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uinness Desire 기네스 욕망

위영일展 / WEEYOUNGIL / 魏榮一 / painting   2012_0911 ▶ 2012_1013 / 일,공휴일 휴관

위영일_Planet wee012 All-Star 3_실크스크린, 패널에 유채_112×194cm_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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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영일 홈페이지_wee012.wixsite.com/weeyoungil

초대일시 / 2012_0911_화요일_05:00pm

관람시간 / 월~금_10:00am~06:30pm / 토_10:30am~06:00pm / 일,공휴일 휴관

카이스 갤러리 CAIS GALLERY 서울 강남구 청담동 97-16번지 Tel. +82.2.511.0668 www.caisgallery.com

코믹한 현실에 대한 상상력의 진지한 성찰 ● 위영일 작가의 작업세계는 지금까지의 상상력의 총집합으로 완전히 꾸며진 이야기로 이뤄져 있다. 그가 밝히듯「Ideal type」2부작 중 2009년『Planet wee012 All-Star』이은 이번 전시의 주제는 기네스 욕망(Guinness-Desire)이다.「Planet wee012 All-Star」는 작가가 설명하듯 "자의적 설정에 근거하여 가상으로 만든 행성"이라는 뜻이 담겨있다. 행성은 이번 전시에서 행성은『기네스 욕망』의 상징인 등장캐릭터들을 포함하여 그간 다종교배시켰던 다양한 캐릭터들이 죄다 등장하는 배경이자 지지체이라고 할 수 있다. 이 행성과 캐릭터들은 다종교배에 상상의 산물인데도 우리에게 낯설지가 않다. 친근하기까지 하니 오히려 현실적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있음직해 보인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그 이유에 대해 양방향에서 해석해 볼 수 있다. 이유 중 하나는, 많이 봐온 대중적인 이미지들이기 때문이고, 다른 이유는 현실이 오히려 비정상적이면서 변종의 가능성이 실제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전자는 상상력의 소산이므로 긍정적인 의미를 지니지만, 후자는 현대사회의 문제를 담고 있는 산물이므로 부정적이다. 그의 작품에 등장한 내용들은 두 가지를 동시에 지니고 있으니 이러한 양방향에 대해 이렇게 종합해서 분석해 볼 수 있다. 그가 표현하는 세계는 현실을 모방한 더 현실적인 이야기로 구성되어 있는 완전히 꾸며진 세계라고 말이다.

위영일_SF Structure_실크스크린, 패널에 유채_117×237 cm_2012
위영일_복장불량 Inappropriate clothes_실크스크린, 패널에 아크릴채색_80×60cm_2012 위영일_짬뽕맨에로 25 Complexman Ero 25_실크스크린, 캔버스에 아크릴채색_80×60cm_2012

우리에게 상상력이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 건 그리 오래지 않았다. 상상력이 힘을 발휘하던 시대는 신화나 전설, 또는 종교를 보더라도 동서를 막론하고 태고적부터라고 할 수 있다. 그럼에도 저명한 마르크스가 상상력을 미래의 윤리학이 될 것이라고 예언할 정도였으니 이전에는 부정적이었던 셈이다. 상상력은 단지 상상하는 원동을 뜻하고, 그것이 아이폰과 같은 새로운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는데 왜 19세기후반에 윤리를 거론하면서 상상력을 구원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정도로 부정적이었을까? 그 원인은 합리성을 기반으로 시작된 근대에는 상상력을 거짓이라는 부정적인 윤리적 가치와 동일시했기 때문이다. 상상력은 이성의 놀이는 될 수 있지만 '오류의 근원'으로서 이성을 통해 근대를 정립하는 데에는 방해가 되는 쓸모없는 행위였던 것이다. 근대화, 즉 이성에 의한 합리적인 사고방식으로 세계를 해석하는 시대가 수백년을 지속하면서 많은 다양성이 하나의 기준으로 귀결되고, 그 결과 부조리와 폭력이 정당성을 얻었고, 이에 대한 반감이 오히려 실제로 회귀하기 위한 방법으로 상상력을 다시 요청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상상력이 어떤 윤리적인 접근에서 볼 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이다. 상상력은 미학의 영역이며, 이 영역은 진위와 선악의 피안에 있기 때문에 예술에서 발휘되는 상상력을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현대의 사상가들은 말한다. 이는 상상력으로 중무장된 위영일 작가의 작품에 관심을 가져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

위영일_백살마녀를 위한 For a 100 year-old witch_스테인리스 스틸, 빗자루, 자전거, 혼합재료_가변크기_2011

위영일 작가의 상상력은 당연한 얘기일 테지만 현실을 기반으로 한다. 현실의 부조리와 모순, 그리고 그를 둘러싼 환경에서 벌어지는 지나친 욕망의 행태들은 현대를 살아가는 젊은 예술가이자 창조라는 무거운 짊을 기어이 감당하는 그의 상상력을 더욱 자극한다. 작품에 드러난 많은 이야기들은 너무도 많아서 하나의 서사시로서도 충분할 정도이다. 그만큼 문제적인 행태들이 많다는 반증이다. 그가 자신의 상상력을 통해 웅변하는 여러 가지 사회적인 문제들은 두 가지 측면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우선, 현대인의 욕망의 과잉으로 인해 탄생한 코믹한 모습들이다. 욕망의 극단적인 표현 산물은 이번 전시의 주를 이루며 그가 창조한 등장캐릭터의 양의성 중의 하나이다. 주지하다시피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모든 과한 것은 부족한 것보다 못하다. 그 사실을 잘 알면서도 인류의 욕망은 항시 과잉으로 향해 있다. 자연에 대한 인류의 지배가 본질상 인위적이니 이러한 인위성에서부터 비롯되는 근본적인 불안감을 채우기 위한 노력이고 방법이다. 그러나 '자연'이란 것이 애초에 '인위'에 상충되는 본성자체이다. 따라서 현대인이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취할 수밖에 없는 과잉은 역설적으로 우리의 불안감을 더욱 가중시킬 뿐이다. 가벼운 예로 정전을 들 수 있다. 전기 부족에 대한 불안감은 전기를 더욱 부족하게 만드는 역설을 낳았다. 이렇듯 이제는 도망칠 수도 없으니 인류가 향해 있는 과잉의 모습은 우습다기보다 애처롭기까지 하다. 다른 하나는, 현대사회에 만연한 영웅주의의 광적인 모습이다. 현대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선의 영역을 점유하기 위해 영웅을 생산하듯, 현대인의 과잉된 욕망은 영웅을 숭상하면서 자신의 과잉된 욕망을 위로받는다. 영웅은 인간 욕망의 극한의 다른 표현으로 이 둘은 인간의 본성과 현대사회의 결합이 낳은 트윈스라고 할 수 있다. 위영일 작가는 영웅주의의 광적인 모습과 욕망으로 점철된 현대사회의 모습 사이에 닮은 지점을 예민하게 포착해서 실제로는 불가능한 이상적인 모든 타입의 총체를 자신의 플래닛에 가능하게 구현해 놓는다.

위영일_Planet wee012 All-Star2_실크스크린, 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유채_180×488cm_2012

위영일의 작품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과잉된 욕망의 한 단면으로서 이상적인 유닛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시의 주제인 기네스 욕망을 보자. 기네스 기록은 실제 삶과 대조해 보면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무모한 시도일 뿐 사실 아무 무의미하다. 자본주의와 결탁하여 만들어낸 욕망의 산물이자 부추기는 수단일 뿐이다. 이러한 욕망은 그에게 짜증날 정도로 창작의 동기를 부여하는 인간의 과잉된 욕망, 즉 식욕, 성욕, 장수욕, 권력, 편리성, 속도에 대한 욕망과 함께 '7가지 욕망'을 완성시킨다. 실례로, 연예인이 된 씨름선수가 악수를 많이 해서 갖게 된 기네스 기록은 실제로도 무의미하지만, 악수할 때에도 손이 너무 아파 살짝 스치기만 했다 하니 예술적으로 날이 선 위작가로서는 도무지 지나치지 못 할 무의미인 것이다. 이외에도 의도적이긴 하지만 모든 조합되고 변형된 캐릭터들의 '아무것도 아님'을 코믹하게 표현하는 그의 능력에 대해, 앞서 살펴 본 바에 따라 우리는 상상력에 대해 우리사회의 만연해 있는 비가시적인 병폐를 가시적이게 만드는 것이라는 수식을 더할 수 있게 된다.

위영일_세상에서 가장 멀리서 그림그리기_가변설치_2012
위영일_세계에서 가장 멀리서 수직면에 그림그리기 Drawing on a vertical plane from the farthest_ 단채널 영상_00:02:30_2012

우리는 위영일 작가의「Planet wee012 All-Star」에서 벌어지는 일련의 사건들, 즉 기네스 욕망으로 점철된 현대인의 행태를 보면서 감춰진 우리의 불편한 진실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그가 의도한데로 "참 쓸데없는 짓을 했네"라고 읊조리면서 그 진실을 모른 척 지나갈 수 있는 처세술을 배우게 될 것이다. 그가 꾸며낸 상상의 세계를 통해, 오히려 미래가 어디로 향하든 이것이 우리에게 당면한 진실이란 사실을 받아들이면서 우리는 상상력의 무한한 가치를 긍정하며 이러한 숙명을 차라리 웃으면서 맞이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말이다. ■ 박순영

Vol.20120910j | 위영일展 / WEEYOUNGIL / 魏榮一 / painting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