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꾸는 숲 DREAMING WOODLAND

신정미展 / SHINJEONGMI / 辛貞美 / craft   2012_0830 ▶ 2012_0910

신정미_꿈꾸는양이_45×30×9cm_2012

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시간 / 10:00am~08:00pm

가회갤러리까페 서울 종로구 가회동 1-34번지 Tel. +82.2.546.1815

인형, 예술 속으로 뛰어들다 ● 꽤 유구한 역사를 지녔을 법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인형 제작이 하나의 예술 장르로 주목 받기 시작한 것은 그리 오래 전 일이 아니다. 한국적인 소재에, 한국적인 모양, 여기에 한복까지 입힌 김영희의 닥종이 인형 정도가 예술 작품으로 평가 받았다. 그것도 외국에서 인정받은 공로를 치하하는 정도의 반쪽 짜리 평가라고 봐야 정확할 것이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부터 오랫동안 놀이도구로 여겨졌던 인형은 우리나라에서도 당당히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평가되며 갤러리에 등장하기 시작했다. 바느질로 인형을 만들어 캔버스에 붙인 강석현, 유럽의 앤틱 인형을 작품에 투영한 김승희 등 회화작가들이 작품에 인형을 적극적으로 사용하였으나 2차원인 캔버스에 입체적인 구성을 위한 실험적인 도구 정도의 성격이 강했다.

신정미_금붕어_8×20×5cm_2012
신정미_대양이_27×24×9cm_2012

역사가 100년이 넘어 이미 유럽에서는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구체관절인형이 우리나라에서 조명되기 시작한 것도 이즈음이다. 신정미 역시 한국 구체관절인형협회의 태동과 함께 작품활동을 시작하였는데, 주목할 만한 점은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구체관절인형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나갔다는 점이다.

신정미_장화신은 고양이_60×25×25cm_2011
신정미_푸른염소_60×30×30cm_2010
신정미_다친 사슴_60×30×35cm_2007

생명에 대한 유연한 탐구 ● 신정미의 작품에서 꾸준히 반복해서 등장하는 테마는 생명이다. 인형의 모양, 채색 및 세부 요소들은 작가의 생명에 대한 유연한 탐구정신을 보여준다. 신정미는 인형에 사실적인 형상을 구현하는 한편, 몽환적인 느낌의 채색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을 넘나든다. 금붕어의 두 눈에서 피어나는 꽃이라던가, 물 위로 올라온 풀숲 사이를 물고기들이 헤치고 지나간다던가 하는 장면은 이미 초현실주의의 거장들이 한 번씩 거치며 명작을 보여준 소재. 그러나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주고 어른들의 동심을 자극하는 인형 본래의 의미에 신정미의 표현은 정답에 가깝다.

신정미_꽃과 새싹_40×30×35cm_2008

또한 신정미는 작품마다 변화무쌍한 모습을 보여준다. 대양이 연작에서는 나라 요시모토를 발견할 수 있고, 다친 사슴에서는 프리다 칼로를 만날 수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인형을 대하는 작가의 호기심과 예술을 대하는 작가의 진지함이 교차하고 있다. 일견 부조리한 패러디 같기도 하고 매우 적절한 오마주처럼도 보인다. 이번 전시는 이렇듯 인형을 통해 새로운 예술의 세계를 접하는 동시에 신정미 작가의 생명에 대한 탐구 정신과 마주하게 되는 기회가 될 것이다. ■ 박정선

Vol.20120831f | 신정미展 / SHINJEONGMI / 辛貞美 / craft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