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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1009_화요일_11:00am
관람시간 / 10:00am~07:00pm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Hangaram Art Museum, Seoul Arts Center 서울 서초구 남부순환로 2406(서초동 700번지) Tel. +82.2.580.1300 www.sac.or.kr
조민숙-익숙한 얼굴, 흥미로운 다가옴 ● 얼굴은 이름과도 같아서 그 얼굴이 누구인가를 알리는 기호가 된다. 명명성의 체계를 구성하는 것이다. 얼굴은 나와 다른 이의 차이가 드러나는 결정적 장이다. 얼굴은 같으면서도 다른 차이, 균열을 드러내는 구멍이다. 우리가 기억하는 누군가의 얼굴은 그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 조민숙은 대나무를 작은 단위로 잘라 납작한 사각형의 화면 안에 수직으로 세워 붙였다. 같은 굵기와 길이를 지닌 봉과 같은 이 물질은 염색되어 색을 머금은 순간 그 색의 농도 차이에 의해 인지가능 한 누군가의 얼굴을 다시 추억시켰다. 나무란 물질이 모여 인간의 얼굴을 환영처럼 안겨준다.
작가가 우리에게 보여주는 첫 번째 얼굴은 칸트, 헤겔, 맑스, 프로이트 등과 같은 서양 철학자들이다. 단지 서구의 대표적인 철학자들의 얼굴을 나열한 게 아니라 철학사에서 터닝 포인트 혹은 이전 철학과는 질적으로 다른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낸 이들의 계보로 읽힌다. 따라서 나무가 모여 익숙한 누군가의 얼굴을 보여준다는 재미에 머물지 않고 그 얼굴의 순서를 따라가 보면서 현대 철학사의 중요 흐름과 그 내용을 연상하게 해주는 흥미 또한 얹혀진 작품이란 생각이다. 또 다른 얼굴도 유사한 맥락에서 유형화 된 얼굴들의 모음이다.
고유섭, 전형필, 김용준, 최순우 등의 얼굴이 그것이다. 근대기 한국의 대표적인 미술사가들이자 한국 전통미술에 대한 조예가 깊은 학자들이다. 서로 간에 깊은 우정과 교류, 공통의 관심사를 공유했던 선각자들이다. 한국미술계의 초석을 쌓고 우리 미술의 정체성을 구축해 온 그들은 여전히 이곳에서 존경과 흠모의 시선을 받고 있는 존재들이다. 그 다음으로는 나폴레옹과 박정희와 같은 식으로 또 다른 공유성 아래 묶여 있다.
기존 조작이 일정한 덩어리, 볼륨을 지닌 물질을 자르거나 절개하거나 파들어 가면서 이미지를 만들거나 그 물성 자체를 극대화한다면 조민숙의 작업은 시각적으로 매우 미약한 것들을 증식시켜 나가면서 가시적 존재로 만들어나간다. 물리적 의미에서 매우 얇은 것, 매우 작은 것들을 지각할 수 있는 존재로 만들어나가는 일이자 일정한 면으로 펴내는 일이다. 그것은 조각과 회화가 동시에 겹쳐지는 공간을 생성하는 일이다. 조각과 회화가 기이하게 공존하는 동시에 섬세한 지각의 차이를 펼쳐 놓는 일인 것이다. 그렇게 해서 우리에게 안겨준 그 얼굴들은 그 얼굴을 가능하게 해준 무수한 대나무 편린만큼이나 수많은 사연과 상념을 안겨주면서 '빽빽히' 다가온다. ■ 박영택
Vol.20121009c | 조민숙展 / CHOMINSOOK / 趙敏淑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