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ite-Out

김건희展 / KIMGUNHEE / 金建希 / painting   2012_1004 ▶ 2012_1031 / 월요일 휴관

김건희_Searchlight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미디움, 목탄_130×195cm_2012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네오룩 아카이브 Vol.20100205g | 김건희展으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2_1004_목요일_06:00pm

후원 / 서울문화재단_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아트스페이스 풀 ART SPACE POOL 서울 종로구 구기동 56-13번지 Tel. +82.2.396.4805 www.altpool.org

아트 스페이스 풀은 2012년 풀 프로덕션 다섯 번째 전시로 작가 김건희(1969년 생, 서울)의 개인전『White-Out』(10.04-10.31)을 선보인다. 전시에는 오두산전망대와 도라전망대, 임진각 평화누리, 적군묘 일대 등 파주 일대에 작업실을 둔 작가가 마주쳐 온 풍경을 다룬 신작 회화 15여점이 소개된다. 김건희의 작업은 풍경의 외관에 내제한 사회의 중층적 기호들을 보여주면서 그 이면에서 미세하게 전개되는 개인의 사적 기억과 심리적 반향들을 드러낸다. ● 지난 2010년 열렸던 개인전『Together and Apart』展에서 작가 김건희는 창 밖에 난립하는 근린시설 간판과 부동의 정적이 극명한 대조를 이루는 사실주의 화풍의 흑백 목탄 회화「그림」시리즈를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작가가 집안과 밖, 바깥 현실과 가정, 집단과 개인이라는 물리적 경계를 직시하면서도, 일상집기들의 위치가 미세하게 변해가는 화면을 반복 배열함으로써 실내에 감도는 하우스 주체들의 미세한 심리적 행위의 흔적과 밀도의 긴장을 추적하는 그림들이었다. ● 풍경의 가시적 외연과 비가시적 내연을 동시에 아우르는 작가의 작업 태도는 이번 작업에서도 유효하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작가는 상호 교차, 불일치되는 풍경의 외연, 이른바 국가주의 경계들이 다층적으로 산재한 경계선들의 난립 자체를 응시하고 있다. 파주 일대에서 그는 비대해진 영토주의와 국가주의 경계 기호들이 과잉 난립하는 풍경들을 마주했다. 그리고 전망대에 줄지어 선 망원경들, 육안으로 보이는 풍경 앞에 일렬로 설정된 포토라인들, 임진강 일대를 한눈에 내려다보듯 만든 모형 바로 옆 전망대 유리창에 비닐시트로 조악하게 표시된 북방한계선들에서 볼 것을 지시하고 볼 것만 보라고 감찰하는 이른바 시지각의 지시선, 시선의 경계선들과 마주쳤다. ● 작가는 이 무수한 경계선들이 하나같이 국가주의 서사의 기제들이라는 점 보다, 이들이 서로 '난반사'를 일으켜 보는 이들의 다양한 시선에 혼란과 피곤함을 가중시킨다는 점에 주목하였다. 각종 국가주의 경계 기호들이 과잉 중첩되면서 서로 난반사를 일으킬 때, 풍경에는 어처구니없는 모순의 구멍과 황망한 간극이 드러난다. 객관을 가장한 집단서사적 풍경이 이렇게 거대한 틈을 드러낼 때 사람들은 공허한 충격을 받지만 어쩌면 그 공허한 간극 속에서 비로소 자신의 기억과 인상으로 풍경을 채워가는 것이다.

김건희_Photoline_캔버스에 미디움, 목탄_33×46cm, 33×41cm, 27×41cm, 27×41cm_2011
김건희_발견,시추요망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미디움, 목탄_55×46cm_2012

강요되는 시지각의 풍경의 그 공허한 간극을 개인의 기억과 인상으로 채워나가는 바로 이 지점에서 드러난 작가의 작업 태도를 통해 작가의 핵심을 엿볼 수 있다. 작가는 KAL 858 폭파사건으로 알려진 사건에 대한 작가의 개인적인 기억을「54번」시리즈 (No. 54, 2012, acrylic, medium, and charcoal on canvas)에 담음으로써, 강요된 시지각의 풍경에 우선하는 개인의 기억을 역설하는가 하면, 특히「54번」시리즈 중 13번째 작품(No.54, #13, 2012, acrylic, medium, and charcoal on canvas, 259x194cm)에서는 공중에서 곧 사라질 풍선을 강요된 시지각의 풍경 속에 배치함으로써 농담적 태도를 취한다. 또한, 작가는「'발견, 시추 요망'」(2012, acrylic, medium, and charcoal on canvas, 46x55cm)에, 관리되는 시지각의 경계선들이 난반사를 일으켜 생겨난 실제 서사를 담음으로써 자기비판적 의식과 헛웃음을 동시에 일으킨다. 보는 이들의 다양한 시선에 혼란과 피곤함을 가중시킨 이 '난반사'를 대할 때 가능한 다양한 태도로서, 자기비판적임에 동시에 농담적인 태도를 작가가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작가는 한 걸음 더 나아가, 혼란과 피곤함이 가중된 우리의 시야의 구제 가능성을 「Searchlight」(2012, acrylic, medium, and charcoal on canvas, 195x130cm)의 쌍둥이 격으로 배치한 작품(Searchlight, 2012, acrylic, medium, and charcoal on canvas, 55x46cm)에 담았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스스로 자기 색깔을 발광하는 객체는, 관리되는 시지각의 풍경 속에서 이미 주체적이며, 객관을 가장한 집단서사적 풍경에 대해 개인의 기억이 우선함을 주체적으로 역설하고 있다. 이상의 작품들은 서로 중첩되면서 자기비판적 시선과 농담적 시선 사이를 끊임없이 왔다 갔다 하는 긴장상태를 보여주는데, 이는 또 하나의 시지각의 경계선으로 매몰될 가능성으로부터 도주하고자 부단히 노력하는 것이다.

김건희_54번 #1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미디움, 목탄_259×194cm_2012
김건희_서치라이트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미디움, 목탄_55×46cm_2012
ⓒ 김건희_Light 5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미디움, 목탄_55×46cm_2012

작가는 이번 전시제목을 White-Out 백시 白視현상이라 하였다. '눈 앞이 하얗게 된다'는 표현 그대로, 백시현상은 강력한 빛의 공격에 의해 시야를 순간적으로 상실하는 현상을 말한다. 그러나 매체를 떠들썩하게 장식했던 사건의 이름과 몇 개의 숫자 외에 아무 것도 설명해주지 못하면서 명징한 현실로 도열한 파주의 적군묘처럼, 김건희의 작업에 담긴 풍경들은 공허한 공백이고 정신적 공황이면서 동시에 주체화된 기억으로 다시 짚어가는 풍경의 시작이기도 하다. ■ 김희진_최재민

Vol.20121004e | 김건희展 / KIMGUNHEE / 金建希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