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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907_금요일_06:00pm
기획 / artstory
관람시간 / 01:00pm~12:00am
새미 갤러리 SAMII GALLERY 부산시 금정구 장전3동 416-46번지 2층 Tel. +82.51.909.5222
미술전시공간에서 신작 개인전을 가지는 의미와 이미 발표되어진 구작위주의 전람회를 연출하여보는 의미는 사뭇 다를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화랑경영을 해보면서 구작(久作)전시를 즐겨하였던 이유에는 시간의 진행과 공간의 변화가 작품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때가 많았던 체험 때문입니다. 새미라는 제목으로 또다시 새로운 공간을 시작해 보는 첫 개인 전람회를 진성훈작가의 구작들 위주로 구상해 보았던 것은 그러한 개인적 취향의 문제도 있었지만 적은 작품 수이지만 작가의 독특한 개성이 그동안 경유해온 궤적 (軌跡)을 일목요연하게 감상자들이 볼 수 있는 기회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기도합니다. 좋은 작가는 그이의 생애가 아주 명쾌한 기승전결(起承轉結)의 수순을 가진다고 합니다. 이제 성숙한 전계의 시점에 선 작가의 새로운 작품들을 기대해 보면서 작가의 아르카익(archaic)한 시절들과 함께 대면해보는 이번 전람회는 새롭게 시작하는 가을의 길목에서 만날 수 있는 충만한 미술적 감흥이 될 것입니다. 전시 요청에 흔쾌히 응해주신 진성훈 작가와 이번 전시기획을 함께해준 아트스토리 최세학 대표께 감사를 표합니다. ■ 김정대
(중략) 진성훈이 그린 형상이 존재론적인 변화의 뉘앙스로 표현되기보다 ‘데스마스크’처럼 차갑게 표현되어 있다는 점에서 저 얼굴은 얼굴의 표면을 서서히 잠식한 ‘가면’으로 읽히게 만든다. 그의 작업에서 생의 활력을 잃어버린, 방부 처리된 ‘얼굴/가면’을 오랜 시간 쓰고 지낸 남성과 여성의 얼굴에서 표정을 찾을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인 셈이다. 굳은 얼굴. 그러니까, 진성훈이 구성한 저 얼굴은 항상, 이미 가면이며 곧 얼굴과 가면이 분별되기 어렵다는 것을 암시해준다. 가령, 어두운 눈과 입 저 뒤편에 진짜 눈과 입이 존재한다고 믿기 어렵고 가면을 벗겨도 또 ‘얼굴/가면’이 있을 뿐, 진짜 얼굴이, 본질적인 그무엇이 있다고 믿기 어렵다. 입과 눈(감긴 눈을 포함한)의 저 어두운 공간에 ‘진짜’얼굴이 존재한다고 믿기보다는 가면이 곧 얼굴임을 확인하는 것이 훨씬 더 중요하다. 가면 뒤에 진짜가 있는 것이 아니라 이 가짜 얼굴, 가면이 진짜 얼굴을 보게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그러니, 저 ‘가면/얼굴’을 보면서 형이상학적 비약을 하는 것보다 지금, 여기에서의 삶을 문득 떠올리는 게 훨씬 중요한 것이 아닐까? 내 얼굴을 덮은 가면의 더께들! 그 역사들. ■ 김만석
(중략) 그의 작업이 갖는 의미는 이런 현대적 징후읽기의 상투성이 아니라 부조라는 방법에 의해 이런 의미를 읽게 한다는데 있다. 부조는 입체이지만 부조를 만들기 위한 휠씬 큰 배후가 있어야 한다. 부조는 그 자체 독자적인 표현력을 가지고 있지만 등 뒤의 벽면에 의지할 수 밖에 없으며, 그렇게 해서야 성립된다. 부자유와 자유라는 이중성을 보여준다고 할까. 배면의 공간으로부터 결코 벗어날 수 없는 부조의 속성이 진성훈에게 와서 그의 인물이 처하고 있는 상황, 떠나고 싶어도 결코 떠날 수 없는, 그를 얽어매고 있는 상황을 상정하지 않고는 설정이 불가능한 인물을 창조하게 한다. 이번 작품전의 중요한 의미를 만들어 주는 부분이다. 말하자면 현대라는 상투적 의미를 어떻게 조명하는가이다. 그리고 그런 인물을 드라마틱한 이야기로 만들기보다 가방이라는 대체물을 통해서, 가방이라는 현실적인 물건을 통해서, 일상의 권태와 무의미와 그런 속에 잠식당하고만 인간의 창조에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인간을 어떻게 들여다 보고 내보이는가에 있다. 이런 부조의 내밀한 의도는 도리어「아침식탁」이라는 그림에 의해서 다시 드러나게 된다. 그의 인물을 잡듯 조감시점으로 잡힌 식탁은 그 위에 놓인 찻잔과 가방, 책, 립스틱, 콤팩트, 방독마스크 등을 입체감이 있는 현물로서보다 식탁보의 사방연속무늬와 함께 평면화되어 현실감을 탈취해버린다. 입체가 주는 현실같은 환상보다 정보로서 그 실상이 드러날 뿐이다. 평면은 인간적인 감정보다 선명한 사물인식이 가능하며 보다 냉정하게 사물을 보게 한다. 그리고 그 사물들, 식탁 위의 사물들은 어차피 식탁이라는 일상적 상황이 아니면 무의미한 개별적 사물에 지나지않고 식탁이라는 상황이 필요한 것이라면 식탁과 일체화시키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개별체의 형상도 가지고 있고 그들 간의 관계도 확실히 묶어둘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게 된 것이다. 그것이 조감적 시점이며 조감적 시점에 의해 부조의 공간 특성과 같은 맥락을 보게 된 것이다. 그것은 곧 세계를 이루는 거대한 힘, 현실을 떠날 수 없는 인간의 한계와 상황을 표현하는 방법적 각성으로 나타난다. 가방 속의 물건들도 가방이라는 한정된 공간에 부조처럼 묶여 있는, 가방에 붙박혀 있는 듯한 형상으로 드러난다. 현실감을 갖고 있지만 현실일 수 없게 드러나는, 투명하게 사태가 보이지만 그것을 제어할 모든 것을 잃어버린, 그것으로부터 벗어날 수도 없는 상황을 나타내는 것이다. 부조라는 평범한 방법과 가방이라는 소재 그리고 그 속을 들여다보게 만든 감성은 바로 우리가 일상으로부터, 익명의 대중성으로부터 떠나고자 하지만 결코 가방 속을 벗어날 수 없는 가방 속의 물건이듯, 현실인 것도 현실 아닌 것도 아닌 우리 현존재의 상황을 조형화하고 있다. 그것은 물화되어 가는 현대의 거대한 비극의 한 징후를 읽게 하는 것이다. ■ 강선학
Vol.20120910i | 진성훈展 / JINSEONGHOON / 陳成勳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