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ember Me

리멤버 미展   2012_0908 ▶ 2012_1014 / 월요일, 추석 당일 휴관

초대일시 / 2012_0908_토요일_05:00pm

오프닝 퍼포먼스 / 2012_0908_토요일_05:30pm

참여작가 이승택 (Seung-taek Lee)_정서영 (Chung Seoyoung) 아이 웨이웨이 (Ai Weiwei)_리우 딩 (Liu Ding) 루카 부볼리 (Luca Buvoli)_시몬 드브뢰 묄러 (Simon Dybbroe Møller)

관람시간 / 화~일요일_10:00am~06:00pm / 월요일, 추석 당일 휴관

갤러리 현대 본관, 신관 GALLERY HYUNDAI 서울 종로구 사간동 80번지 Tel. +82.2.2287.3500 www.galleryhyundai.com

두가헌 갤러리 서울 종로구 사간동 108번지 Tel. +82.2.2287.3551 www.galleryhyundai.com

16번지 GALLERY HYUNDAI 16 BUNGEE 서울 종로구 사간동 16번지 Tel. +82.2.722.3516 www.16bungee.com

과거는 끊임없이 현재에 영향을 미치고, 현재는 다시 미래를 낳는다. 개인의 기억, 역사적 사건, 사회 시스템 등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의 현재 삶과 가치관에 영향을 미치게 마련이고, 그것은 다양한 방식으로 또 다른 현재(혹은 미래)를 잉태한다. 그 과거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 준 시발점이기도 하지만, 때로는 인간으로서 우리가 누릴 수 있는 더 큰 행복과 자유를 제약 받게 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인간 삶의 물질적 풍요를 가져 온 자본주의 시스템이 빈부 격차와 함께 여러 사회 갈등을 낳았고, 급속한 산업화는 전 세계적 부의 증대를 가져왔지만 자연 파괴와 함께 오늘날 심각한 환경 문제와 기후 변화를 낳고 있는 것처럼 말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문제점들이 어디서 기인하는지도 모르는 채 현재에 매몰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 이다. 안다 하더라도 어디서부터 이를 해결해야 할지 모르고, 그저 주어진 현실을 살아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번 『리멤버 미 Remember Me』에 포함된 여섯 작가들은 우리의 현재가 바로 이와 같은 상호 연관 관계 속에서 형성되어 있음을 그들 작품의 시작점으로 삼는다. 그들의 작품은 미적 완성도와 시각적 즐거움을 창조하기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각각의 관점으로 우리의 현재를 조심스럽게 들여다보고 그것의 구조를 드러내는 시도이다.

아이 웨이웨이_258 Fake_7677 images (2003-2011) and 12 monitors_가변설치_2011_부분
아이 웨이웨이_258 Fake_7677 images (2003-2011) and 12 monitors_가변설치, 갤러리 현대_2011

아이 웨이웨이 ● 아이 웨이웨이는 다양한 작업에도 불구하고 "현재를 재정의 하는 것"에 그의 모든 활동의 핵심을 둔다. 그는 자신이 특정 오브제나 영상을 만드는 작가라기 보다는 삶 속에서 의미 있는 것들을 하나씩 해나가는 사람이며, 바로 이것이 예술가의 역할이자 존재라고 생각한다. 테이트 미술관의 터바인 홀에 전시되었던 「해바라기 씨 Sunflower Seeds」 작품이 지닌 큰 의미는 그 장대한 스펙타클이 아니라 이 작품을 완성하면서 그가 일자리가 없는 가난한 중국인들에게 3개월 동안의 일자리와 보수를 제공했다는 사실일 것 이다. 그 누구보다도 활발한 트위터 사용자인 아이 웨이웨이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정치, 사회, 문화, 일상 전반에 대한 그의 견해를 전 세계에 드러내는데, 이는 그가 언론을 통제하고 사회 문제들은 숨기며 가상의 중국 이미지를 만들어가고 있는 중국 내부에서 활동하는 작가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나는 다음 세대가 나와 똑 같은 투쟁을 하지 않도록 하겠다"라는 아이 웨이웨이의 언급에서도 볼 수 있듯 작업을 포함한 그의 모든 활동은 그가 속한 그리고 우리가 속한 현실에 대한 응시이자 그것의 드러내기 이며, 이를 통한 현실의 재정의 이다.

이승택_실험 미술 사진_1957~95
이승택_지구 행위 퍼포먼스_사진_갤러리 현대_1989

이승택 ● 1950년대 말부터 시작된 이승택의 작품 전반에 흐르는 것은 "부정의 전략"이다. 1950년대 한국의 조각계는 구상적 조각이 일반적이었다. 작품은 좌대 위에 놓여져야 하였고, 예술은 설명될 수 없는 숭고한 미적 가치를 지녀야만 했다. 이승택은 이와 같은 당시의 고정 관념을 넘어서는 작품을 제작하는 방법들을 고민하였고, 그 결과 그는 자신만의 비조각(non -sculpture) 영역을 1950년대 말과 1960년대 초부터 발전시키게 된다. 일상 속에서 흔히 발견되는 사물들을 가져와 그 활용을 탈각시키고, 그것이 보여지는 문맥을 바꾸는 이승택의 작품들은 예술가의 개입으로 인해 일상적 사물도 작품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을 구현하고자 했던 한국 최초의 개념미술 이라 할 수 있다. 비조각의 추구 속에서 형태가 중심이 아닌 작품, 좌대와 프레임 안에 갖혀 있지 않는 작품에 대한 그의 탐구는 일상적 사물들, 바람, 불, 연기 등을 소재로 삼으며 비물질적 요소를 지닌 설치, 퍼포먼스, 대지 미술 작품들로 발전되었다.

정서영_지금이 바로 그때_나무, 철재책상, 유리_180×143×134cm_2012
정서영_갤러리 현대_2012

정서영 ● 정서영 작가는 우리가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고 있는 일상의 부조리함을 직시하고, 그 부조리에도 불구하고 인간으로서의 올바른 정신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그의 작업을 진행한다고 한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이 지나치게 복잡하거나, 과장되었거나, 비논리적이거나, 두터운 속임수이거나, 잊어버렸거나, 억압 때문이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알 수 없는 상태로 침묵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궁금해 하며, 그것들을 이해하기 위한 과정이라고 말한다. 「지금이 바로 그 때」에서 높이가 조금 다른 두 책상 위에 놓여진 유리는 작은 나무 판에 의지해 수평을 이루고 있다. 겨우 수평이 맞추어진 그 순간, 그 예민한 수평은 정서영에게는 이 부조리로 가득 찬 사회 속에서 우리가 인간으로서의 자존심을 지키는 방법이자 바로 그 순간 이다. 사소한 주변을 바라보며 그 안에서 작은 틈새를 찾아내어 그 간격을 자신만의 유머, 상상력, 혹은 작은 기재들로 채워 넣는 것, 그렇게 정서영의 작품은 자신만의 방식으로 우리 삶 속에 존재하는 부조리에 맞선다.

시몬 드브뢰 묄러_The Loud Speaker_HD 비디오, 사운드_00:03:55_2012
시몬 드브뢰 묄러_갤러리 현대_2012

시몬 드브뢰 묄러 ● 유머는 덴마크 출신의 작가 시몬 드브뢰 묄러 작업의 핵심처럼 보인다. 1970년대의 개념미술들이 상당한 측면 이론적 견고함과 모더니즘적 남성성에 기반한다면 오늘날의 작업들이 보여주는 참고와 비틀기는 마치 가벼운 농담과 같다. 「캐치 페인팅 Catch Painting」의 흰색 캔버스 위에 펼쳐진 그물은 모더니즘 회화 속 숭고한 선과 색이 그 무거움을 떨쳐 버리고 캔버스 밖으로 뛰쳐 나오는 듯, 혹은 그 힘을 잃고 늘어진 듯 하다. 모더니즘 미술사를 환기시키면서도 동시에 그것을 비틀어 놓는 드브뢰 묄러의 작업 속에서 모더니즘 미술사의 핵심 개념들, 숭고, 남성성, 심각함, 단일성 등은 그 권위를 상실한다. 「The Roman Two」라는 소제목을 가진 이번 전시는 로마 숫자 "II"가 두 개의 상반된 "I"로 구성되어있다는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다고 하는데, 드브뢰 묄러는 캐치 페인팅, 맥주와 소변을 담아 놓은 유리컵을 찍은 사진, 말과 맥주 자판기의 기이한 연결 등을 이 전시에서 보여준다. 우리의 일반적 사고 속에서 같다고 여겨지는 요소들-색, 무게 등-을 지니지만 전혀 다른 두 가지의 공존을 보여주는 이 작품들은 보는 이를 혼돈시키고 우리의 안정적 현실을 흔든다.

리우 딩_Evidence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2
리우 딩_갤러리 현대_2012

리우 딩 ● 최근 20여 년간 중국 사회는 덩 샤오핑의 개혁 개방이 낳은 부조리, 그 결과로서의 천안문 사태, 그리고 그것이 낳은 중국 사회 전체의 정신적 트라우마를 깊이 숨긴 채 급성장 해오고 있다. 정치적으로 미국과 맞서는 초 강국 중국이라는 이미지 뒤에는 빈부 격차, 정치적 부패, 소수 민족의 억압 등 다양한 사회적 이슈들이 존재한다. 인위적으로 선별된 역사, 가공된 현실, 그 와중에 급속도로 유입되는 자본주의와 그것을 향한 대중의 열망은 무언가 어그러져 있다. 그리고 리우 딩은 이와 같은 현실을 조심스럽게 접근해간다. 이번 전시에 보여지는 설치 작품 「증거」에는 1970년대부터 1990년대 중국 미술학교의 서양미술사 수업 시간에 보여지는 슬라이드 이미지들과 1978년부터 1990년 사이 발간된 미술 잡지들이 제시된다. 그리고 그 시기 로컬 작가가 그린 작품과 작가가 1980년대에 그린 작품도 공존 한다. 이 설치 작품은 왜곡된 서구 미술의 유입이 중국 현대 미술에 미친 영향을 드러낼 뿐만 아니라, 정치, 사회, 문화 등 전분야에 걸쳐 아시아에 무분별하게 유입된 서양문물과 그 영향에 대한 이야기를 다룬다. 이외에도 그는 급성장한 동시대 미술 마켓을 바라보며 미술 작품의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프로젝트도 지속해 오고 있는데, 이렇듯 리우 딩은 그의 주변에 존재하는 모든 역사, 가치, 현실에 대하여 그 구조를 들여다 보고, 현실을 비틀며 우리가 당연시 받아들이는 가치와 현실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한다.

루카 부볼리_Trophy - I Remember (Triangular Spiral - Turquoise and Orange)_ 강화 폴리우레탄, 폴리에스테르수지, 금속, 에나멜 페인트, 나무, 플라스틱 관, 플렉시글라스_ 83.8×25.4×35.6cm_2012
루카 부볼리_갤러리 현대_2012

루카 부볼리 ● 제 이차 세계대전을 경험한 부모님의 전쟁에 대한 기억은 이번 루카 부볼리 전시의 핵심 이다. 이차세계대전이 우리 부모 세대에 남긴 정신적 트라우마, 파시즘 속에 담겨 있던 영웅주의와 그 결과적 실패가 담고 있는 우울함, 그리고 여전히 우리 사회에 남아있는 영웅주의와 성공을 향한 열망이 도달할 수 밖에 없는 허무함이 루카 부볼리 작품 전반에 깔려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심리적 요소들은 미래주의와 아르테 포베라의 조형적, 재료적 특성들과 결합되며 시각화 된다. 「메타-미래주의 Meta Futurism」라는 제목을 통해 그의 작품 속에 담긴 미래주의와의 연관성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이번 전시는 지나간 과거와 그것이 지녔던 허무한 열망을 통해 우리 지금, 여기의 또 다른 열망을 되새겨 보게 한다. ■ 갤러리 현대

Vol.20120923e | Remember Me 리멤버 미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