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면內面의 파동波動

차명희展 / CHAMYUNGHI / 車明熹 / painting   2012_1016 ▶ 2012_1118 / 일,공휴일 휴관

차명희_내면의 파동_캔버스에 유채, 오일파스텔_227×181.5cm_2012

초대일시 / 2012_1016_화요일_06:00pm

후원 / 로얄&컴퍼니(주)

관람시간 / 11:00am~07:00pm / 토요일_11:00am~05:00pm / 일,공휴일 휴관

갤러리 로얄 GALLERY ROYAL 서울 강남구 논현동 36-8번지 로얄TOTO빌딩 2층 Tel. +82.2.514.1248 art.royaltoto.co.kr

內面의 波動에서 일어나는 실험의 징후 ● 차명희는 지난 40여 년간 다양한 선과 리듬으로 경계 없이 全方位的인 표현을 추구하여 자기만의 독특한 회화적 세계를 보여 왔다. 자연과 도시를 오가며 그 사이에서 감각적으로 습득된 에피소드의 축적은 화면으로 옮겨져 풀어지고, 동시에 마치 공명통의 악기에서 나오는 소리가 울리듯 서정성을 담고 있었다. 그의 그림은 서정적 풍경을 그리되 사실과 관념사이의 스펙트럼을 넓혀 사색과 명상을 즐길 수 있는 대상이 되었고, 그림 속을 휘저으며 노니는 그의 손놀림은 자연의 이치를 득하듯 끊어지고 이어지다가, 휘감기고 꼬불꼬불 거리고, 때로는 스윽 스치다 파고드는, 어쩌면 작가가 화면위로 슬라이딩하는 퍼포먼스를 연상케 한다.

차명희_내면內面의 파동波動展_갤러리 로얄_2012
차명희_내면內面의 파동波動展_갤러리 로얄_2012

그는 최근 2년간, 반복되는 그리기에 질려, "나에게 있어서 그림이란 존재는 완성되기 이전 화면 속에 푹 빠져 들어가 즐거워야 되는데, 변화가 없고 습관처럼 그려대는 자체에 흥미를 잃어버렸다."며 지금의 심정을 토로했다. 이 의미는 그림에 대한, 그리고 그림에 의한 마음을 잃어버린 표상으로서, 그동안 쉬지 않고 끊임없이 채워왔던 '감성의 덩어리'를 내려놓는 휴식기를 자처하는 자기본능의 제스처이다. 이것이 바로 이번 전시에서 행위자체를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흔적의 덩어리'를 선보이는 이유이다. 여기서 '흔적의 덩어리'란 '서정적 풍경'에서 '무작위적 풍경'으로 옮겨가는 과정에서 발생된, 지우거나 버리고 싶은 상징체로서의 그림을 응징하는 태도인 것이다. 어떠한 개념이나 어떠한 의도 혹은 어떠한 회화를 뒤에 숨겨놓고 전략적인 행위로 다가가는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를 표출하고 싶은 것이 작가의 마음이다. ● 이러한 변화는 1984년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그가 지금까지 꾸준히 그림만 그려온 것으로 보면 상당히 파격적으로 보이며, 어떤 면에서는 회화영역에서 이탈한 것으로까지 평가될 수 있다. 하지만 40여 년간 붓을 놓지 않고 끈기 있게 본인의 감성을 잃지 않았으며, 작업과 전시를 꾸준히 병행해 온 것, 그리고 매너리즘이나 에고에 갇히지 않고 스스로를 비판하며, 동시에 감각의 새로운 출구를 꾸준히 시도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작가본연의 의지가 담긴 '흔적의 덩어리'에 더욱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차명희_드로잉4_종이에 목탄_30×46cm_2012
차명희_무제_종이에 아크릴채색, 목탄_63×94cm_2012

이번 작업들은 이전에 보여 졌던 것들과는 달리 2년간에 걸쳐온 고민의 흔적이자 실험의 징표로서, '흔적의 덩어리'는 바닥에 놓여지며, 거의 검정색에 가까운 두 평면작품들은 벽면에 걸려 진다. 이러한 결정까지 작가는 얼마나 많은 시행착오와 사회적 현상에서 습득한 경험을 지우려고 애썼을까? 한 사람의 뇌에서 의식과 무의식 중 하루(24시간)에 낱낱의 이미지가 스치는 것이 2-3만개가 된다고 한다. 작가의 찰나적 인식은 그 스치는 이미지를 켜켜이 저장했다가 나와 사회의 관계 속에서 조형성을 획득한다. 이러한 무게를 지탱하며 그것을 다른 무엇으로 바꾸는 행위는 오로지 그의 감성적 직관과 젊은 작가들로부터 수혈 받는 겸손한 수용적 태도에서 비롯된다.

차명희_무제_종이에 아크릴채색, 목탄_73×144cm_2012
차명희_무제2_종이에 아크릴채색, 목탄_63×94cm_2012

차명희 작가에게서 두 평면 작품의 어두운 붓질은 전에 보여 왔던 긋기와 회색의 붓질을 덮거나 지우기 위한 반항의 몸짓이며, 다음을 도약하기 위한 암시를 보이는 태도를 엿볼 수 있게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그는 생각을 정리한다. 자기의 몸을 어디로 이동해야 하는 지를 가늠해 본다. 여전히 이 작품들은 다른 몸으로 이동(전환)하기 위해 실험하는 시동장치이며, 과정으로서의 결정체를 보여주기 위한 하나의 단편적 현상에 불과하다. 그런 면에서 이것은 작품이 될 수도 안 될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한 용기에 필자는 인생의 후배로서 겸손함을 배운다. 새로운 실험을 위한 끊임없는 시도는 나이에 관계없이 타인들에게 자극을 준다. 결과의 '형(形:모양)보다는 과정의 '태(態:몸짓)'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를 다시 한 번 일깨워 준다. ■ 이관훈

Vol.20121016d | 차명희展 / CHAMYUNGHI / 車明熹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