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책판매처 교보문고 www.kyobobook.co.kr 영풍문고 www.ypbooks.co.kr 반디앤루니스 www.bandinlunis.com 예스24 www.yes24.com 더 북 소사이어티 www.thebooksociety.org 오프라인 책판매처 더북스_땡스북스_가가린
컨템포러리 아트 저널 CONTEMPORARY ART JOURNAL 서울 종로구 안국동 63-1번지 Tel. +82.2.722.7258 www.cajournal.co.kr
계간 컨템포러리아트저널의 10호 특집은 상반기 전시의 리뷰들이다. 리뷰의 실패는 예술의 실패다! 오늘날 리뷰/리뷰어는 자신의 임무를 잃어가고 있다. 오히려 많은 전시리뷰는 작가 재능의 상대적 우월성을 선전하거나 아예 천재신화의 조작적 창조에까지 가담한다. 작가나 작품을 이견과 질문, 의구심에 의해 쓸모 있는 것이 되는 사유로부터 격리시킴으로써, 오히려 그것을 고무해야 하는 자신의 임무를 스스로 등지는 것이다. 즉 주어진 대상을 신화화mythification함으로써, 그렇게 되기를 원하는 사람들의 환호에 부응하는 것이다. 미디어기업과 갤러리, 경매사와 컬렉터 간의 네트워크가 긴밀하고 돈독한 것이 되면서, 비판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는 리뷰는 이미 천연기념물이 되어버렸다. 잡다한 인용구들로 도배되는 전문가들의 리뷰도 그것의 영향력과 시장에 재투영되는 효과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즉각적으로 우호적인 여론을 형성하고 시장에 긍정적인 사인을 보내는데 보탬이 되지 않는 리뷰에 누가 비용을 지불하겠는가? 그러므로 그런 리뷰가 써질 이유가 어디에 있겠는가? 성공을 거두기 위해 이미 성공을 거두었다는 부정직한 보증만이 절대적으로 필요할 뿐이다. 곱씹는 리뷰는 비효율적이고, 의심하고 재해석하는 리뷰는 무엇보다 불필요하다는데 요즈음의 세태다. 지금 리뷰의 그와 같은 기능이 신속하게 폐기되어가고 있는 이유다. ● 예술 리뷰의 중요한 기능은 진행 중인 사건이 자욱하게 먼지를 일으키는 동안은 보이지 않았던 구조를 밝혀내는 것이다. 특성상 리뷰는 작품이나 전시 자체보다 더 사회적이고 경제적이며 정치적이다. 더 직접적으로 사회적 검열기제와 마주하게 되고, 정치적으로 해석되며, 공적이거나 사적인 기관들의 이익과 연류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재능 있는 작가를 시야에서 멀어지게 하거나 평범한 재능에 불과한 것을 영웅적인 것으로 만드는데 관여하는 것은 리뷰의 의미가 아니며 기능이어서도 안 된다. 특히 오늘날과 같은 시대에 힘의 은폐되었던 배후를 드러내고, 전시의 구조 깊숙이에 암호화되어 있는 체계가 모습을 드러내도록 하는 것이 전시리뷰의 우선적인 의미이자 기능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작품이나 전시의 리뷰가 창작이나 전시 자체 보다 더 윤리성을 요구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이것이 리뷰어reviewer에게 작가나 큐레이터와는 다른 임무가 부여되는 맥락이다. 거센 사회적 관계망들로부터 빗발치는 힘의 자장들이 이합집산하는 한 가운데 서있는 큐레이터가 볼 수 없거나 보지 않는 것들을 리뷰어는 보아야 한다. 리뷰어는 작가나 큐레이터의 열정과 노동, 미적 노선이나 정치적 신념에 동의를 표하고 찬사를 보내는 것 이상의 것을 보기 위해 시선을 돌려야만 하는 것이다. ● 전시는 그것이 진실한 것일수록 이미 그 자체로 제도화, 도구화된 예술에 대한 성찰, 부당한 사회권력에 대한 도전, 양심선언, 대안적 삶과 문명에 대한 암시 등의 입장을 취한다. 하지만 오늘날 큐레이터십은 성공적인 전시의 값싼 이미지를 제공하는 현란한 공간연출과 미디어술의 동원이라는 유혹에 빠져들고 있다. 좋은 전시의 기준은 이미 충분히 뒤틀려져 있다. 글로벌한 것, 화려함, 유명세, 지적 허세…, 그런 환경 안에서 예술창작도 예민한 모서리들이 깎여나간 나긋나긋한 고양미나 오락적 유희가 넘치는 것으로의 변형을 겪고 있다. 사실 창작이나 전시기획은 예정된 리뷰를 앞서 반영한다. 리뷰되기에 적절한 작품이나 전시가 창작되고 기획되는 것이다. 작품이나 전시를 리뷰하는 게 아니라, 리뷰가 창작을 지시하고 전시를 이끄는 것이다.
■ 목차
Editorial 동조의 지식과 아첨의 수사로 뒤덮이는 전시 리뷰_심상용
People 오수환 대담: 지금 여기에 서서, 비어있는 마음으로 변화를 맞기_심상용
Special Feature 리뷰의 실패는 예술의 실패다 『한국의 단색화』展, 모더니즘의 덫, 철늦은 유파주의로의 재귀인가_심상용 유토피아 모색 중, 도시와 건축의 끝없는 환영지_현지연 보이지는 않지만 손에 닿아 만져지는_임국화 남한의 동시대 조각 언어_정형탁 도큐멘타 역사를 새롭게 쓰는 '고고학적 재구조화'의 여행_이영철 예술가의 중립적 시선에 관한 무모한 부재증명_서길헌 작가 이인성에게로 가는 길_이대범 서도호의『집 속의 집』展에서 읽는 '합의시대'의 예술과 글로벌 할당_심상용 못된 디자인이라는 오해_임국화 제목을 사수해야 할 이유와 춤을 출 이유_현지연 모험 섞인 시도와 느슨한 오독의 가능성 사이에서_박재용
Vol.20120901h | CONTEMPORARY ART JOURNAL 2012년 여름 / 10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