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1012_금요일_06:00pm
기획 / 이지원
관람시간 / 11:00am~11:00pm / 금,토_11:00am~12:00am
코노이 스페이스 갤러리 CONNOI-SPACE GALLERY 서울 강남구 신사동 525-24번지 라코스테 라이브 빌딩 B1
『에테르』展은 작가 '로리'의 첫 개인전이다. 일러스트레이터로 시작해 개인작업을 하는 현재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단체전에 참여하며 조금씩 이름을 알려왔던 그녀는 이번 개인전을 통해 좀 더 깊이 있는 작품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고자 한다. 이번 전시에서는 평면 캔버스 작업을 비롯하여 러프한 드로잉 설치작업, 도자기, 손바느질한 인형 등 그녀의 손길이 생생히 살아있는 여러 소품작업들을 만나볼 수 있다.
그녀의 캔버스에는 우리가 어릴 적 자주 그려봤음직한 공주님이 등장한다. 그리고 로보트와 같은 장난감들이 나타나고, 동물친구들도 보인다. 삐뚤 빼뚤 마음가는대로 손 가는대로 그린 그림에는 어느새 리본이 날아다니고 무지개가 떠있다. 여러 겹으로 칠해진 면들은 오묘한 빛깔을 내며 그녀만의 색을 표현한다. 이 빛깔들은 때로는 밝고 유쾌하면서도 때로는 쓸쓸하고 아프기도 하다. 이는 아무런 인위 없는 있는 그대로의 감정 표현이다.
그녀의 그림을 보고 있자면 어린 시절 나의 그림이 떠오른다. 어릴 적에 그림을 그릴 땐 아무런 인위가 없었다. 그냥 손가는대로 모양을 잡고 보여지는 색이 아닌 느껴지는 색을 칠했다. 내 마음대로 크기도 다르게 그렸고 그림을 그리는 시간이면 즐거웠다. 그런 그림은 어느샌가 일률적인 선과 모양, 일률적인 크기가 되고 느껴지는 색이 아니라 보여지는 색을 따라 칠해진 그림이 되었다. 어릴 적의 힘 들이지 않고 풀어내던 선과 순수한 느낌의 색감은 이젠 내가 너무 많이 굳어져버려 더 이상 나오지 않게 되었다. 그림을 그려본 사람이면 알 것이다. 순수한 느낌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지를.
그래서 그런지 그녀의 그림은 더욱 특별하게 다가온다. 로리의 그림 속에는 인위가 없다. 이것이 그녀의 작품이 가지는 가장 큰 힘이며 그녀의 그림이 독창성을 가질 수 있는 이유이다. 굳어진 손과 마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순수함. 그녀는 그림을 그릴 때면 어린아이의 마음이 된다고 말한다. 오랜 시간이 흘러 이제는 어른의 모습을 하게 되었지만, 그림은 그녀를 어린 시절로 돌아가게 해준다. 그녀가 그림을 그리며 어린 시절로 돌아갔듯이 우리들 또한 그녀의 그림을 통해 그 때로 돌아가보았으면 한다. 마음대로 울고, 마음대로 웃어 보이던 맑은 시절. 이번 전시를 통해 그녀가 표현하는 순수한 세계를 함께 공유해 볼 수 있기를 바란다. ■ 이지원
삐뚤빼뚤, 알록달록 색들의 향연. 어린이의 마음이 되어 그리는 그림들. 그림을 그릴때면 어린이의 순수한 마음으로 돌아가게 된다. 아직도 어린 아이 같은 나는 기분이 좋았다가 나빴다가 변덕쟁이에 혼자 있는 걸 좋아한다. 꾸밈없이 삐뚤빼뚤한 공주님들과 로보트, 비오는 구름, 새싹들 모든 사물에 표정이 있다. 우울한 행복한 화난 장난 꾸러기 같기도 하고, 아무 표정이 없기도 하다. 변덕쟁이 같이 알록달록 예쁜 컬러들과 레이스, 패브릭 패턴들이 나의 다양한 기분을 표현한다. 점점 나이가 들어 갈수록 걱정거리들이 쌓여가고 마음이 병들어 가는 어른들의 마음은 회색빛이 되어가고 있다. 어쩌면 우리 어른들은 소설 모모에 나오는 회색 신사들의 마법에 걸려 모두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삐뚤빼뚤한 나의 그림들을 보면서 어른들은 어렸을 적 추억을 떠올리며 행복해 하고, 아이들의 친구가 되어 행복해 질 수 있었으면 한다. ■ 로리
Vol.20121008k | 로리展 / RORI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