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참여작가 박성완_설박_안희정_정진갑_조해영_최정훈_하용주
주최 / 코오롱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스페이스K_광주 광주광역시 서구 농성동 460-17번지 2층 Tel. +82.62.370.5948 www.spacek.co.kr
스페이스K_광주에서는 가을 맞아 신진 작가 전시 '크리티컬 포인트(Critical Point)'를 개최합니다. 지역 문화 발전에 기여하고자 기획된 이번 전시는 광주 및 전라 지역의 역량 있는 새로운 작가를 발굴하여 소개합니다.
영어로 임계점(臨界點)을 이르는 화학 용어인 크리티컬 포인트는 물질의 상태가 바뀔 때의 온도나 압력을 뜻합니다. 고체에서 액체로 혹은 액체에서 기체로 변화하는 바로 그 순간처럼,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구축해가는 중요한 기점에 놓인 7명의 젊은 작가들. 그 강렬한 창작 에너지를 은유하는 이번 전시에서 이들의 힘찬 도약과 전진을 응원해주시기 바랍니다.
박성완은 공사가 진행 중인 광주 금남로의 옛 도청의 현장을 포착한다. 작가는 직접 현장을 방문하여 그 자리에서 빠르게 에스키스한 기록들을 바탕으로 작품을 완성했다. 우리나라 현대사에서 구도청이 지닌 역사성과 장소성을 굳이 언급하지 않더라도 박성완의 작품에서 구도청이 거대한 중량으로 자리잡고 있음을 단번에 느낄 수 있다. 이 곳에 대한 작가 개인의 기억과 공간의 역사성은 자연스럽게 오버랩되어 낮은 채도 아래 건조한 빛과 색감으로 표현된다.
화선지를 찢어 붙이는 기법으로 수묵 산수화를 그려내는 설박은 그 탈조형적인 시도에서 볼 수 있듯 형식적인 면에서 보자면 오히려 서구의 모더니즘적인 경향에 충실하다. 그는 먹을 중첩시켜 입체감을 강조하는 음영법과 콜라주 기법을 즐겨 사용하는데, 이러한 특성은 그의 작가적 개성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근거이기도 하다. 그의 현대적인 조형감각과 전통적인 필묵의 혼용은 표현 대상의 내면에 존재하는 정체성을 한층 강조하며, 한국화의 서정성과 사유적 미감을 현대 회화와 조화롭게 연결시킨다.
큐브 작업에 천착해온 안희정은 독특한 재질과 표현법으로 그 차가운 기하학적 형태에서 느껴지는 비인간성에 역설적으로 접근하여 현대인의 삶을 표상하는 하나의 장치로 삼는다. 작가는 큐브를 통해 산업화된 도시의 도상인 아파트처럼 규격화되고 일상화된 우리의 삶을 상징하는 한편, 부드러운 천으로 표면을 감싸고 말랑말랑한 솜으로 속을 채워 뜻밖의 온기를 부여한다. 여기에 다양한 형태의 문을 내어 소통에 대한 현대인의 열망을 표현, 비록 네모난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인의 정신이 결코 규격화될 수 없는 가치임을 일깨운다.
정진갑의 인체 형상 작업은 인간내면 깊숙이 내재되어 있는 폭력성과 무의식의 지배를 받는 인간본능을 시각적 모티브로 삼는다. 그의 작업은 시대를 불문하고 존재해온 물리적 폭력에서부터 대중매체의 시각적 폭력에 이르는 다양한 양상의 폭력을 다룬다. 작가는 인간의 방어적 성향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공격성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다. 그가 형상화한 인체는 무방비상태로 노출된 사회적 약자의 트라우마를 시각화하는 동시에 현대에 이르러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사회적 폭력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시사한다.
조해영의 회화 작품은 인간의 인식 능력에 대한 한계 때문에 발생하는 '오해'에 관한 탐구에서 출발한다. 작품 속 풍경을 '개인의 오해된 단편적 이미지의 기록'이라고 표현한 작가의 말 그대로 그의 작품은 변화 가능한 이미지의 파편들이 추상적인 형태와 불투명한 색채로 캔버스 위에 재현된다. 특정 관점에서 작가가 포착한 익명의 장소와 단편적 이미지들은 지극히 제한된 선과 형태, 색채로 표현됨으로써 여러 가지 다른 가능성을 배제한 인간의 불완전한 인식의 한계를 나타낸다. 조해영의 작품들은 작가의 관점에서 '오해'한 이미지에 또 다른 오해의 해석이 가능하게 하고 이런 오해들이 만들어 내는 소통을 기대하도록 만든다.
최정훈은 이번 전시에서 낡은 두꺼비 집을 이용한 인스톨레이션과 함께 폐목재를 활용한 순록 조각을 선보인다. 작가는 우리에겐 동물원에서 볼 수 있는 동물에 지나지 않은 순록이 북극권 지역에서는 여러 산업에 이용 범위가 넓은 사육 가능한 가축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재생 불가능한 폐 목재들을 활용해 극지의 사람들에게 없어서는 안될 순록을 재생시켰다. 이 같은 모든 행위들이 우리가 현실에서 직면하는 여러 문제들의 단면이자 또한 요약임을 보여주고자 의도했다는 작가는 이를 통하여 새로운 각성의 힘을 얻을 수 있다고 믿는다.
하용주의 작품에는 마스크가 등장한다. 작가에게 마스크는 현실 속 오염 지역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안전 장치인 동시에 사회와의 소통을 가능케 하는 매개체로써의 위장을 암시하는 소재로 기능한다. 하용주는 '위장'을 통해 이루어지는 현대 사회에서의 변질된 소통의 의미를 되물으며, 그 위장 주체들을 비판적으로 폭로함으로써 소통의 진정한 의미에 다가서고자 한다. ■ 스페이스K
Vol.20121014h | 크리티컬 포인트 Critical Point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