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ave in the city

이종석展 / LEEJONGSUK / 李鍾碩 / media art   2012_0913 ▶ 2012_1014 / 월요일 휴관

이종석_urbanwave-redeveloped(2)_디지털 프린트_120×78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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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913_목요일_06:00pm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 레지던스 입주작가 릴레이개인展 1st MakeShop Art Space Residence Artists' Exhibition Relay 1st

후원 / (주)코리아센터닷컴_한국문화예술위원회_경기문화재단

관람시간 / 11:00am~07::00pm / 월요일 휴관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 Makeshop Art Space 경기도 파주시 교하읍 문발리 500-14번지 Tel. +070.7596.2500 www.makeartspace.com

도시, 인간 그리고 자연 – 모순적 이중성에 대한 미적 발현 ● 도시와 사람, 그리고 생명이라는 주제로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며 활발하게 활동 중인 작가 이종석. 이번 전시에서 그는 황량한 다리 위를 밝히는 가로등, 화면 가득 빽빽하게 들어선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 그리고 고압전선으로 얽힌 전신주 등 자신이 이해하고 해석하는 도시의 이미지를 통해 도시 공간의 의미, 그 안에서 살아가는 인간의 삶, 그리고 자연에 대해 이야기를 건넨다. ● 가로등 불빛이 환하게 비추는 다리. 그러나 그 위를 달리는 자동차는 보이지 않는다. 화면 가득 빽빽하게 들어선 대규모의 아파트 단지, 하지만 그 공간에서 사람들과 삶의 모습은 찾아 볼 수 없다. 반면 현대식 고층 건물의 유리벽은 꿈틀대며 물결치고, 도시의 가로등이 춤을 춘다. 아파트 숲은 대양의 파도처럼 너울거리고, 고압전선으로 연결된 전신주는 뿌리를 내리 뻗으며 곧게 자란다. 비인간적이고 단색적이며 생명의 흔적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도시 공간의 모습, 하지만 이종석의 작품에서 이런 도시 공간은 또 하나의 생명체로서 태어나 움직이고 성장한다. 인간의 흔적이 제거된 도시 공간의 모습이라는 점에서 이종석의 작품은 루시와 사이먼(Lucie & Simon)의「Silent World」연작을 연상하게 하지만, 이종석이 형상화한 도시는 그 자체로 물결치거나 흔들리고, 춤을 추는 등 생명력을 가지며 또 다른 차원의 도시 이야기를 생성한다.

이종석_urbanwave-redeveloped_디지털 프린트 설치_300×546cm_2012

이종석은 도시에서 태어나 자라고, 현재도 도시에 생활의 터를 두고 있는 태생적 도시인이다. 서울의 외곽지역에서 유년기를 보내며 도시화 과정을 몸소 경험한 이종석은 도시의 여러 가지 편리함과 혜택에 익숙해져 어느 덧 그 삶의 방식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도시 공간의 각박함과 황량함에 막연히 자연을 동경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였다고 한다. 결국 이종석에게 있어 도시란 편리함과 더불어 삭막함이 공존하는 이중적 공간이며, 자연이란 각박한 도시의 삶을 피할 수 있는 피난처이지만 일상을 살아가기에는 벅찬 모순적 공간이 되어 버렸다.

이종석_urbantree-reed pots_3채널 HD 비디오_00:04:05_2012

인간의 편리에 의해 창조된 공간인 도시. 하지만 어느 덧 도시는 인간을 위한 공간이라기 보다 현대인이 삶의 방식을 맞추고 익숙해져야만 하는 필수불가결한 시스템으로 변모하였다. 본질적으로 인간 삶의 객체이어야 할 도시 공간이 이제는 인간 삶의 시스템을 생성하고 지배하는 주체로 뒤바뀐 것이다. 프랑스의 철학자 자끄 엘륄(Jacque Ellul)은 현대의 테크놀로지가 인간의 관리에서 벗어나 자주성(Autonomy)을 획득하여 스스로 발전하고 성장하는 주제적 존재로 변화하였으며, 인간은 그 성장을 돕는 객체로 전락하였다고 말하였다. 고도의 과학기술에 기반을 둔 삶을 영위하는 현대인. 하지만 이러한 현대인의 삶이 과연 주체적인 선택에 의한 것일까. 그것이 아니라면 현대 사회의 시스템에 맞추도록 선택의 여지없이 강요된 것은 아닐까. 이종석은 이러한 관점에서 도시의 가로등을 "Urban Reed"로, 전신주를 "Urban Tree"로, 그리고 아파트 단지를 "Urban Wave"로 명명하였을 것이다.

이종석_urbanwave-resonance_디지털 프린트_120×87cm_2012

하지만 이종석은 이러한 고민에 어떠한 가치 판단을 내리지는 않는다. 단지 이종석은 그가 이해하고 해석한 도시 공간을 솔직하게 작품으로 구현해 낼 따름이다.「Urban Wave」는 이종석이 유년기를 보낸 길음동을 배경으로 하였다. 도시화의 과정에서 대규모 재개발로 인해 그가 기억하는 마을과 언덕의 흔적을 모두 사라져 버리고 이제는 아파트 단지가 빼곡히 들어차 있는 길음동의 모습. 이종석은 현재 길음동의 모습에서 획일화된 도시 공간의 편리함과 함께 공존하는 삭막함의 이중적 모습을 보았고 그것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였다.「Urban Reed」와「Urban Tree」또한 같은 맥락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도시를 밝히는 가로등과 전기를 공급하는 전신주는 도시 생태계의 핵심적인 구성요소이다. 인간의 삶을 윤택하게 하는 가로등과 전신주이지만 이종석의 작품에서 이들은 갈대가 바람에 날리듯 춤을 추고 나무처럼 뿌리를 뻗어 성장한다. 도시가 그 자체로 생명력을 얻어 스스로 성장하는 일종의 생명체로 표현된 것이다. 반면「Urban Waterfall」은 이종석이 막연히 가지는 자연에의 동경을 표현한 것이다. 폭포에서 낙하하는 물방울의 모습을 디지털 이미지로 단순화하여 화면에 구현한「Urban Waterfall」은 도시에서 나고 자란 태생적 도시인의 관점에서 관념적으로 형상화 된 폭포의 모습이다. 이렇게 이종석은 이번 전시에서 그가 경험한 도시 공간의 편리함과 삭막함의 모순적 이중성, 그리고 도시인으로서 가지는 자연에 대한 막연한 동경심과 인식을 가감 없이 작품으로 형상화 하였다.

이종석_urbanwave-waterfall_단채널 HD 비디오_00:02:35_2012

하이데거(Heidegger)는 도구를 이용할 줄 아는 동물 중 그 도구의 성질을 돌이킬 수 없도록 변형하여 사용하는 동물은 인간이 유일하다고 말하였다. 인간은 삶을 윤택하게 하기 위해 자연물의 속성을 돌이킬 수 없도록 변형하며 다양한 도구와 기술을 발전시켰고, 도시는 그러한 도구와 기술이 집약된 삶의 공간이다. 하지만 자끄 엘뤼(Jacque Ellul)가 언급하듯 인간이 창조한 도시 공간은 자주성(Autonomy)을 획득하며 스스로 성장하여 인간의 삶을 지배하는 주체적 존재로 또 다시 변형되고 말았다. 인간의 삶을 배제한 도시 공간이 생명력을 획득하며 그들만의 공간으로 재탄생 하는 모습을 형상화 한「Urban Tree」,「Urban Wave」와「Urban Reed」. 그리고 디지털 이미지로 재해석된 자연의 모습「Urban Waterfall」 등의 작품을 통해 이종석은 현대 사회에서 도시 공간은 무엇이며, 그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 삶의 의미는 무엇인지, 또 도시인의 관점에서 자연은 어떻게 인식되어야 하는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을 던진다. ■ 고홍규

이종석_urbantree-connected(1,2,3,4)_디지털 프린트_120×60cm×4_2012

파주출판도시內의 복합문화예술공간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 레지던시(MakeShop Art Space Artist-in-Residence)에서 운영하는 프로그램 중 하나인 입주작가들의 릴레이 개인전이 2012년 9월 13일, 이종석작가의 개인전을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펼쳐진다. ● 지난 3월 공모를 통해 선발된 총 5개 팀(이종석, 신성환, UPSETPRESS(이부록&안지미), 김현정, 김나영&그레고리마스)이 각각 한 달여 기간 동안 개인전형식으로 연이어 펼쳐질 이번 프로그램은 작가 단독의 전시가 아닌 전시의 시작 두 달 전 1박 2일간의 평론가와의 1:1 매칭을 통해 지속적인 멘토와 멘티관계를 유지하며 전시를 구성한다. 형식적일 수 있는 양자간의 간격을 좁히고 작가와 평론가간의 진솔한 소통과 이해를 이끌어 내어 보다 완성도 있는 전시를 준비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매칭과 릴레이개인전은 창작공간의 양적팽창이라는 현상황에서 물리적 환경 만을 제공하는 것이 아닌 보다 밀도있는 특화된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실적위주의 형식적 진행이 아닌 작가와 평론가가 긴 호흡을 내쉴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여 작가는 이 기간 동안 미쳐 감지하지 못했던 제3자의 시선을 통한 새로운 시각을 통해 자신의 작업을 뒤돌아 보고, 평론가는 장시간의 대화와 관찰을 통해 작가의 숨겨진 내면을 들여다 보고 자신의 관점을 구체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 지난 7월 6일 평론가 고홍규와의 첫만남을 시작으로 이뤄진 이번 이종석작가의 개인전『wave in the city』展은 그 동안 작가가 단독으로 진행해 오던 전시방식에서 평론가와의 매칭을 통해 어떠한 변화가 이뤄졌는지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 메이크샵아트스페이스

Vol.20120913j | 이종석展 / LEEJONGSUK / 李鍾碩 / media art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