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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일_02:00pm~07:00pm
사이아트 갤러리 CYART GALLERY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B1 Tel. +82.2.3141.8842 cyartgallery.com
개인사와 사회사에 감춰진 망각의 지점에 관하여 ● 작가 권혜원이 이번에 보여주는 작업의 시작은 남보원이라는 대중들에게 오랫동안 익숙하게 알려진 인물을 탐구해나가는 것에서 시작되었다. 작가는 직접 이를 위해 인터뷰하고 국가기록원 등의 자료에서 한 인물의 역사를 조사하기도 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남보원의 베트남 위문공연 기록을 발견하게 된다. 대한민국의 현대사에서 남보원이 연예계의 한 부분에 기여하였던 한 개인의 기록과 마주친 대한민국 최초의 해외 파병과 이로 인해 베트남의 역사와 맞물려 굴곡을 만들어냈던 시간들은 이제 잊혀져 가고 있는지 모른다. 작가는 한 인물의 개인사와 국가의 역사가 마주치는 바로 그 지점에서 시각적으로 오버랩 되는 영상과 이미지들을 추출해 내고 한 개인이 되돌아 보는 기억이라는 것과 국가나 사회가 되돌아 볼 수 있는 자료인 기록이라는 영역을 극적으로 대비시키고자 한다.
작가는 먼저 영상작업에서 남보원 개인의 일생을 남보원 특유의 원맨쇼란 형식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보여준다. 작가에 의하면 이것은 남보원이라는 인물을 가장 잘 전달할 수 있는 고유의 언어방식이며 남보원 자신의 기억을 그의 시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방식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작가는 이 영상작업과 동시에 한편에서는 베트남전의 영상을 공간을 사이에 두고 대칭적으로 보여주는데 물론 이것은 기록에 남아있는 영상들이며 이 영상들을 다시 작가가 편집하여 만들어낸 영상들이다. ● 한 영상은 남보원 개인의 기억으로 남아있는 영역에 대해 원맨쇼라는 고유의 언어로 전달해낸 개인사의 기록물이며 다른 영상은 한 국가나 사회에 대한 영상 기록물 중 역사라는 이름으로 어떤 개인들에 의해 선택된 영역을 다시 작가가 편집해 보여주는 사회사의 기록물이다. ● 두 가지 모두 개인이든 국가든 역사 전체를 기록할 수 있지 않기에 선택된 일부일 수 밖에 없으나 전자가 자신의 선택에 의한 기록이라면 후자는 역사 기록에 대한 힘을 가진 자의 기록일 수 있기에 기록에서 배제되는 영역이 있을 수 밖에 없다.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베트남전이 미국과의 동맹을 공고히 하는 자유민주주의 진영을 지키기 위한 역사였고, 한국경제를 일으키는데 도움이 되는 역사였다고 기록되지만 과연 베트남의 역사에 있어서 대한민국의 참전은 어떠한 의미였을까는 기록되지 않는다. 개인사가 자신의 내부 기억과 망각으로 구성되는 구조라고 하면 한 국가의 사회사는 어떠한 일정한 방향으로 기록과 은폐가 있을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 이러한 점에서 볼 때 권혜원의 작업은 교과서나 기록영상물과 같은 특정한 방향에서 만들어질 수 있는 형식에서 드러나지 않는 부분들을 드러내고자 하는 것이며 과거 역사 속의 영상물을 현대의 영상물과 결합시켜 시점을 흐트러뜨리거나 남보원이라는 한 개인이 자신의 언어로 풀어내는 영상기록물과 대비시킴으로써 관습적 재현방식에 의해 관습적으로 믿어버리게 되는 습관적 성향을 뒤틀어보는 흥미로운 작업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결국 권혜원은 공간과 시간이 카메라의 시각에 의해 영상물로 기록되는 과정에서의 손실되는 영역을 개인사와 사회사의 망각의 지점에서 교차시키면서 그 의미를 읽어볼 수 있는 장을 만들어내고 있는 것이며 기억과 기록이라는 인간의 행위를 예술이라는 영역 안에서 재해석함으로써 역사라고 지칭하는 영역에 대한 비판적 담론을 만들어 가고 있는 것이다. ■ 이승훈
Vol.20121007g | 권혜원展 / KWONHYEWON / 權慧元 / video.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