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1013_토요일
참여작가 김철환_난다_백정기_조재만 조미숙_하태범_홍지철_물병자리
주최 / 문화체육관광부_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 / 남송미술관 후원 /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 기획 / 조혜리안(객원큐레이터)
관람료 / 성인 3,000원 / 학생 2,000원 / 10명 이상 단체 2,000원 4세 이하, 65세 이상, 장애우 무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남송미술관 Namsong Art Museum 경기도 가평군 북면 백둔리 198-9번지 Tel. +82.31.754.5574 www.namsongart.com www.facebook.com/namsongart
인간정신을 절개한 단면들 ● 정상과 비정상의 가름은 다수 또는 우위에 있다고 가정된 정상과 소수 또는 열위에 있다고 규정된 비정상을 전제한다. 이미 억압과 차별, 폭력은 예정된다. 인간이, 그의 도구적 이성이 성찰적 이성을 압도하는, 합리적 존재이기보다 합리화하는 존재라면, 차이는 서로 존중하고 존중받는 다양성의 근거가 아니라, 차별, 억압, 배제의 근거가 되고 비정상은 정상이 되도록 강제된다. 우리가 숱하게 겪어왔고 지금도 겪고 있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은 실상 자연에 조화와 균형이 존재한다는 허구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늘날 가장 위험한 철학자로 불리는 슬라보예 지젝에 의하면, 생태학적 균형이란 인간의 생존을 전제한 것으로 자연의 질서라는 건 애당초 없으며 자연의 궁극적 실재는 예측 불가능한 혼돈에 지나지 않는다. ● 이를테면,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은 같은 인간을 떼로, 그것도 되도록 많이 죽일 것을 예상하고 준비하고 실행에 옮기는 전쟁수행자들이다. 가령 나는 인간사에서 전쟁이 사라지는 날이 온다면 그 때 가서 정상/비정상, 우/열의 가름을 고민해도 늦지 않다고 본다. 이른바 선진 국가들은 20세기 초까지 정부부처에 '전쟁부'를 두고 있었는데 그 후 그 이름을 '국방부'로 바꾸는 '진보'가 있었다. 전쟁의 참상은 가려지고 안방에서 화면을 통해 전자오락게임을 즐기게 된 그만큼의 진보 말이다... 인간은 점차 무감해지도록 프로그램된 것이다. ● 커피 한 잔의 여유는 아직 남아 있을지언정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아프리카 아이들을 사색하지 않는, 공감 능력을 상실한 인간에게 남는 건 순간적 쾌락에의 귀의, 그리고 있지도 않은 정상과 우위를 향한 '구별짓기'의 안간힘일 것이다.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와 가족 22명이 세상을 등지고 아이들이 아파트 난간에서 허공에 몸을 던질 때, 성형과 명품가방과 커피로 중독된 동시대인들은 물신을 향한 도착점 없는 경쟁의 일상으로 슬픈 대조를 이룬다. 그러나 두 모습은 본디 쌍생아 아닌가. ● 이 글의 제목을 "인간정신을 '절개한' 단면들"이라고 썼는데, 이런 표현을 쓴 나 자신부터 섬뜩하다. 구원의 빛은 어디에서 올까. 신에게서? 대자연에게서? 아니면 '그럼에도' 지칠 줄 모르고 자기성찰의 고투를 벌이는 인간에게서? 되찾고 싶은 소년의 순진무구함으로 참여 작가들에게 감사와 연대의 인사를 드린다. ■ 홍세화
정신건강검진- 이례적 정상(正常) ● 인간의 역사는 과연 이성의 역사인가? '이성과 비이성적', '정상과 비정상적'을 규정하는 보편적 '인식의 틀'이 형성되는 판단준거는 무엇일까? 서구사회의 보편주의로 물든 현대에 이르러서도 정신분석학과 정신의학은 '표준화 된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억압적 권력으로 행사되고 있다. 사회표준화의 구축은 역사의 각 세기마다 유사한 방법으로 반복되었다. 다만 소외되고 격리되는 대상이 바뀌었을 뿐이다. 본 전시는 표준화, 보편화로 강요당하는 인식을 관찰하며 단절된 대상이 표상하는 실재를 고찰한다. 이러한 가치에의 강요를 극복해 나갈 대안에 대한 탐색으로『정신건강검진-이례적 정상』은 기획되었다. ● 역사를 연구하는 방법론 중에 '미시사'(microhistory)가 있다. 미시사는 '현미경으로 바라본 역사'란 뜻으로 익명적 집단이나 거대한 흐름으로 역사를 보는 대신 특정지역과 시대를 살던 사람들의 가치관과 사고를 탐구한다. 소규모의 시공간을 통해 '보통 사람들'의 짤막한 삶의 흔적을 사회의 복잡한 역학관계 속에서 이해하려는 시도이다. 이런 축소된 관찰은 이전에 인식하지 못한 요소들을 표면화한다. 미시사의 개념 중 하나인 '이례적 정상'은 역사가 거대한 흐름과 지배층의 역사로 기록되는 것에 대한 저항이다. 이방인, 범죄자, 하층민, 부랑아 등 주변부적 삶을 살았던 특정집단의 입장에서 그 집단은 '정상'이지만, 지배계층이 남긴 왜곡된 수많은 문헌기록에서 유래한 인식의 틀로 그들을 바라본다면 '비정상'이 되기 쉬운 구조를 갖고 있다고 전제한다. 인간의 가치가 '무슨 일을 하십니까?'라는 한 문장의 질문으로 규정지어지는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직장이 없고 노동하지 못 하는 사람들을 이례적 정상의 범주에 포함 시킨다. 이런 전제는 우리를 카프카의 변신(metamorphosis)에서 하루아침에 무가치한 벌레로 탈바꿈 하는 그레고르로 만든다. 반면에 권력층, 중심부적 역사, 가치가 있다고 여겨지는 것들의 유래를 파헤쳐 보면 후광은 사라지고 잡다한 사실과 잘못된 평가들이 가시화 된다. 결국 인간의 역사는 사회적 규범과 관습이 이성과의 결탁임을 증명하고자 한다. 그렇기에 계속적인 구분이 행사되는 범주에 대한 의문은 이미 검증된 인식의 틀에 문제제기를 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정신건강검진 전시는 포스트모던 사회에서 간과해왔던 소외되고 주변부적인 타자를 통해 분리와 차별의 가치관을 들여다본다. ● 저개발국가에서 커피원두 생산 인구의 1/3이 15세 미만의 아동이다. 극심한 아동인력 착취의 야만성은 한 잔의 향기로운 커피에 왜곡되어 녹아있다. 저임금 노동자를 거느린 부르주아인양 브랜드 커피 한 잔을 손에 들고 으스대고 싶은 당신의 속물근성을 부정 할 수 있을까? 기념일을 타겟으로 상품을 홍보하는 '데이 마케팅'은 어떠한가? 화이트 데이와 삼겹살 데이에 내포된 자본주의적 물질성은 위기를 알리는 신호탄이다. 우리는 주기적으로 절벽에서 뛰어내려 자살하는 레밍이 되어 누군가가 창조한 무의미한 기념일에 질문 없이 관습을 부여해 습관적으로 따르고 있다. 게다가 언제부턴가 국민가방이 되어버린 명품가방은 가격이 높을수록 수요가 늘어나 한국에서 차별가격(Differential Price)에 전략적으로 공급되고 있다. 경제논리에 역주행하는 인간의 욕망은 어디까지일까. 명품 소비 형태를 개인의 취향, 선호로서 받아들여야 하는지, 아니면 시뮬라크르에 압도당한 현대인의 삶으로 애도해야 하는지 질문을 던진다. 그 외에도 가부장적 한국사회는 동성애혐오증(Homophobia)을 편견 없이 드러내 왔다. 이반(異班), 일반인과 다르다는 의미로 성소수자를 지칭하는 단어이다. '이성애자'의 눈으로 바라본 마이너리티, 성 소수자에 대한 냉혹한 맹목적 배타심은 과연 어디서 기인하는 것일까? 나치 정권의 유대인, 소수민족, 장애인의 박해에서 역사적 유사성을 찾아볼 수 있다. 또한, 우리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이미지들을 검열 없이 지속적으로 수용한다. 재앙, 폭력, 갈등의 잔재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은 익숙한 사건에 대한 어색함이 된다. 감정이 배제된 시선으로 응시한 사건과 주체의 관계는 실존을 자각하며 느끼는 사르트르의 구토 (La Nausée)다. ● 앞에서 나열한 현상들은 쉽게 감지되지 않는 일상의 위험요소이다. 본 전시는 구체적이고 작은 규모로 서술된 이야기들 사이의 상호관계를 통해 현대사회의 '위기'를 집단전기학적(prosopography) 방법론으로 접근하려는 시도이다. 본 전시가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는 극단적 자아중심주의 가치관의 재구성, 즉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과 주위환경에 대한 이해, 관용, 사랑을 통한 사회개선과 변화, 기존 사유체계를 비스듬하게 보자는 데에 본래의 뜻이 있다. 사회적 책임의식과 자기성찰의 방법을 제안하는 '반시대적 고찰'로서 한국사회가 공유하는 문화적, 사회적 정체성을 다각도로 관찰하여 자유롭고 해방된 가치관과의 간극을 밝히려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전시를 통해 현대사회에 만연해 있는 보편주의 가치관을 넘어 우리가 사는 세상에 대한 문화적 표상(representation)을 재고함으로서 새로운 형태의 사유로의 도약을 모색하는 동시에 '정상'과 '비정상'의 이분법, 우리가 옳다고 믿어온 '편안한 진리'에 질문한다. "한 술 취한 남자는 촛불이 하나밖에 없는 장소에서 자신은 두 개의 촛불을 보고 있다고 믿는다. 사시이면서 그에 대한 훈련을 받은 다른 한 남자는 자신이 잘못 보고 있다는 것을 알고 하나의 촛불만을 보도록 스스로를 훈련시킨다." (소바쥬 Sauvages) ■ 조혜리안
□ 교육프로그램 예술로 읽는 사회문화 - 일시 : 전시기간 중 3회 예정 - 장소 : 남송미술관 1전시실 - 대상 : 중학생, 고등학생, 일반인 - 내용 : 전시작품의 이해와 작품의 배경이 되는 문화에 대한 이해 - 예약 : 9월 초 부터 프로그램에 대한 신청을 받습니다. * 프로그램에 관련된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www.namsongart.com)를 참조하시기 바랍니다.
Mental Health Check- Exceptional Normal ● Is the history of mankind really history of reason? What are the criteria of judgment that categorize the 'standard of cognition' between 'reason and unreasonable' or between 'normal and abnormal?' Psychoanalysis and psychiatry wield even now as oppressive authority to construct standardization of a society in modern times that lies in western universalism. Building a standardization of society has appeared in repetition for every century in our history through similar forms. Only the subjects who are being neglected and isolated are replaced according to each century. This exhibition observes oppressed cognition resulting from standardization and universalization of a society, and studies the essence of those who are being cut off from a society. The exhibition "Mental Health Check- Exceptional Normal" is planned to explore an alternative to overcome values under coercion. ● 'Microhistory' is one of the methodologies of studying history. The definition of microhistory is history that is seen through a microscope. It studies neither the main stream of history nor anonymous groups but studies values and thoughts of people who lived in specific geographical areas and times. It is an attempt to understand history in complicated social dynamics through small space and time by studying the trace of ordinary people's short lives. These demagnified observations bring cognitive elements to the surface. One of the concepts of microhistory is named 'Exceptional Normal' which means a resistance against history being recorded as main stream and perspectives of governing stratum. A group of strangers, criminals, lower classes and vagrants considered themselves 'ordinary', yet to examine them as a view of cognition that descended from distorted documents written by governing stratum will lead to the conclusion of those groups as being 'abnormal'. On the contrary, if one digs the descended values from governing stratum, centered history, and valuable things, its halo fades and miscellaneous and distorted evaluations raise its head. Eventually, I'd like to prove that history of mankind has conspired with the norms, customs, and reasons. A doubt, derived from categorizing continuous separation, has a potential to point out problems of already proved cognition. This exhibition looks into separation and discrimination through values of peripheral and neglected others. ● One third of coffee production is done by under 15 year old children in undeveloped countries. The brutality of child labor exploitation is masked in a cup of aromatic coffee. Implicit in capitalistic corporeality of Day Marketing such as White Day and Bacon Day (only in Korea) is a flare of announcing crisis. Demand of luxury bags that has been recognized as common necessaries has increased and resulted to strategic supply in differential price. Where does the human desire that swims against market equilibria end? The consumption of luxury brand also has brought an emotional dispute that deals with reason and unreasonable. I ask whether the consumption of luxury brand ofuld be acry bed as one's own taste and preference or be reflecting a life of modern society that is overwhelof lby simulacre. Besides, patriarchal Korean society has exposed Homophobia without hesitation. E-Ban, a word composed as Chinese characters, indicates LGBT in Korean society, which means 'different from ordinary people'. Where does this blinded exclusive-mindness towards minority and LGBT come from? Phenomenons of universalism, illustrated above, are examples of dangerous elements that are not easily sensed because those are generalized in daily lives. This exhibition is an attempt to approach the crisis of modern society with prosopographic methodology through correlation between each story that is specific and short. ● This exhibition ultimately delivers that its intentions are to reconstruct the values of extreme ego-centrism, to improve a society through understanding, tolerance, and love towards people and circumstances around us, and to recast established concepts. This exhibition aims to expose the gap between established values and emancipated values by observing cultural and social identity that Korean society shares in various perspectives. Also, reconsidering cultural representation of the world by overcoming values based on universalism in modern society, the exhibition doubts 'comfortable facts' that we have never asked of its legitimacy in terms of a dichotomy between normal and abnormal. ● "A drunken man believes that he sees two candle lights although there is one. Another man who is crossed-eyed has acknowledged his defect and trains himself to see only one candle light by accepting what he sees is not true."- Sauvages ■ Harian Cho
Vol.20121013a | 정신건강검진-이례적 정상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