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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901_토요일_04:00pm
작가와의 만남 / 2012_0907_금요일_07:00pm
주최 / 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지원
관람시간 / 01:00pm~07:00pm
사진공간 배다리 갤러리 BAEDARI PHOTO GALLARY 인천시 동구 금곡동 10-12번지 Tel. +82.(0)10.5400.0897 www.photobaedari.com
공간에 투영된 내면성에 대한 탐색 ● 공간에 종속된다는 것은 머물 수 있는 어딘가가 보장되어 있다는 것으로 안정감을 느끼는 가장 기본적인 필수조건일 것이다. 특히 주거공간은 누군가가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해석되는 자본의 상징이기도 하다. 삶의 질과 연결되는 이 공간은 각자의 상황에 따라 몇 번이고 이동 되며, 그 이동이 반복될 동안 주거 공간 역시 헐어지고 세워짐이 교차된다. 오랜 기간 삶을 함께 한 공간은 기억이 겹겹이 축적되어있어 낡은 벽지, 벗겨진 페인트, 창틀의 프레임에 맞게 보여 지는 풍경까지 추억의 세포들처럼 기억이 엉겨 붙은 장소이다. 삶의 일부였던 공간이 허물어 질 때 느끼는 아련함은 다음을 기약할 수 없는 상실감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민경이 건네는 공간은 이러한 아련함을 되살리고 있다. 카메라의 시선은 곧 허물어질 그 곳을 담담히 향하고 있으나 대상을 바라보는 마음은 기억의 고향을 잃어버린 누군가의 마음과 연결되고 있다. 억지스럽게 해석하려 하지 않아도 사진을 마주하면 내면에 간직된 각자의 고유한 흔적들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이미지가 공간모형으로 재구성되면서 그 집중력을 더 자극시키고 있다. 인간의 부재가 만들어내는 공허함은 작가의 구성방식에 의해 또렷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 의식하고 있지 않다가도 특정 음악이나 냄새만으로 과거의 추억이 불쑥 떠오르듯 민경의 이미지 역시 내면에 고착화된 기억을 반복 재생시킨다. 대상을 통한 지각은 보는 이의 기억에 의존한다. 그러므로 사진 속 대상을 만나는 관자들의 기억도 동일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민경의 비워진 공간에서는 서로 상이한 기억의 형태는 그리 중요하지 않다. 공간속에 투영된 사적인 삶의 기억을 만날 수만 있다면 말이다.
가시적인 공간이 유실되는 것처럼 우리의 내면 역시 변화되어 왔음을 네모난 집 세모난 집 네모난 집(2012), 단단한 집(2012)이란 나레이션 작업을 통해 엿볼 수 있다. 외적인 변화보다 내면의 변화과정이 오늘의 자아를 형성하였듯 민경의 작업은 공간을 통해 스스로의 정체성을 바라보게 한다. 어느 곳에 뿌리내려 에너지를 공급받고, 어디를 바라보며 삶을 이어왔는지, 주어진 환경에 영향을 받으며 그 중심을 찾아다녔던 기억을 만나게 된다. 거주와 이동을 반복하는 현대인들은 심리적인 안식처가 되는 공간을 각자의 내면에 스스로 구축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현 시대의 물리적인 공간은 더 이상 따뜻한 고향의 모습으로 기다려주지 않는 듯하다. 그렇기에 우리 모두는 어쩔 수 없는 표류자로 내면의 공간을 더욱 갈망하게 된다. 민경은 기억의 저장고에서 부피는 크지 않으나 밀도만큼은 진하게 내제된 그것을 끄집어내고 있다.
사진 속의 집들은 어느 시대 유행했었던 아주 번듯하게 세워졌을 다가구 주택들이다. 늘 그렇듯 건축은 시대의 부속물로 인간의 욕망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 민경의 작업은 공간에 비추어 이러한 시대를 읽어내고 있다. 비워진 공간은 과거를 환기시키면서도 새롭게 구축될 무엇인가를 예측하기도 한다. 현 시대가 추구하는 모습으로 세워질 건물들은 더 나은 삶을 살아가고 있노라 말하게 될 것이다. 높이 치솟아 오른 오늘날의 주거공간은 누군가의 기억의 고향이 되어주다, 시간이 흐른 어느 시대에 또다시 인간의 부재를 경험하게 될 것이다. 그 결과 철거되고 허물어지게 됨을 유추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낡은 것을 허무는 권력은 안식할 곳을 찾아야하는 이들에겐 끊임없이 또 다른 형태의 폭력으로 돌아오게 된다. 보금자리를 위한 개발과 욕망이 머물 곳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작품을 마주하는 우리의 내면에도 그 양면성이 늘 존재하지 않는가. 철거되어 사라지는 공간이 기억을 잃어버리는 듯 아쉬워 붙잡고 싶으나, 이제는 불편해진 그 곳에 계속해서 종속되고 싶지는 않은 이중적인 내면과도 마주하게 되는 것처럼 말이다. 낡은 것들은 한 장의 사진처럼 그저 삶의 한 역사로만 남아주기를 현 시대는 바라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공간을 탐구하는 민경의 작업은 그 장소의 범주가 확장되고 있다. 이는 공간을 대하는 작가의 담론 역시 점차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개인과 사회의 정체성, 우리의 기억에 담긴 그 불확실한 감정들을 민경은 보다 선명하게 대면할 수 있도록 우리에게 안내하고 있다. 협소했던 기억의 잔재가 새로운 의식을 개척하는 시발점이 되지 않을까 짐작하면서 작가의 다음 도약이 기대된다. ■ 허아영
Vol.20120829i | 민경展 / MINKYUNG / 旼徑 / installation.photograph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