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1008_월요일_12:00pm
참여작가 고영미_구지영·김민수_김선정_마리아윤_변대용 설총식_오숙진_이광기_이선민_이윤경_조송_최형욱
주최 / 경기대학교 예술학과 졸업전시팀
기획 / 신효진_유예랑_윤수정_윤현민_조주안_최희다
관람시간 / 09:00am~05:00pm / 10월13일_09:00am~03:00pm
경기대학교 호연갤러리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 이의동 산 94-6번지(광교산로 154-42) Tel. +82.31.249.9906
개개의 인간은 하나의 주체이면서 동시에 타자에 대해서는 객체로 존재한다. 인간은 '나'를 주체로 해서 존재하지만, 사회적으로는 자기 외의 다른 사람, 즉 '타자'와의 관계 맺음으로 존재한다는 것이다. 홀로 존립할 수 없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사회적 교류, 타자와의 상호적인 의사소통을 통해 서로를 인정하면서 사회를 유지해 나아간다. 그러므로 인간에게 소통은 대단히 사회적인 구성요소다. ●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소통은 우리의 감정과 생활을 지배한다. 그러나 오늘날 사회 구성원들 간의 소통은 원활하지 못한 것 같다. 최근 국내 한 매체를 통해 커다란 이슈가 된 『나는 꼼수다』는 다양한 계층이나 집단 간의 불통적(不通的)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마찬가지로 강연과 저술 등 다양한 사회적 활동으로 주목받고 있는 안철수는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한 양방향적 혹은 탈권위주의의 수평적 소통을 통해 대중들에게 상당한 호응을 얻었다. 그것은 세대(generation), 계층(level), 계급(class)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성(gender)과 인종(race) 등 여러 집단 간의 불협화음과 단절의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실례다. 이는 무엇보다 소통의 장(場)을 욕구하는 현재의 사회적 상황을 방증하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소통이야말로 사회의 근원적 갈등과 불균등을 해소하고 화합과 균형을 이루는 사회의 요체로서 새롭게 성찰할 필요성을 갖는다. 사전적 의미로 소통이란 "서로 의견이나 의사 따위가 잘 통하는 것"이다. 거기에는 서로의 뜻이 잘 통하는 상태와 과정이 내포되어 있다. 무릇 소통하기 위해서는 내왕하여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을 형성해야만 한다는 뜻이다. ● 현대 사회에서 다양한 사회 구성원과 집단 간의 소통의 이해는 생물학적 인간 종(species)의 동질성을 넘어 '다원성(pluralism)'에서 찾아진다. 독일 출신의 정치 이론가 한나 아렌트(Hannah Arendt)는 『인간의 조건』에서 절대적 존재를 부인하고 합의와 설득을 중시하면서, "인간의 복수성(human plurality)"이 발현되는 "행위"에 주목했다. 그녀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특성이 개개인을 고유한 존재로 만들어줌으로써 인간의 복수성을 가능하게 하며, 그것은 행위를 통하여 드러난다고 주장한다. 그 행위는 무엇보다 타인의 지속적 현존이 만드는 '다원성'을 준거로 하기에 소통을 필요로 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타자와의 소통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 되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며, 다원성이 야기하는 간극을 뛰어넘어 이해와 공감의 소통을 실현시켜야만 하는 원천이 되고 있다.
본 전시는 이러한 인간의 복수성과 행위의 다원성을 근저로 심리적 장벽을 뛰어넘는 이해와 공감의 양방향 소통에 대한 성찰과 비전을 제안한다. 전시 제명인 『줄﹀넘기』에서 암시하듯, 그것은 경계의 구분 없이 안과 밖을 뛰어 넘는 놀이지만, 우리는 그것을 양방향적 소통 행위의 상징적인 모형으로 바라본다. ● 전시의 구성은 특히 오늘날 사회가 각계각층을 구분 짓는 요인, 즉 선천적 요인(인종·성별·세대)과 후천적 요인(지위·직업·생활양식)의 구분에 따라 이루어진다. 그것들 각각의 모티프들은 선정된 총 16점의 작품을 통해서 나름의 소통의 방식과 행위로서 행해진다. 김선정과 고영미는 다문화 시대의 인종 간 화합과 조화를, 이선민과 최형욱은 가족 내 남녀 간의 존중과 소통을, 이광기와 조송은 세대 간 단절로부터 이해와 화해를 도모한다. 또한 이윤경은 다양한 생활양식에서 야기되는 혼돈을 각성하고, 마리아윤은 이에 대해 다원적 삶의 가치를 공감함으로써 극복하고 있다. 설총식과 오숙진, 변대용은 지위와 직업에서 야기되는 가치의 왜곡과 단절을 환기시킨다. 구지영·김민수는 계층 간 소통을 일깨우는 계몽의 빛을 비춘다. 이들 작품은 더 이상 만인에 대한 소통을 간과해선 안 된다는 필연적 동기로부터 출발한다. 그것들은 모두 계층 간 소통의 현실을 투사하고 진실을 성찰하며 나아가 진정한 소통을 향한 공감의 목소리로 하나의 '울림'을 전할 것이다. 『줄﹀넘기』전은 그 울림의 현장으로서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사이의 벌어진 틈을 메우는 매개체가 될 것이다. ■ 경기대학교 예술학과 졸업전시팀
Vol.20120928d | 줄﹀넘기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