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성, 위반 프로젝트로서의 CITY RITUALS: GESTURES ● 홍영인은 이번 전시에서 지난 2004년부터 꾸준히 발전시켜 온 진행해 온 공공성 '위반' 프로젝트를 한층 더 발전시키면서, 더욱 도전적이며 성숙한 작가적 시선을 보여 준다. 아트클럽 1563 간판이 가려지면서 의미를 알 수 없는 형상의 네온 간판이 공간 입구에 걸리고, 전시 공간 내부에는 경찰 초소와 그라피티 벽이 세워진다.

홍영인_사잇 공간 Somewhere Between_네온, 철구조 네온, 철강_50×50×9cm_2012

『도시의 리츄얼: 제스츄어』전시가 열리는 아트클럽1563은 전시장이라는 장소성과 동시에 복잡하고 역동적인 현대 사회에서 그것을 유지하는 공공질서의 기능적 모호성이 누설되는 '위험한' 공간이 되었다. 작가의 전복적 개입에 의해 미술과 일상의 경계에 존재하는 시공간은 새롭게 생성되는 장소로 완성되었다. 그의 상상력은 법과 공적 질서의 상징적 공간인 경찰서와 예술의 대변적 공간인 아트센터를 접목시켜 새로운 종류의 장소성으로 사회의 위계질서 위에 자유롭게 펼쳐진다. 이에 공공장소의 드러나지 않던 속성이 전면에 가시화하며 그 허약성과 허구성을 스스로 노출하게 된다.

홍영인_CITY RITUALS: GESTURES 도시의 리츄얼: 제스츄어展_아트클럽1563_2012

그 흥미로운 내러티브는 이렇게 진행된다. 본래 치안의 업무를 담당하는 경찰이 갤러리 공간으로 초대되어 미술 관객을 만나면서 본연의 직책, 의무가 이중적이 되는 모순 상황을 일으킴과 동시에 두 시스템의 친밀한 교감이 이루어지게 된다. 경찰이 갤러리로 초대되어 방문객들에게 미술에 대해 안내하는 일을 맡게 된다. 그 동안 경찰관들은 다양한 사람들, 특히 서초지역의 커뮤니티 시민들과 만나 경찰의 업무에 대해 설명하고, 보다 가까이에서 시민의 소리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접하게 된다. 경찰은 공공의 규범성과 자유로운 예술성이 교차하는 사잇 공간의 일부가 된다. 관객 또한 열린 실험의 장의 참여자로 개입해 들어온다. 이 과정에서 모호성의 '열린 질서'가 일시적으로지만, 자연스럽고 강렬하게 촉발될 수 있을 것이다. 갤러리의 경찰관이란 미래적 잠재가 비결정으로 머물며 생성되는, 유연의 존재다.

홍영인_세폭제단화: 소망의 노래 Triptych: A Wishful Song_면, 나무 구조물에 자수_340×710×117cm_2012

「세폭 제단화: 소망의 노래」는 다양한 장소들에서 수집된 벽낙서들이 자수로 변형된 대형 자수회화작품이다. 이 작품에서는 그라피티의 무작위성과 속도성이, 섬세한 고민과 긴 시간의 노동을 통해 완성되는 자수의 형식성과 숭고한 대비를 이룬다. 여기서 작가는 물질적 증언과 현존(그라피티 벽)과 더불어, 그럼에도 그러한 안정적인 현존을 지지하는 개념적 기반(현상에의 개념적 동의)이 와해되며 생겨나는 긴장을 표현한다.

홍영인_꽃을 사다 Buying Flowers_면에 자수_64×54×4cm_2012

홍영인_촛불시위 Candle Demonstration_면에 자수, 스프레이 페인트_155×142×5cm_2012

다시금 홍영인은 합법성, 공적 동의, 집단 구조, 위계질서의 시스템에 대한 상식화된 믿음에 문제 제기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허약한 공공성의 표면 바로 아래 불온하게 내재하는 불안정성과 그로부터 탈피하고자 하는 변화에의 의지를 적극적으로 끌어내 표면화한다. ■ 숨프로젝트

Vol.20120923h | 홍영인展 / HONGYOUNGIN / 洪英仁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