異他 이타이즘 in Itaewon

2012_1012 ▶ 2012_1102 / 일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2_1012_금요일_05:00pm

참여작가 박지은_방은겸_백종훈_신창용 이명희_이현지 임지현 홍승표 황재근

주최 / 백해영갤러리 기획 / 홍승표

관람시간 / 월~토요일_10:00am~07:00pm / 일요일 휴관

백해영갤러리 PAIK HAEYOUNG GALLERY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27길 77(이태원1동 101-40호) Tel. +82.2.796.9347 www.paikhygallery.com

이타이즘 IN ITAEWON ● 작가로 활동하며 가장 흥미로운 시간 중 하나를 꼽으라면 전시 중에 만나는 관객과의 만남이다. 관객들은 내 작품 속 내용을 상상하며 이야기하기도 하고 등장하는 인물과 형상을 인문학적인 접근으로 해석하기도 한다. 또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이야기 한다. 작가들의 작품마다 관객들의 반응과 소통은 각기 다르지만 공통적으로 작가는 자신의 세계관이 압축된 작품을 전시하고 소통하며 사람들과 조우한다. 작품이 필연적으로 관객을 만나는 전제를 생각하기 때문에 작가들은 누구나 할 수 있는 생각 혹은 비슷한 상상력을 보여준다면 관객의 호기심은 줄어들고 작품은 진부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작가들이 정신이 집중되는 부분은 남들과는 다른 생각으로 작품을 완성해 가는 창의력일 것이고 또한 작가들이 가장 흥미로워 하는 부분이기도 하다. 하지만 우리는 항상 상황이 끝난 결과물만을 전시를 통해 보기 때문에 작가가 가장 활발하게 생각하고 창의하는 과정을 함께 참여할 수는 없는 것이 사실이다. 그렇다면 가장 흥미롭지만 비밀스러운 부분, 의도되어지지 않았지만 감추어진 아이디어 발전 과정을 관객에게 보여준다면 어떨까?

박지은_이태원의 꿈_2012
방은겸_ITAEWON VIP_2012

시각예술뿐 만 아닌 모든 분야에서 창의력을 요하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작가들의 유쾌하고 독특한 세계관을 보며 각자의 상상력에 자극을 받기도 하고 창의라는 대리만족을 즐기는 것은 아닐까? 나의 궁금증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작가들의 뇌는 어떻게 활동하기에 독특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작품으로 연결 시켰을까? 보통사람보다 독특하게 살기 때문에 독창적인가? 사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아이디어를 어떻게 발전 시켜서 작품으로 만들었는지는 알기 힘들다. 나는 그런 생각을 왜 못했을까 부러운 적도 많지만 음식 잘하는 집에 가서 조리법을 알려달라는 주문처럼 힘든 질문이기에 물어 본 적이 없다. 작가들이 자신의 상상력을 밝히는 것 만큼 난처한 일은 없다는 것을 누구보다 알지만 이렇게 비밀파일 안에 감추어져 있는 아이디어와 발전 과정을 보는 일은 발칙하지만 멈출 수 없는 궁금증 이였다. 완성된 작품을 보며 과정을 상상해 보는 것도 충분히 즐거운 일이다. 하지만 이 책에서는 작가들의 상상력의 뿌리를 살짝 들어 올려 보여 줄 생각으로 기획되었다. 처음에 작가들에게 드로잉으로 작가들이 소통하는 모임으로 소개하고 9명의 작가들을 한 자리에 모았다. 가벼운 마음으로 참석했으면 하는 의도가 있었기 때문이다. 각기 다른 매체를 이용해서 작품을 하는 작가들, 패션 디자이너 그리고 요리사. 모두 다른 주제와 매체로 자신의 세계를 꾸려가고 있는 작가들에게 첫 날 나는 작가들에게 조금은 무례하지만 용기 있는 제안을 해 보았다. '이태원' 이라는 동일한 주제로 작업을 각기 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거절을 예상한 나의 제안에 작가들은 흔쾌히 그리고 흥미로워 하며 그 제안을 받아들였다. 나의 많은 질문들에 작가들은 상상력으로 답을 채워가며 이 책이 만들어 가는 과정은 시작되었다.

백종훈_예진이의 깡총이_2012
신창용_이태마할(Itae Mahal)_2012

사실 '이태원' 이란 주제는 단순한 계기로 출발 되었다. 우리가 모이는 장소가 이태원에 있는 (백해영 갤러리 차고를 개조한) 실험 공간 이였던 이유였다. 첫 만남에서 작가들은 이래저래 자신이 느낀 이태원이라는 공간을 말하기도 하고 이태원이란 단어가 주는 고정관념을 생각하기도 했다. 우리는 자연스레 이태원을 같이 돌아다니며 아이디어를 얻기로 하고 무작정 거리를 나왔다. 거리를 돌아다니며 지형이 가파른 곳에 만들어진 동네에 의문을 갖기 시작한 작가도 있었고 서로 상반된 이미지를 내포한 이태원을 경험하기도 했다. 헤밀턴 호텔을 기점으로 위쪽은 외인주택들이 즐비하고 대사관저도 많았지만 나머지 부분은 유흥가와 부유한 것과는 조금 거리가 있는 집들이 있었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가며 동네를 담아가는 작가도 있었고, 동네에 오래 거주해서 골목골목을 아는 작가는 자신이 모르는 사이 변한 곳과 익숙한 곳을 이야기하기도 했다. 스쳐지나가는 풍경과 사람들을 보며 자신의 노트에 메모를 하는 작가도 있었고, 어릴 적 왔던 이태원과의 만남에서 노스텔지어를 느끼는 작가 등등, 서로 자신의 시각으로 본 모습으로 이태원을 담아갔다.

이명희_토르띠야_2012
이현지_정원/Jardin_2012

첫 만남 이 후 두 번째 모임에서 작가들은 서로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다른 아이디어와 소재를 '이태원'이라는 주제아래 펼쳐보였다. 이태원이라는 공간이 많은 이야기를 담고 있는 슬프고도 흥미롭고 지우고 싶지만 간직해야 할 것만 같은 이중적인 면이 있는 장소이기는 하지만 작가들의 상상력은 이태원이 가진 매력보다 기발했다. 서로에게 미흡한 부분은 함께 고민하기도 하고 재미있는 아이디어에 환호하기도 하며 작업과정을 진행하기 시작하였다. 동물과 아이들을 주로 그리는 백종훈 작가는 동물과 이태원의 상관관계를 생각하던 중 이태원에는 애완동물과 산책하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는 말을 듣고 그를 바탕으로 아이디어를 이어가기 시작하였고 박지은 작가는 이태원이 주는 짝퉁 제품을 팔고 짝퉁을 사기위한 목적으로 오는 사람들의 기대심리를 이용한 작업계획을 세웠다. 신창용 작가는 배 밭에서 출발한 동네의 기원에 관심을 가지고 이태원의 역사를 모아 온 자료를 작가들에게 보여주었다. 사실 나는 처음 이태원을 돌아다니며 외인주택 담 위에 보이는 나무들이 창가를 주위로 가리는 목적으로 심어진 것에 흥미를 갖기 시작했다. 정원을 테마로 가리는 목적으로 쓰인 식물들로 이루어진 이태원의 정원과 연결성이 결여된 먹기 위한 목적으로 길러진 농장물이 시골 농장을 정원이란 단어의 연결하여 두 곳의 특성을 이용, 농작물과 커튼처럼 드리워진 식물들을 전시하고 그 두 곳의 사람들을 초대해서 오픈 정원 파티를 기획할 생각을 했었지만 다른 이태원의 요소들을 보며 잠시 그 아이디어는 접어두게 되었다. 이태원의 기원과 이태원이 유지해 온 오리지널리티의 독특함이 내가 느끼기에 이태원 주제에 좀 더 어울렸기 때문이다. 다른 작가들과 자료도 공유하고 대화를 하는 것이 작업 아이디어를 내는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고 이내 아이디어는 수정되었다. 다른 작가들과 처음으로 작업과정을 토론하며 진행한 이점 중 하나였다. 나 혼자만의 생각으로 진행하는 것 보다 서로의 아이디어를 발표하고 회의하며 좀 더 좋은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된 것 이다. 이러한 방식대로 모든 작가들은 서로 토론하고 이태원에 대해 이야기하며 작업을 진행시켜갔다.

임지현_mapping_2012
홍승표_Speaking Head_2012 홍승표_The Sound Of Interuption_2012

이현지 작가는 처음에 생각했던 용산기지에 대한 아이디어가 리서치하는 과정에서 비탈진 거리에서 개인이 임의대로 지어놓은 적응의 목적으로 존재한 계단과 무수한 장치들의 효율성과 창의성을 발견하고 자극을 받아 작업의 방향을 새로이 잡아갔다. 방은겸 작가는 다른 작가와는 달리 이태원에 살며 작업하는 작가이다. 자신의 반복된 생활 그리고 자연스럽기 묻어나오는 이태원의 정서를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이태원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잘 전달한다고 생각했다. 타지가 고향인 임지현 작가는 한남동 작업실로 옮겨와 알게 된 이태원 지역의 지리적 요건이 자신에게 준 감성을 작업으로 옮겨 오기로 했다. 이태원은 지리적으로 서울의 중심이면서 타지인 들에게 중심이 되는 장소인 것이 흥미로웠다. 황재근 작가는 화려하고 창의적인 방식으로 남성복을 만드는 패션 디자이너이다. 자신이 놀러오는 곳이자 익숙한 공간 그리고 작품의 영감을 주는 이태원을 통해 이번에 옷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표현하는 계획을 세웠다. 그리고 또 하나 흥미로운 이명희 작가, 프랑스 요리를 전공하고 지금은 마크로 비오틱 음식을 연구하는 요리연구가이다. 작품을 만드는 것이 익숙하지 않지만 작가들과 함께 대화하며 이태원과 요리를 절묘하게 연결시켜 레시피와 작품의 결함으로 새로운 음식을 작품으로 만드는 아이디어를 냈다. 작가들 모두 자신이 바라 본 이태원을 각기 다른 렌즈를 통해 담아갔고 모두 다른 모습으로 발전해 가고 있었다. 자세한 다음 아이디어의 흐름은 작가 하나하나의 작업 노트와 리서치 자료들 그리고 아이디어를 정리한 개인 페이지에서 좀 더 상세히 다루어진다. ● 작가들의 페이지를 보며 독자들은 기존의 전시에서는 볼 수 없었던 작가들의 감춰져왔던 생각의 전개 과정을 따라가며 결과물을 보며 즐기는 것 이상으로 즐거워 할 것이라 믿는다.

황재근_흐르는 문_2012_부분

오늘 점심 뭐 먹지? 이번 프로젝트엔 어떤 아이디어를 내지? 앞으로 뭐 하고 살지? 등등 우리는 사소한 것에서부터 인생의 중요한 일까지 질문과 답을 하며 살아간다. 질문에 대한 해결을 위해, 늘 하던 대로 남들이 하는 대로라는 익숙함도 있지만 창의적인 과정이 필요한 경우가 더 많다. 남들과 다른 것을 하는 것은 상투적인 관례를 치루는 것처럼 지루하고 무심한 것이다. 하지만 남들과 다르게 대처하는 것은 자신의 생각을 구체화 시키고 더 솔직해 지는 일이기 때문이다. 작가들은 만나서 서로의 해결 과정을 보며 다른 생각에 놀라기도 하고 공감하며 각자의 방법으로 이태원이란 주제를 풀어가는 과정을 즐기고 해결책을 작업이란 수단으로 풀어 놓았다. 작가들은 프로젝트를 통해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앞으로 문제를 해결할 일이 생기면 작가들이 이타이즘을 완성한 것처럼 관객들도 유쾌한 생각들을 보태어 창의적으로 풀어보는 기쁨을 가진다면 어떨까? ● 자 이제 각자 굴러다니던 노트 하나씩을 꺼내들고 '이태원' 주제를 함께 생각해 보자. 작가가 미쳐 생각해 보지 못한 부분을 이야기하며 노트에 적어보고 직접 찾아가서 영감을 얻어 그림도 그리면서 자신만의 이태원을 만들어 보면 이 책을 즐기는 또 하나의 유희이자 개개인의 잠들어 있던 창작 본능을 깨워 즐길 기회가 될 것이다. 예술은 결과물을 보는 즐거움 이 아니라 함께 생각을 공유하며 즐기는 것이다. ■ 홍승표

Vol.20121013i | 異他 이타이즘 in Itaewon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