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NANJI ART SHOW Ⅷ

Phantasma Korea展   2012_0918 ▶ 2012_0930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2_0918_화요일_05:00pm

참여작가,공동기획 김용관_김진언(SINN)_김태서_류노아_윤수연_이병수_차혜림_현창민

주최 / 서울시립미술관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난지갤러리 NANJI GALLERY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로 108-1 1층 Tel. +82.2.308.1071 nanjistudio.seoul.go.kr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운영하는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의 기획 전시『2012 NANJI ART SHOW』로서 여덟 번째 전시입니다. 전시는 현재 입주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에 의해 기획되었으며, 입주기간이 끝나는 10월말까지 10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진행됩니다. ■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판타스마고리아(phantasmagoria: 요술환등)'는 '신기루 같은 환각의 이미지' 또는 '주마등' 정도의 의미를 갖는 단어이다. 간단하게 얘기하자면 '덧없는 환상' 정도로 비약할 수 있을텐데, 발터 벤야민에 따르면 자본주의 사회에서 '진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자본주의적 새로움에의 믿음과 욕망이 쳇바퀴 돌듯 순환하는 (결국은 달라지지 않는) 구조에 대한 은유이기도 하다. 이러한 구조 속에서 사회 구성원들은 오늘보다 나은 내일을 꿈꾸며 살아간다. 이는 미래에 대한 희망적인 전망이기도 하지만, 현실의 문제들을 외면하고 합리화하고 정당성을 부여하는 행위이기도 하다. '내일'은 결국 언젠가의 '오늘'이 될 것이다. 그 때 우리는 또 어떠한 내일을 기대하며 또 다른 판타스마고리아를 만들어내야 할 것인가. 이러한 문제제기에 있어 한국 현대사회가 매우 적절한 예시가 될 수 있음을 굳이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놀라운 경제적 발전속도를 보여 온 한국 현대사와 그러한 한국 사회에 대한 믿음, 그리고 그 반대편에 위치한 성숙하지 못한 시민의식과 불균등, 부조리에 대한 자조는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판타스마고리아를 만들어내고 있다. 한국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는 모두 어느 정도의 자부심과 어느 정도의 불안함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현실을 유지해나간다. 적지 않은 작가들에게 한국인의 모순적인 사회인식은 매력적인 소재이다. 그리고 이러한 '불일치'는 작업을 통해 반목하고 협력하며 하나의 '결착' 상태를 만들어내게 된다. ● '판타스마코리아(Phantasma-Korea)'展에 참여하는 8명의 작가들은 한국의 현실 속에서 발견하는 불일치의 작은 단초(端初)들을 붙잡아 이를 통해 한국 사회의 구조와 모순을 조망한다. 그것은 속물적 성공에의 욕망이거나, 세대를 지나 이어지는 의식화된 흐름들에 대한 비평과 관조, 그리고 현실 속에서 고립되고 소외되는 개인의 무기력함 등을 통해 집약되고 확장된다. 이는 다분히 현실에 대한 비판적 시선을 근저에 두고 있지만, 또한 결코 이 부조리한 세상으로부터 벗어나 살아갈 수 없는 작가 자신들의 현실에 대한 강한 애착을 동반하는 것이기도 하다. 즉, 한국 현대사회(현실)와 작품(허구)이 동전의 양면처럼 대립하고 있지만, 어느 한쪽 없이 다른 쪽을 인식할 수 없는 형태로 제시되는 것이다. ● 참여 작가들은 이러한 현실과 허구의 결착을 통해 한국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스스로의 부조리함과 나약함을 드러낸다. 이는 거대한 구조 속에 함몰되어가는 작은 존재들의 넋두리이기도 하지만, 역설적으로 안간힘을 쓰며 그 안에서 발버둥치는 스스로에 대한 자기주장이기도 할 것이다. 누구나 세상을 자신만의 판타스마고리아를 통해 바라보고 인식하며 인정해 나간다. 그러한 과정 없이 살아가기에 세상은 너무나 광범위하고, 폭력적으로 현실적이다. 작가 개개인은 자신들이 찾아낸 현실의 부조리한 단초들 속에서 오늘도 이를 견뎌나가고 개선해나가기 위한 허구의 단초들을 끄집어낸다. 무의미한 일일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게 삶과 작품은 서로를 밀어내면서도 강하게 끌어안는다. 그것은 구조가 아닌 의지에의 문제이다. ■ 김태서

김용관_Similar Figures_도서를 자른 후 재조립_가변설치_2012

이것은 서로 다른 모양의 직사각형 서적을 자르고 배열을 달리 하여 정사각형으로 만든 일련의 조각작품이다. 선정된 책들은 대부분 40~80년대에 출간되었다. 나는 각각의 책들이 가진 진실, 뜨거움, 이야기는 없애고 고유의 뉘앙스만을 따로 나누고자 한다. 책을 자르고 같은 모양의 닮은꼴로 만든 것은 책을 물성을 가진 하나의 사물로 규격화함으로써 조각의 대상으로 다루기 위한 것이다. 그 과정에서 책의 물성이 갖는 본연의 심미성을 드러내고자 한다. ● 스스로의 정의를 굳게 믿는 목소리는 크고 흔들리지 않는다. 그것은 간절하고 슬프기에 마치 진실을 말하고 있는 것만 같다. 구원을 기다리는 믿음의 기도, 민족의 해방을 꿈꾸는 시인의 외침, 더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고뇌하는 철학자를 어찌 의심할 수 있을까. 다만 그 뜨거움이 진실을 미세하게나마 일그러지게 할 수 있음을 상기하고 싶다. ■ 김용관

김진언(SINN)_QRcode scape(Dreams come ture)_인디안 잉크, 알루미늄에 스크레치_2012_부분

길을 걷다 쉽게 접하게 되는 정보, 광고속의 QR 코드들. 그것들은 도시의 건물 숲 풍경을 닮았다. 거대한 도심의 쏟아져 내리는 정보의 몬순(Monsoon) 속을 마주쳐 걸어 나가는 느낌. 어느 방향으로부터 어느 곳을 향해 가는지 규정되어 있지 않은, 수천수만 가지의 열려있는 방향의 길 위에, 문 앞에 서있는, 동시의 정보의 Labyrinth 속을 헤메이는 기분이다. 조직화된 대도시의 미로 속 가상공간을 ‚스마트폰'이라는 열쇠를 손에 쥐고 드나드는 우리는 QR(Quick Response) 세대인 것이다. ● 스크레칭과 페인팅(기존 본인의 작업에서와 같은 기법과 주제들이 담긴 사각면) 으로 되어있는 메탈과 투명도 있는 아크릴, 거울 등등의 다양한 크기와 재료로 QR code를 구성한다. 관객은 전시장에 들어섰을 때, 다양한 재료의 사각면 안에 투영되거나 반사되며 QR code scape공간속에 한 개체로써 함께 작용하고 반작용하는 체험을 하게 된다. ■ 김진언(SINN)

김태서_채무(債無)_부채에 디지털 프린트_각 32×56cm×70_가변설치_2009

한국 현대사는 수많은 희생 위에 세워졌다. 6.25와 월남파병 같은 국내외의 전쟁과 4.19로부터 촉발된 수많은 반독재/민주화 투쟁의 역사들이 바로 이러한 희생의 대표적인 사례들일 것이다. 또한 개발독재 시대의 눈부신 경제성장 또한 그 기저의 지배 논리를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오늘날 내가 살아가는 (표면적으로나마)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사회를 만들어내기 위한 많은 사람들의 희생을 바탕으로 하고 있음을 부정하지 못한다. 그리고 이것이 내가 과거의 세대에게 느끼는 부채의식이다. 한국 현대사에서 일어난 희생과 노력의 순간들을 정치적 가치판단을 최대한 배제하여 선별한 후 부채 위에 프린트한 <채무(債無)>는 '부채(debt)'와 '부채(fan)'의 동음이의어를 사용한 작업이다. 나에게 주어지는 (혹은 강요되는) 과거의 부채(debt)들은 매우 무겁고 거부하기 힘든 종류의 것이다. 이러한 무거운 역사는 중량이 가볍고 그다지 가치 있지도 않은 부채(fan) 위에 올라감으로써 원래 가지고 있던 강압적인 힘을 잃어버린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과거사로부터 주어지는 부채의식에 대한 나의 태도를 드러내고자 한다. ■ 김태서

류노아_학교_캔버스에 유채_270×210cm_2012

나는 사회라는 거대한 조직의 구성원이기도 하지만, 언제나 사회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작고 힘없는 개인이기도 하다. 이 사실은 나를 긴장하게 만든다. 사회라는 거대한 조직의 의지와 결정 앞에서 나는 무력하기 때문이다. 무력감은 곧 불안과 초조로 이어진다. ■ 류노아

윤수연_2010년 3월 26일_나염, 라이트박스_가변크기_2012

모순의 순환속에서 기억은 반복적으로 변태한다. 만화경의 패턴처럼 이미지 원본의 내용과 의미, 가치들은 사라지고 무의미한 반사와 반복으로 다시 만들어진 문양들이 경쾌한 변장술로 서울의 뒷 골목을 스치며 지나간다. 예술을 빙자한 얄팍한 조소나 대안없는 일방적 비판은 이상적 패러다임이 난무하고 절망적 허무가 유행처럼 공존하는 불안한 현재에 동의없이 수여된 진부한 완장이며 즐거울 수 없는 코메디로의 전락이다. 프로젝트 '위장_CAMOUFLAGE'은 이러한 고민들과 함께 오랜 시간동안 뿔뿔히 흩어져 있던 공공과 개인, 역사와 개인, 사상과 개인의 관계를 향한 나의 질문과, 생각의 파편들로 만들어진 사고의 조형물이다. 이제 '하이(Hi)서울'의 진화가 켜켜히 쌓인 쓰레기 섬 정상에서 그 첫 장을 쓴다. ■ 윤수연

이병수_청사진(베트남 참전용사 2세 설문조사)_종이에 청사진_83.5×60cm_2012

몇 년 전 나는 베트남 참전용사 2세 설문조사라는 거창한 제목의 설문지를 우편으로 배달받았다. 호기심에 뜯어보았지만 나의 건강과 안부를 묻는 다소 식상한 질문들에 그 내용이 심심하여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였다. 그렇지만 내용과 목적과는 상관없이 그것으로 인해 나는 오랫동안 잊고 있었던 아버지의 과거와 연결되었고 한국 현대사에 휘말리는 느낌이 들었다. 사소하지만 부정할 수 없는 사실 그리고 나의 선택과 결정과는 무관한 일들이 나에게 또렷하게 각인되는 순간이었다. ● 국가적 대의는 물론 개인의 삶에서 중요한 선택을 해야만 했던 아버지의 참전은 미래를 위한 당신의 청사진이었을 것이다. 그 청사진은 나에게 어떠한 의미로 다가오는 것일까? 과거 수많은 청사진을 그렸던 우리의 아버지들과 그것을 받아든 현재의 세대 사이에는 얼마만큼의 간극이 존재할까? 나는 이 설문지를 청사진으로 바꾸어 나의 기묘하고 혼란스러운 질문에 답하고자 한다. ■ 이병수

차혜림_말의 본질_마이크 스탠드, 스티로폼, 스톤스프레이_가변크기_2011

차혜림의 페인팅과 오브제 작업들은 동시대 미디어의 수많은 정보들을 발견, 맵핑하고 재해석하여 이중 삼중의 레이어를 통한 비선형적이고 문학적인 내러티브를 통해 제시되는 방식으로 보여진다. 또한, 동시대의 거대한 정보들을 레퍼런스로 활용하여 열린 구조의 방식으로 엮어낸 전시 공간 자체는 이접과 분절, 접합과 횡단을 통하여 읽고 쓰기의 또다른 방식으로 전환된다. ● 작가 스스로의 감각과 상상력, 창발로서의 생성에 대한 모색과 조립자로서의 작가의 역할은 이질적인 것들이 공존하는 동시대의 그것과 다르지 않으며, 회화 안에서의 다층적 장치와 작가만의 스토리텔링, 여러 변수와 가능성을 내포한 긍정의 실마리들은 현재의 삶을 가능성과 잠재성의 영역으로 이끄는 매개자로서 기능하게 된다. ■ 차혜림

현창민_부재의 현존_디지털 프린트_가변크기_2012

"동상에서 유일하게 주목할 점은 주목을 전혀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라는 말처럼 현재의 동상은 전혀 관심을 받지 못한다. 동상이 이슈가 될 때는 동상을 건립할 때, 보수 때와 철거할 때 잠시 논란이 이는 순간뿐이고 그때 잠시 동상은 존재하는 듯하다. 그때는 항상 비계에 둘러쌓여 정작 동상의 시각성을 반쯤 혹은 전부를 상실한 채로 말이다. 마치, 부처의 인간 형상을 만들지 않고, 보리수, 법륜, 족적으로 부처의 존재를 표현했던 무불상 시대처럼, 동상이 아닌 '비계'일 때 더 강력하게 존재하는 동상들의 사진에서 동상을 지워버리고 비계만 남겨본다. 권력이 만들어 낸 환영이 동상인 것처럼, 동상이 지워진 후에도 비계가 만들어 낸 환영이 보인다. ■ 현창민

2012 난지아트쇼 전시 안내 Ⅰ. 0412 목 - 0422 일 Ⅱ. 0427 금 - 0506 일 Ⅲ. 0525 금 - 0606 수 Ⅳ. 0615 금 - 0624 일 Ⅴ. 0629 금 - 0711 수 Ⅵ. 0717 화 - 0729 일 Ⅶ. 0830 목 - 0909 일 Ⅷ. 0918 화 - 0930 일 Ⅸ. 1004 목 - 1014 일

Vol.20120918d | 2012 NANJI ART SHOW Ⅷ-Phantasma Korea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