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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913_목요일_05:00pm
아뜰리에 35 ATELIER 35 경기도 화성시 봉답읍 오궁길 35-2 Tel. +82.2.572.8399
구본석은 이미 캔버스 위 핫픽스의 무수한 반복으로 밤의 정경을 표현한 연작을 여러 차례 발표하였다. 그리고 이번 개인전에서 선보인 신작은 기존의 장식적이고 물질적인 형태에서 멈추지 않고 좀 더 발전하여 LED를 사용한 정말 더 '야경'같은 빛의 움직임을 표현하고 있다. 무수한 틈의 조합 속에서 빛이 퍼지고 그것을 통해 우리는 형태를 인지하게 된다. 그리고 그 빛의 색이 쉼 없이 변하는 것을 보면서 휘황찬란한 시각의 혼란을 체험하게 된다. 구본석의 이러한 연속적인 작업 세계에서 보이는 어둠 속에서 빛을 내는 건물, 도시의 모습은 우리가 매일 일상적으로 보고 익숙해 져버린 우리에겐 어쩌면 너무 친숙한 풍경들을 다시 상기시키며 새삼 우리가 이러한 현란한 빛의 세계에서 살고 있었나 할 정도로 강하게 우리의 숨어있는 기억을 자극한다. 실상 작품을 통해 형태를 인지하면서 관람하는 우리는 어떠한 현실을 이미지화 시키는 과정에서 옮겨진 그 자체의 대상에 대해 기호를 통한 표현이라고 인식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사실 우리 머릿속에 있는 또는 실제 존재하는 형태를 어떠한 도구를 통해 전달하여 옮기는 것이다. 그리고 어떠한 도구를 통해 옮겨진 그 이미지는 더 이상 현실이 아니다. 이미 이미지화가 이루어진 것은 현실과 즉 우리가 재현한 대상과 유사해 보이는 것이기 때문에 롤랑 바르트(Roland Barthes)가 말한 '코드 없는 메시지'와 유사한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즉 옮기는 과정에서는 어떠한 코드 변환이 필요하지 않지만 재현의 미메시스를 표방하는 회화는 현실의 복사물임에도 불구하고 재현의 과정에서 그 이미지를 만드는 사람의 주체적인 방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그 대상을 옮기는 과정 안에 시니피앙과 시니피에의 관계인 기호 코드가 들어있는 것이다.
장 보드리야르(Jean Baudrillard)가 '시뮬라시옹' 이론을 설명하면서 오늘날의 추상은 더 이상 지도나 복제, 거울 또는 개념으로서의 추상이 아니라고 주장한다. 이러한 관점은 구본석의 작업에서 형태의 추상화를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드러난다. 보드리야르는 이미지나 기호가 지시하는 대상 또는 어떤 실체의 시뮬라시옹이 원본도 사실성도 없는 실재, 즉 파생실재(hyperréel)를 가지고 산출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시뮬라시옹의 작용은 사라져버린 모든 형이상학적인 면을 띄게 된다고 말한다. 또한 더 이상 존재와 그 외양을 나누던 실재와 그 개념을 나누던 상상적인 공통분모가 없어지게 되면서 실재는 무한정 재생산될 수 있게 되고 더 이상 이상적이거나 부정적인 어떤 사례에 빗대어 측정되지 않는 조작적일 뿐인 어떠한 상상 세계도 더 이상 실재를 포괄하지 않는 합성물이 되는 것이다.
구본석의 「City of Light and Dark」 연작에서 보이듯 시뮬라크르된 투명성 앞의 파생실재성 속에서 모든 형태는 물질과 이상의 관점을 더 이상 논하지 않는다. 그리고 보드리야르가 낭만주의를 허무주의의 첫 번째 커다란 출현이라고 말했듯 화려함 속의 미학적 형태는 결국 실제가 없는 것들에 대한 생산을 계속 해낸다. 이렇게 실제가 없는 허구 속에서 펼쳐진 빛의 이미지들은 공간과 상황에 대한 지각의 혼란을 제공하는데 이는 「City of Illusion」작업에서 극명해 진다. mise en abîme 기법의 심연의 무한 반복은 결국 실제와 재현의 모든 차원을 벗어나 초현실적인 환상적 효과로 이야기를 마감한다. 이는 할 포스터가 말했듯 프로이드 적인 언캐니(uncanny)개념에서 보이는 사실과 상징 그리고 생물과 무생물의 구분을 흐리는 경험을 의미한다. 사실과 허구의 차이를 흐리는 묘함 속에서 밝고 현란한 빛의 작용은 결국 허상이라는 환상의 환영을 남기며 복제된 빛의 움직임으로 반복된다. ■ 김주옥
Vol.20120914e | 구본석展 / KOOBONSEOK / 具本錫 / mixed medi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