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과 불완전

2012_1017 ▶ 2012_1030 / 일요일 휴관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 김미강_박웅규_성왕현_장명경_최희진

관람시간 / 09:00am~06:00pm / 일요일 휴관

추계예술대학교 현대미술공간 C21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 190-1번지 추계예술대학교 창조관 3,4층 Tel. +82.2.393.2601(내선 400,410,420)

여기 불안한 다섯 명이 있다. 곧 대학원 졸업을 앞둔 이 다섯 명은 불안해한다.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원대한 예술의 꿈을 품고 대학원에 진학했던 이들은 졸업을 앞둔 지금, 오히려 불안해한다. 지난 2년간 자신의 작업에 몰두하고, 스스로에 대해 집중할수록 그들이 당면한 것은 자아의 완성이 아닌 한없이 불완전한 자신의 모습이었다.

김미강_경계에 선 풍경_종이에 채색_45.5×53cm_2012
김미강_경계에 선 풍경_종이에 채색_91×72.7cm_2012

본 작업은 풍경을 모델로 하여 감정의 모호성을 색채와 붓칠 등으로 효과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연구해 나가는 과정이다. '경계에 선 풍경'이라는 제목은 모두가 스치며 익숙하게 보는 풍경과 본인만의 감정을 가지고 바라본 풍경 사이의 경계를 뜻한다. 이러한 넘나드는 눈 앞에 보여지는 시각적 풍경뿐이 아닌 삶의 모습, 관념, 상황과 감정 등 다양한 삶의 풍경으로 이어진다. 정면을 그대로 바라보는 시점은 삶을 마주하고 정면으로 응시하고자 하는 표현이며, 풍경을 모호하게 표현하는 것을 통해 나의 의식을 성찰한다.(김미강 작가노트)

박웅규_untitled_영상설치_가변크기_2012
박웅규_untitled_영상설치_가변크기_2012

나는 규범화된 이성적 사회 안에서 표출되는 멜랑콜리적 증후를 어머니라는 상징적인 존재를 통해 이야기하려 한다. 어머니와의 관계가 일종의 종교적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 그리고 실제로 겪었던 어머니와의 종교 갈등이 작업에서 종교가 나와 어머니 사이의 매개적 역할을 하게 한다. 어머니의 세계를 오염시키는 것은, 언어적 사회 안에서 비언어적 세계, 즉 모체의 자궁을 향한 일종의 회귀 욕망이며, 동시에 스스로를 정화시키려는 일이다.(박웅규 작가노트)

성왕현_주검_버려진 기타에 갑바천_가변설치_2012 성왕현_Blue_캔버스에 갑바천_89×180cm_2012
성왕현_어딘가_장지에 아크릴채색, 목탄_120×60cm, 60×120cm_2012

뒤덮인 파란 풍경의 정체는 방수포였다. 다닥다닥 모여 있던 누군가의 거주지들은 거대한 방수포 속으로 사라졌다. 방수포는 비의 유입을 막기 보다는 도시의 치부를 덮어버리는 용도에 가까운지도 모르겠다. 나는 캔버스 안팎에서 방수포를 덮는 행위를 통해 현실에 만연한 폭력성과 은폐, 그 안에서 발생하는 인간성의 붕괴를 말하고자 한다.(성왕현 작가노트)

장명경_공간 피어나다_순지에 수간채색_53×45.5cm_2011
장명경_공간연작_장지에 수간채색_162.2×130cm_2012

인간이 만든 인위적인 공간 안에서 그 지배를 벗어나 움직이는 어떤 초월적인 것들-시간이 지남에 따라 물이 지나간 자리에 생긴 번짐과 얼룩, 빛의 움직임과 그림자의 흔들림, 공기의 흐름 등을 포착해 정과 동의 조화를 추구한다.(장명경 작가노트)

최희진_home sweet home_장지에 채색, 잉크펜_120×100cm_2012
최희진_home sweet home_장지에 아크릴채색_21.2×66.6cm_2012

나의 작업은 '가족이 언제. 어떻게 존재하는가?' 그리고 '가족은 어떻게 해체되는가?'에 대한 물음으로 시작하였다. 가족 구성원이 함께할 수 있는 물리적 공간의 유·무와 가정이라는 보편적이고 특수한 섬의 생성은 개인의 출처에도 근거를 두고 있다. 반복된 거주지의 파괴와 그로 인한 가정의 해체에 직면 하였을 때, 자신은 출처 없이 사회를 표류하는 개인에 불과하다는 생각을 한다. 결국 가족-가정의 탄생은 그 구성원을 담을 수 있는 공간의 생성에서 부터 아닐까.(최희진 작가노트) 이들이 앞으로 극복해 나가야할 대상은 당장 내던져질 사회도 아니고, 막막하기 만할 현실도 아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자신이 너무나 미미하고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불안감'이다. 이 불안은 불완으로 인해 계속해서 증식해나간다. 이들이 느끼는 불안의 그늘에는 언제나 불완이라는 그림자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간은 누구나 불완전하다. 그리고 누구도 완전해질 수 없다. 다만 불완으로 인해 표출되는 이 불안감은 그들을 한 단계 진화시킬 전초적 증후이다. 자신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깨달은 이는 불안에 떨지만 결국 그 불안은 불완을 극복할 힘이 될 것이다. 이들은 처음으로 제법 넓은 공간에서 자신들 나름대로의 불완전함을 '전시'한다. 각자 개인의 섹션별로 꾸미게 될 공간에는 알 수 없는 은밀한 불안함이 감돈다. 이 전시를 통해 그들이 앞으로 품고 극복해 나가야 할 '불안'과 '불완'을 솔직한 자신들만의 언어로 내보일 것이다. 곧 졸업을 앞둔 이들에게 스스로의 마음을 다잡을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 조선분

Vol.20121017g | 불안과 불완전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