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1:00am~06:00pm / 공휴일 휴관
갤러리 이드 GALLERY ID 충북 청주시 상당구 북문로 2가 80-4번지 충북빌딩1층 Tel. +82.10.5645.2199 cafe.naver.com/storyart21
모드 오-브 라이프 ● 모든 사람들은 끊임없이 타인과의 관계를 유지, 생성하며 실체 없는 경쟁을 살아가는 동안 지속해야 한다. 거대한 도시는 이러한 경쟁에 구체적인 기준점을 매분, 매초 반복되는 미디어를 - 인터넷, TV, 라디오, 길거리의 널려진 전단지 등 - 통해 제시해준다. '대기업에 취직할 것, 연봉은 얼마 이상 받을 것, 여자 나이 몇 살에는 결혼을 반드시 할 것, 이 시기에는 무슨 색깔의 어떤 모양으로 생긴 옷을 입을 것' 등등. 사람들은 소외되지 않기 위해서 이러한 가이드라인을 반듯하게 따라가려고들 노력한다.
표류하는 사람들 ● 경쟁의 선두에 설 자신도, 그렇다고 이탈하거나 낙오될 용기도 없다. 그러니 그 중간쯤의 완충지대에 그럭저럭 걸쳐져 있길 희망하는 것이다. 모도 아니고, 도도 아닌. 다만 그 완충지대의 위치는 항상 변하기 때문에 결국 어디에 있건 긴장의 끈을 놓을 수가 없음을 느낀다.
A ● 살아감에 있어 대부분의 가치판단을 하며 중요한 결정을 내리는 이성적 자아 A는 혼자 살아갈 수 있는 능력을 갖기를 소망한다. 마치 능동적인 로빈슨 크루소가 되고 싶어하는 것 같다. 처음부터 혼자 태어나서 죽어야만 하는 사람처럼 그렇게 살고 싶어한다. 자아 A의 옆구리에 좁쌀만하게 붙어있는 자아 B는 암초 같은 존재이다. 그는 무척이나 인간답고, 인간다워서 다른 이들과 관계를 맺고 싶어하고, 자신을 알리고 싶어한다. 마치 머리에 들러붙은 이 같은 B의 존재 때문에 A는 자신의 이상을 실행하는데 있어 항상 실패한다. 진정으로 혼자 살아갈 수 있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다. 아무리 히키코모리라도 짜장면을 먹기 위해서는 배달부와 만나야 하니까. 내가 혼자 살기를 포기한 가장 결정적인 이유는 스스로 치약을 만들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은 직후였다. 물론 비슷한 대체품은 어떻게 만들 수도 있겠지만, 희고 말랑말랑한, 갓 공장에서 짜낸 듯한 그 치약만이 내게 필요함을 알았다. ■ 김허앵
Vol.20121017b | 김허앵展 / KIMHEOANG / 金虛鷪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