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829_수요일_05:30pm
관람시간 / 10:30am~06:30pm
노암갤러리 NOAM GALLERY 서울 종로구 인사동 133번지 Tel. +82.2.720.2235~6 www.noamgallery.com
healing은 '몸이나 마음을 치유함'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여기서 치유란 몸과 마음 중에 어느 한 쪽에 한정된 것이 아닌 모두를 치유한다는 의미가 크다. 예술철학사에서도 예술의 테라피적 기능이 분명하게 제시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리스의 비극들이 정신위생학적 자기 정화의 역할을 한다는 카타르시스론을 주장했다. 니체는 여기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삶은 근본적으로 고통스러운 것이기 때문에 예술이라는 환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프로이트는 통제받는 성적 충동의 고통을 해소하기 위한 방편이 되는 예술론을 펼치기도 했다. 예술 창작은 행위 자체가 자신을 위한 테라피이며 감상하는 것 역시 테라피의 일종인 것이다.
색에는 치유의 힘이 있다. 나의 이번 작업은 거대한 색면의 표현적 가능성에 주력했다. 색채는 사각형 틀 안에서 각기 다른 톤으로 변모하며 전체적으로는 부드럽고 잔잔하다. 얼룩져 있는 화면에서 사색적인것, 때로는 긴장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3차원 공간이 주는 착시 효과를 거부하고 캔버스를 2차원 평면으로 바라보며 캔버스는 물감이 칠해지는 바탕이 아니라 물감과 함께 일체화된다. 궁극적으로 순수한 시각의 표현을 추구하고자 했다.
캔버스에는 수많은 사각형이 존재한다. 안과 밖, 주체와 객체, 내면과 외면, 그리고 꿈과 현실 어쩌면 소통을 위한 窓의 의미일 수도 있다. 추상은 말조차 참 무겁고 부담스럽지만 무엇을 그린 것인지 눈에 완전히 드러나는 구상을 보는 재미와 달리 사람마다 그림에서 서로 다른 생각을 할 수도 있고, 선이나 면, 색이라는 존재 자체에 대해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 피카소는 우리에게 이렇게 훈계한다. "당신들은 보고 있지만 보고 있는게 아니야. 그저 보지만 말고 생각하라! 표면적인 것 배후에 숨어있는 놀라운 속성을 찾으라!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보라". 예술은 일상 속에서 보지 못하는 것을 드러내 보이고 감춰진 것을 끄집어 낸다. 그리고 긍정적인 미래의 가능성을 열어 준다. 작업을 시작한 지 어언 30년이 가까워 온다. 20살 겁없는 시절 부터... 그리고 여전히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 ■ 서정자
Vol.20120829h | 서정자展 / SEOJEONGJA / 徐貞子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