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ress & Complex

Drawing Route 2012展   2012_0907 ▶ 2012_0916

신미정_지랄도 풍년일세_캔버스에 우드락, 아크릴채색_71.8×60.5cm_2012

초대일시 / 2012_0907_금요일_06:30pm

HIVE Space A 기획전시

참여작가 신미정_이상규_이슬희_정윤경_최재영_한상아

책임기획 / 조송주

주최,주관 / 청주복합문화체험장 HIVE Camp 후원 / 한국문화예술위원회

관람시간 / 01:00pm~07:00pm

하이브 스페이스 에이 HIVE Space A 충북 청주시 상당구 내덕 2동 109-22번지 B1 Tel. +82.43.211.6741 cafe.naver.com/hivecamp

스트레스와 콤플렉스를 읽는 6개의 시선 ● 조송주(하이브 전시기획자)는 작년에 기획했던 『Drawing Route』에서 확실히 자신감을 얻은 듯하다. 필자가 작년 드로잉 루트 기획전 공간에서 가졌던 생각, '이 기획전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지속적으로 이어져, 젊은 지역 작가들의 열정적인 손맛을 보았으면' 했다. 다행이도 고맙게도 바램이 이루어졌다. 올해 드로잉 루트는 작년과 달리 참여 작가들에게 주제를 안겼다; '스트레스와 콤플렉스'. 미술가들만이 아니라 누구라도 일상에서 매우 빈번히 사용하는 말이다. 이 두 단어의 선택은 상당히 전략적인 기획이다. 누구나 사용하지만 내면적으로 동일함이 없다. 지금 여기 청주에서 대학을 갓 졸업한 젊은 작가들에게 이 두 단어는 어떤 질문이 될까. 어떤 대답을 할까. 얼마나 깊은 곳에 있는 것을 얼마나 솔직히 어떤 방식으로 꺼낼까. 드로잉이라는 말의 의미가 '꺼내다'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분명히 전략적이다. 필자는 세미나에 앞서 이 단어의 사전적 정의를 재점검하지 않기로 했다. 애초에 의미를 모르는 전혀 생소한 단어로 간주하기로 했다. 그 어떤 언어적 선입견으로부터도 자유로운 채, 6명의 젊은 작가들이 꺼내는 6가지 방식을 가만히 듣기로 했다. 동일한 언어기호에 대한 개별 작가들의 시각적 해석이 무엇이든, 필자는 그들의 정의를 듣고 즐기기로 했다. ● 신미정 작가는 'Fun Fun 한 그녀의 Fun한 그림'으로 자신을 규정했다. 필자는 작가가 기획전을 위해 준비하고 있는 작품을 일별하면서, 작가가 자신의 삶 속에 스트레스를 참으로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는 생각을 했다. 작가는 자신의 일상 사적 경험에서 그리고 웹 상에서 쉽게 공감할 수 있는 동시대의 경구를 선택하고 조합하여 새롭게 재구조화함으로써 자신만의 화려한 색깔을 입히고 있음을 보여주었다. 작품 「미래미녀★신미정 로또당첨안부럽다」를 보면, 축하글이 달린 화환의 한 가운데 자신을 넣고 여러 종류의 꽃으로 장식했다. 참으로 가당찮은 자신감이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지극한 자기 사랑에 대한 의욕 충만으로 존경을 표해야 하나, 나 자신도 모르는 사이 웃음이 나온다. 작가 자신이 밝히고 있듯이 뻔뻔하지만 감상자의 시선을 유쾌하게 붙잡는 것도 사실이다. 신미정작가가 사적인 시간과 공간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도 내가 무서워요」라는 작품을 보면, 장난감 포크레인 위에 자아도취에 빠진 MB의 캐릭터가 있고 미국 만화 주인공 제리가 그것을 밀고 있다. 작가는 공적 문제에 관해서도 풍자와 해학으로 접근하여 유쾌하게 풀어내고 있다. 신미정 작가는 이미지 전용(appropriation)보다는 일상 대화 속에서, 사이버 상에서 흐르고 있는 키워드(언어기호)를 솎아내어 재해석함으로써 이미지를 만들어낸다. 색채구성은 영화 『오스틴 파워』에서 보았던, 그리고 최근 티아라의 롤리폴리에서 보았던 강렬한 원색의 배색을 채택하고 있다. 그렇게 해서 2012년 현재를 살아가는 감상자에게 심각한 현실로부터 떨어져 볼 수 있는 거리두기 장치로 기능하도록 한다.

이상규_먹을거!!!행복해_캔버스에 펜_22.5×15.3cm_2012

이상규 작가가 준비해서 보여 준 작품은 상당히 서정적인 그림 이야기이다. 이야기가 있는 그림이라고 해도 좋겠다. 그의 고민은 인간의 생활 세계 안에 들어와 있는 동물에 대한 관심이다. 그렇다. 작가는 자연 상태의 적자생존 법칙과는 다른 방식으로 인간의 생활양식에 의해 규정되는 동물의 생존에 측은지심을 발현하고 있다. ● 필자는 작가가 지닌 어진 성품이 묻어있는 부드러운 시선이 만들어 내는 화면구성에 주목했다. 작가는 화면 위에 서정성 넘치는 필적을 사용하고 있지만 화면 구성과 소재의 배치는 강한 역동성을 보여준다. 긴장과 이완 그리고 집중이 서정적인 내용에 회화적 긴장감을 주고 있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것으로 강아지 머리 위에 민들레 꽃을 피워 놓았다는 것이다. 민들레 꽃은 감상자에게 시각 기호로서 상상력을 발휘하도록 하는 회화적 장치이다. 민들레 꽃은 식물이다. 강아지는 동물이다. 흔한 잡종개. 쉽게 볼 수 있는 민들레 꽃. 그렇다고 생명의 존귀함마저 무시되어서는 안 된다. 이상규 작가도 신미정 작가와 마찬가지로 강아지의 속내를 일방적이기는 하지만 때로 유쾌하게 때로 가슴 아프게 읽고 있다. 이상규 작가의 강점은 소재들 사이에 그리고 화면 구성에서 대비의 효과를 적절히 구사해서 맛을 만들어 내고 있다는 점이다.

이슬희_거짓이 돼버렸다 2_편지에 대일밴드, 아크릴과슈_17×12.5cm_2012

이슬희 작가는 자신이 최근 일상에서 겪은 사적 스트레스를 있는 그대로 드러내주었다. 정말 이래도 되는지. 이것도 예술의 영역 안에 들어올 수 있는지 고민할 필요는 없다. 이미 은밀한 사생활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작품화했다는 점에서, 라우센버그의 조합회화(combine painting) '침대(Red, 1955)'와 트레이시 에민(Tracey Emin)의 '나의 침대(My bed, 1999)가 떠오른다. 그녀의 작업이 사적 차원에서 촉발되기는 했지만, 남녀간의 관계성이라는 문제에서 볼 때, 어느 시대이든 어디서든 일어나고 있는 관계성 물음이 작품에 있다면..., 말하자면 특별한 개별성으로부터 보편성을 읽을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히 예술의 영역에 들어올 자격이 있다. 다만 회화적으로 문제시되는 것이 있다면, 특히 그것의 표현에 있어 작가만의 독창적인 드로잉 몸짓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작가는 이제는 과거가 된 과거 남자친구와 주고 받은 원본 편지를 꺼내어 다시읽기와 덮어쓰기를 감행했다. 그렇다고 과거가 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노골적으로 과거를 공개하여 과거가 공개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만일 편지 내용과 최근의 파국을 그대로 덮고 싶었다면 과거에 눈꼽만큼도 관심을 두지 말았어야 한다. 그래서 사적인 편지는 회화적인 문제로 변형된 것이다. 필자는 이슬희 작가가 지금 쏟아낸 드로잉 열정과 다시읽기 집중력을 계속해서 진화시켜가기를 바란다.

정윤경_날 잡아주세요, 주세요._OHP 필름, 사진, 펜_가변설치_2012

'내 이야기 들어 볼래? 유치하지만, 뻔 할지도 모르지만 … 그냥 저냥 들어줘. 들어주세요.' 정윤경 작가는 자신의 이야기를 소심하게 시작했다. 시작부터 웃음이 난다. 그렇지만 앞선 신미정작가가 만들어 주었던 웃음과는 다르다. 이상규, 이슬희 작가와도 판이하게 다른 성격을 소유한 듯하다. 소심하다. 혼자 말 걸고 대답하는 혼자놀기의 달인이다. 아이같다. 작은 것에 강한 집중력을 보여준다. 자신이 주변에 있는 사물에 감정이입을 무척 쉽게 한다. 필자는 순간 고민에 빠졌다. 작가가 보여주는 사물과 대화하기 능력은 어떤 종류의 상상력일까? 영화 '토이스토리'가 보여주었던 장난감이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것과 같은 종류의 상상력일까? 이상규 작가의 강아지 속내를 읽어보려는 시도와 같은 종류일까? 만일 정윤경 작가의 창작방식에 '감정이입(einfülung)'이란 용어가 가능하다면, (물론 현재로서는 작가에 대하여 결코 단정적인 태도로 '감정이입'이란 용어를 꺼낸 것이 아니다), 미적 경험의 본질 물음에 대한 한 가지 해결책으로 한 때 제시되었던 이 '감정이입'론이 과연 현재에도 어느 정도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까 하는 의문 또한 떠오르게 한다. '감정이입'론이 주장했던 바에 따르면, 미적 경험은 주관(창작자)이 자신의 작업을 대상(사물)에 이전시킬 때에만 생겨난다는 것이다. 그렇게 함으로써 주관은 대상이 본래 소유하지 않은 속성을 그 대상에 돌린다는 것이다. 피셔(F. T. Vischer)는 이렇게 설명했다. 미적 경험에는 주관 자신의 경험을 대상에게 빌려주는 것과 같은 어떤 것이 일어난다. 립스(T. Lipps)는 이를 쾌(快)의 원천이라고 했다. 대상 속에서 주관의 자아와 타자로서의 자아를 동시에 발견한다는 것이다. 감정이입론자들은 감정이입에는 독특한 만족감을 주는 어떤 '심적 반향'이 일어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감정이입론의 비판자들은 지적 추론에 의한 것이든 또는 순수한 감정이든 감정이입 모두가 미적 효과를 산출하는 것은 아니며, 미적 경험이라고 해서 모두가 사고와 감정의 감정이입을 포함하고 있지는 않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이따금씩 일어나는 하나의 현상을 보편화시키려한다는 점에서 '감정이입론'은 창작의 원천으로서 그리고 미적 경험을 설명하는 중심부로부터 밀려났다. 다만 감정이입은 미적 태도의 선행조건이 될 수는 있다. 그렇지만 본질로 생각하기에는 무리인 듯하다고 비판받았다. 필자는 정윤경 작가에게 이렇게 말하고 싶다. 자신이 지닌 탁월한 감정이입 능력을 소중히 여기되 시대와의 공감능력과 현상을 있는 그대로 관조하는 태도도 더했으면 바란다.

최재영_How do 유 두?_수채, 마카_26×38cm_2012

필자는 최재영 작가에게서 수다스러운 시대에 극히 절제된 표현으로 자신을 가다듬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신미정 작가와는 화면을 대하는 태도가 지극히 대비되어, 이 두 사람이 한 공간 안에서 서로 대화를 나눈다면 그것도 재미있는 기획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나를 걸지 말아 주세요', '밑도 끝도 없어 보이지만 밑도 끝도 있는 작품', '長點과 短點을 보는 시각의 차' 등 대부분의 작품에서 작가는 진지한 사색을 보여준다. 하나의 현상을 여러 시각에서 해석해 내려는 진지한 태도는 육중한 몸체로 자신을 기호화하는 것과 통한다고 생각된다. 진지한 면과 함께 '온도 변화에 따른 핫도그', '안되면 될 때까지', '행렬도 2012' 등과 같은 작품에서는 유쾌한 해석력 또한 갖추었음을 보여준다. 작가는 레이먼드 인먼의 말을 전해 주었다. '창조적인 생각을 찾는다면 산책을 하라. 산책을 할 때는 천사들이 사람에게 말을 건다.' 맞다. 산책은 조용한 사색을 취하기에 좋은 방법이다. 깊은 사색은 하늘에서 천사의 날개에 새로운 생각을 실어 전해준다. 필자는 여기 한 가지를 더하고 싶다. 가끔은 번잡한 땅 위에서의 유쾌한 수다도 삶을 풍요롭게 해줄 수 있다고.

한상아_새싹_실, 천_18×20cm_2012

한상아 작가에게 화면은 자기 치유의 공간으로 보인다. 내성적인 성격과 인내심이 한 땀 한 땀 무척 강하게 배어 있는 바느질이 인상적이다. 작가 자신의 내부에 응축된 감정을 차분한 어조로 담아낸 자화상을 보는 감상자라면 누구라도 자신의 내면으로 부지불식간에 들어가게 될 것 같다. 필자는 한상아 작가에게 지금과는 전혀 다른 치유의 방식을 찾아보도록 권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현재의 작업 방식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작자만의 독특한 치유 공간을 더욱 진화시킬 수 있는 회화적 장치를 좀 더 고민하면 어떨까 생각해 본다. 필자는 성격이 판이하게 다른 6명 작가들이 올 9월에 보여줄 협연을 즐거운 마음으로 기다린다. ■ 박종석

본 전시 『Drawing Route 2012』는 2년 연속 기획 사업으로 2011년에 진행 되었던 전시 가운데 작가들의 관심과 관람객들의 반응이 가장 높았던 전시를 2012년 주제 전시로 새롭게 기획하였습니다. 이는 주제 설정을 통하여 '정수를 뽑아내다'라고 하는 현대적 의미의 새로운 드로잉 경로를 그려보고자 함 입니다. ● 2012년 본 기획전시 주제 - Stress & Complex -는 21세기를 살고 있는 현대인들 모두가 가지고 있는 내적 근거(고민)에 대해, 왜? 그리고 어떠한? 경로를 통해 그 것이 외(부)적으로 표현되는지에 관한 드로잉 일기 형식의 주제 전시 입니다. ■ 조송주

Vol.20120907c | Stress & Complex-Drawing Route 2012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