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 Lycanthropy

서재현展 / SEOJAEHYUN / 徐宰衒 / painting   2012_0913 ▶ 2012_0930 / 금요일 휴관

서재현_아리_한지에 먹, 채색_117×91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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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913_목요일_05:00pm

관람시간 / 09:00am~06:00pm / 금요일 휴관

인천 미추홀 도서관 INCHEON MICHUHOL LIBRARY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610-4번지 Tel. +82.32.440.6643 www.michuhollib.go.kr

생물학적 구조로서 인간은 포유류에 해당하는 동물임에도, 이성과 자아(Ego)의 비판을 통해서 인간다울 수 있다. 하지만 사회구조와 자아의 무비판적인 행태들은, 인간이 동물일 수밖에 없는 허점을 보인다. 사람은 타인과의 관계를 통해서 존재할 수 있고, 현시대는 물질을 삶의 가치 이상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이를 구축하고 있는 건 사회라는 '야생'이다. 물질에 대한 지나친 강박들은 '집착'이 되어, 본능에 충실한 맹수의 모습과 같이 오히려 비이성적으로 느껴지기도 한다.

서재현_아리_한지에 먹, 채색_91×117cm_2012

이렇게 드러나는 자아의 상실은 물질과 사회를 신봉하는 반려동물처럼 꼬리를 흔들거나 주인에게 언제 버려질지 모를 불안감만을 갖은 체 갈등하게 된다. 무비판적인 관계의 냉담한 현실은 털을 꼿꼿이 세우고 으르렁대는 맹수들로 가득하며, 온정이 없는 불편한 관계로까지 느껴진다. 하지만 파괴적인 모습 뒤에 나약함을 감추기 위한 자기방어적인 공격성이 짙게 깔려있음을 안다.

서재현_악몽_한지에 먹, 채색_145×112cm_2012
서재현_악몽_한지에 먹, 채색_145×112cm_2012

인간의 본성은 본래 동물성을 갖고 태어나며 본능에 충실하다. 사회화 과정을 통해 '인간화'과정을 거치지만, 반대로 야생이라는 사회적 의미로서 동물이 되는 본능을 습득하거나 학습한다. 이는 욕망으로서 타인의 권리를 대수롭지 않게 침해하는 비양심적인 행태들이 정신적 질환으로까지 나타난다. 또 어릴 적 성장 과정의 충격이나 애정결핍은 잘못된 가치관을 갖거나 본능적 폭력성을 반사회적으로 품기도 한다. 정신적 외상을 품은 아동은 성인이 되어서도 잠재적으로 폭력적이거나 파괴적인 성향을 띄고, 이는 특수한 경우로 부정하지만, 누구나 가질 수 있는 동물의 본성이자 사회적 비극이다. 이상적인 인물상의 환상 뒤에 가려진 동물성은 '인간적인 동물, 동물적인 인간'으로 미묘한 간극을 이루고, 소외와 아픔에서 오는 불안한 사회를 반영한다. 행복지수는 반비례하고, 어린아이들까지 우울증을 겪는다. 굳이 보려 하지 않아도 쉽게 보고 들을 수 있는 사건, 사고의 뉴스들이 그 증거이다.

서재현_송곳니_한지에 먹, 채색_120×180cm_2012
서재현_송곳니_한지에 먹, 채색_120×180cm_2012

불안한 사회의 현실은 마치 악몽처럼 되풀이되는 정서를 반영한다. 이는 스트레스, 불안, 우울, 죄책감등의 충격 때문에 나타나는 끔찍한 영상의 악몽과 같다. 통제가 불가능한 무의식의 현상처럼, 악몽은 이성이 주관하는 현실과 무의식 체계 사이의 중요한 연관성을 의미하고, 사회에서 우울증이나 불안증세가 극심해지는 이때, 현실은 꿈보다 더 현실적인 악몽으로 수많은 사람이 불안 속에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서재현_요람_한지에 먹, 채색_190×110cm_2012

자율성의 상실로 인한 정체성에 대한 갈등이 때론 이성과 무의식의 경계, 어느 쪽에도 속하지 못한 채 꿈을 꾸듯 현실에서 악몽을 맞이하고, 꿈인지 현실인지 모를 혼란이 된다. 현실에서 일어나는 일상이 꿈과 같고 때론 원치 않은 사건은 다시 꿈이길 바라는 염원을 담는 것처럼 말이다. 스스로 만든 사회의 울타리에서 사육되는 것은 아닌지, 되풀이 되는 환상의 희망고문 속에 외로움만이 가득한 차가운 시선으로 다가온다. ■ 서재현

Vol.20120913d | 서재현展 / SEOJAEHYUN / 徐宰衒 / pain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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