 밝고 명랑하게 다가오는 가시적 명료함 이상으로 유의미하다. 기호와 상징의 교합, 밝은 색과 다소 복잡한 형상 탓에 우리가 그것을 잘 헤아리지 못하지만 유정훈의 작품엔 그러한 효용성을 담보하는 특징이 배어 있다. ■ 홍경한
Vol.20121018g | 유정훈展 / YUJUNGHOON / 兪政勳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