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은 책상이다

A Table is a Table展   2012_0828 ▶ 2012_1007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2_0831_금요일_05:00pm

2012 광주비엔날레 기념展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광주시립미술관 상록전시관 GWANGJU MUSEUM OF ART 광주광역시 서구 농성동 311-1번지 Tel. +82.62.613.7141 www.artmuse.gwangju.go.kr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소시민들의 일상에 고착된 삶과 의식을 비판적으로 그려내는데 특별했던 독일 문학권의 작가 페터 빅셀의 작품「책상은 책상이다」에 등장한 한 노인의 이야기가 현재 우리들의 상황과도 치환이 가능해서 특히 깊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 혼자 사는 노인은 일상이 지루해져 사물의 이름을 달리 불러 보기로 한다. 노인은 침대를 사진, 의자는 시간, 책상은 양탄자... 등등으로 집안에 있는 물건들의 이름을 바꿔 부름으로써 일상이 지겹지 않았다. 한동안 노인은 자신의 놀이법을 대단히 만족해하면서 이웃들을 초대하여 자기 방식대로 대화를 해나갔지만 차츰 이웃들의 발길이 뜸해졌다. 왜냐하면 이웃이 놀러 와도 사물을 부르는 명칭이 다르기 때문에 대화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게 된 것이다. 이웃들은 차츰 노인과 이야기하기를 꺼려하고, 마침내 노인은 외롭게 홀로 남겨져 고독해져간다는 쓸쓸한 이야기이다. ● 살아가면서 지나치기 가장 쉬우면서도 가장 중요한 부분이 '소통'이다. 그 이유는 관계를 맺고 살아야만 하는 '인간'이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 사회의 어느 구석에서나 '소통'을 화두로 삼는다. 생긴 대로 자연스럽게 살면 될 텐데, 무엇이 마음의 벽을 만들고, 의식의 틀을 씌워버리는지 답답하다. 그런데, 이야기를 나누고 싶을 때, '책상은 책상이다'라고 말할 수만 있으면 된다하니 참 쉽다. '책상은 책상이다'라고 부를 때, 즉 있는 그대로를 서로 인정해 줄 때 이야기는 쉽게 풀릴 것이다. 그런데 일상에서 굳어진 우리들 관념이 만든 울타리가 서로의 영역을 넘지 못하게 한다. 그 울타리를 볼 수만 있다면 단단한 빗장을 열수 있을 것 같은데, 보이지 않는다. 어떻게 하면 자신의 섬에서 빠져 나갈 수 있을까? ● 이번 전시에 참여한 광주청년작가들은 일상을 피사체 삼아 작품에 투영시키거나 자신의 감정을 낱낱이 일기처럼 적기도 하고, 진실을 고백하는 피노키오가 되기도 하면서 자신들의 유쾌한 방법으로 '소통'을 말하고 있다. 15인의 작가들은 의욕 넘치는 열정만 엿보이는 실험적 작업이 아닌, 자신들의 작업을 점점 더 심화시켜 나가는 과정 중에 있다. 더 성숙된 자신들의 철학과 세상에 대한 태도를 견지하는 작가들은 개성 뚜렷한 작품으로 관람객들과 만나 '소통'을 생각하자고 청한다.

권승찬_Life is so long, but there is nothing to do. The world is so big, but there is nowhere to go._가변설치

권승찬은 누구보다도 '소통'을 꿈꾸는 작가다. 주어진 공간에서 하나의 주제를 문화적, 사회적으로 연결해서 풀어내는 즉흥성이 뛰어나다. 또한 그의 작품에는 텍스트가 자주 등장하는데, 이것은 관객과의 소통을 더욱 원활하게 만든다. 왜냐하면 이미지가 지시하는 것을 텍스트가 다시 중복해서 보여주기 때문에 관객의 작품해석을 돕는 도구로 자주 쓰이고 있다. 이번 작품에는 '인생은 길고 할 일은 없다'라는 의미의 네온사인이 눈길을 끈다. 쌓여있는 일상 용품들은 삶의 기나긴 흔적과 감정의 고리, 기억을 은유한다. 작가가 장치해 놓은 이러한 여러 요소들은 삶에 대한 긴장의 끈을 툭 끊게 만드는 헛헛함을 던져준다.

김사라_묵비권_피그먼트 프린트_53×73cm_2009

김사라는 대학을 갓 벗어난 젊은 작가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비틀린 부분들을 조명하고자 하는 작가의 눈은 가벼운 흥미가 아닌 깊은 관심을 간직하고 있다. 사람들이 사물과 대상에 대해 갖는 기준이 어떤 것인가에 집중하면서, 공간 속 피사체를 화면에 담는다. 이러한 작업 중 하나인「묵비권」리즈는 사회성이 확립되지 않은 7세~12세 아이들의 무표정한 모습을 포착한 작품으로, 정보가 드러나면서 상처받게 될 대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보를 통해 대상을 인식할 때, 사람들은 사회가 만들어 놓은 가치관이나 정보가 주는 통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갑자기 사진 속 아이들은, 대상은 획일적 판단의 틀로 덧씌워진다. 작가는 이러한 판단이 얼마나 상처를 주고 잘못될 수 있는지 묻고 있다.

박웅규_일념 - 일즉다, 다즉일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먹, 향_112.1×162.2cm_2012

박웅규가 만든 묵직한 톤의 화면은 주변의 것들을 모두 흡수해 버릴 듯해 보이고, 보는 이로 하여금 사색에 빠져들게 한다. 박웅규는 근원을 향해 끊임없이 사유하는 작가다. 작은 움직임 하나, 사소한 말 한마디도 최초의 한 생각으로부터 출발된다고 생각한다. 사물을 그리되, 그 대상의 본질을 드러내고자 하고, 사람을 그리되, 그 사람의 생각을 담아내고자 한다. 사람의 모든 것이 될 수 있는 최초의 한 생각은 그 사람의 삶을 결정짓는 것이 되고, 사물을 있게 한 본질적 요소는 현재의 형상을 존재하게 한다. 하나의 사물에서 만물을 보고, 하나의 생각에서 모든 삶을 만난다. 이것이 바로 작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세계이다.

박윤숙_개미의초대_나무에 아크릴채색 오민정_A String Game_캔버스에 유채_33×77cm_2012

박윤숙은 너무도 익숙한 일상 풍경들을 희화화시켜 작품으로 끌어들인다. 어깨가 늘어진 중년의 아버지, '내 마음대로의 세상'을 외치는 아들, 젊은 시절의 몸매가 그리워 한껏 치장한 아줌마 등등 우리 사회의 대표 아이콘들을 개성 있는 작업으로 나열하기도 했다. 작가는 항상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인물이나 풍경들을 습관적으로 지나치지 않고 고민한다. 패턴화 되어버리는 사회의 단면들을 흥미로운 작품으로 우리 눈앞에 펼침으로써 우리 자신들의 우스꽝스런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게 만든다. 하지만 결코 '우리를 부끄럽게 만들기'보다는 '안타까운 코미디 같은 모습들을 버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살짝 돌려놓는다. 그리고, 기쁠 때 웃고, 울고 싶을 때 실컷 울게 만드는 솔직함을 사랑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 오민정의 작업 속 풍경은 우리 일상의 한 장면들이다. 하지만 구르는 바퀴가 있는 수레, 자전거를 끌고 가는 인물, 짐이 실린 트럭 등등은 현재의 공간에서 벗어나 이동 중임을 시사한다. 일기 같기도 하고 이야기의 삽화 같기도 한 낱낱의 화면들은 개별적이면서도 연결되어 보인다. 사람들이 삶의 충전을 위해 여행을 가장 먼저 떠올리듯이 새로운 공간은 무한한 에너지원이다. 또 하나의 매력은 포장된 자신을 경계하지 않고 드러낼 수 있는 이완상태에 이르게 하는 것이다. 이동의 궤적을 쫓는 작가는 묻혀 지고 흩어져버리는 삶의 흔적을 모은다. 이번에는 우리의 일상과 사소한 놀이를 엮는다. 놀이가 진행되는 동안 상대의 심리를 파악하게 되듯이 게임과 같은 일상은 서로에 대한 이해를 가능케 하는 순간 들이 있음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박은수_smart mobs-똑똑한 군중_캔버스에 혼합재료_2012

박은수의 고향은 갯내음 물씬한 고흥이다. 작가들의 작업에는 항상 자신들의 고향 이미지가 비어져 나온다. 박은수 작품 역시 자신만의 독특한 종이죽으로 이루어 낸 두터운 인물 군상을 통해 바닷가의 켜켜이 쌓인 퇴적층의 질감을 전해준다. 종이죽을 개발하는 과정 자체도 수많은 실험과 시행착오의 집적이었다. 치열함과 끈질김으로 이룬 돌보다 더 단단해진 인물들은 칼로 날카롭게 다듬어져 아우성치고 괴로워하거나 냉소적인 표정을 짓고 있지만, 이것이 작위적이지 않은 것은 작가의 투혼이 고스란히 담긴 작업이기 때문이다. 작업의 중심은 항상 사람이다. 그리고 하나의 개인 보다는 거대 군중 속 존재로써의 존엄함에 중심을 둔다. 왜곡된 형태의 사람은 작가의 의도대로 시각적 충격을 줌으로써 본질에 대한 환기를 이루어낸다.

박형규_몽상2012_혼합재료_가변설치_2012

박형규는 끝없는 여행을 하는 작가다. 여행은 '항상 새롭고 지루하지 않은 재미'를 연상시키듯이 작가는 작업 자체를 즐기고 재미있어 한다. 쓰다버린 소형 전자제품들에서 풀려 나온 스프링, 나사못, 건전지, 연결 잭 등은 작가의 손끝에서 로봇, 곤충 등등 재미난 형상들로 깜짝 변신한다. 고물고물 기어가는 개미떼 같은 작은 형상들을 가까이 볼 때, 그 기발한 변신에 탄성이 절로 나온다. 얼마든지 일상의 모든 요소들이 사람들을 행복하고 재미있게 만들어 줄 수 있는 세상이지만, 사람들은 느끼지 못한다. 채울 수 없는 욕망으로 항상 빈곤과 허기에 허덕이고, 삶은 점점 지루하고 재미없어진다. 작가는 이러한 세상이, 이러한 사람들이 안타깝다. 때문에 자신의 무궁한 상상력이 만든 세계로 함께 여행을 떠나자고 사람들을 청한다.

여소현_Ding Ding Ding_한지에 혼합재료_80.5×100cm_2012

여소현은 작업을 통해 자신의 페르소나를 본다. 그리고 이것은 비단 자신에게만 덧씌워진 가면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에 이른다. 현대인들은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가기 위해 포장된 자신의 가면 속으로 몸을 숨기고 산다. 어쩌면 평생 벗어보지도 못하고, 이젠 성형된 그 모습이 자신의 모습인 양 착각한다. 드로잉적 묘사의 인물들은 군더더기를 제거해 본질을 드러내 보고자 하는 듯, 작가는 수없이 긋는 날카로운 선들로 원형을 더듬는다. 작가는 자신의 모습이 너무 낯설어 보이기 전에 가면을 벗는 용기를 낼 수는 없을까 물음을 던진다. 작품 속 인물들은 링 위에서, 마천루 위에서, 혼자만의 안락한 암체어에 몸을 던지면서 계속 되묻는다. 하지만 진짜 자신의 모습을 마주 했을 때, 진실로 자신을 사랑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오혜경_Lifebus_37×130cm_2009

오혜경의 작품을 들여다보면 작가의 집을, 작가의 이웃을 만나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만큼 리얼리티가 물씬 풍기는 일상의 모습이다. 지금까지 작가는 주로 부조 형식의 작품이나 입체작품을 통해 방심한 풍경들을 코믹하게 다루었다. 지하철 의자에 앉아있는 무표정한 사람들, 중년 부부의 무뎌진 일상, 로또복권을 꿈꾸는 황당한 아저씨 등등 자신도 모르게 무방비로 카메라에 잡힌 것 같은 모습들이다. 이런 사람들이 바로 우리의 이웃이고, 또한 우리 자신이다. 하지만 마냥 누추해 보이지 않고, 그 속에서는 분명 사람 사는 냄새가 느껴진다. 이번에는 흙으로 구워 인물들을 만드는 새로운 시도를 했다. 흙 맛 나는 공간 속 인물들은 관객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와 보인다. 건드리면 마구 수다도 함께 떨 수 있을 것 같다.

이성웅_꼭두각시_나뭇가지_300×300×150cm_2010

이성웅은 자연물이나 덜 가공된 재료들을 작업에 많이 이용한다. 야외에서 거대한 손을 조각하거나, 3m 높이의 나무로 엮은 꼭두각시를 건물 옥상에 설치하기도 하는데, 이런 거대 조각물이 완성되어가는 동안, 작가가 나눈 주변의 오고 가는 사람들과의 호기심어린 대화도 작품의 일부가 된다. 작가는 단순한 조각물이 아닌, 관객과의 호흡이 담긴 살아있는 작품을 위해 야외에서 이러한 작업을 해왔다. 야외 설치물은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스레 잡풀이나 덩굴식물들이 감고 올라가기도 하고 꽃이 피어나기도 한다. 작가의 손을 떠난 작품을 이제 자연이 완성시켜가는 것이다. 과장도, 포장도 없는 꼭두각시는 사람들에게 '자신들의 덧입혀진 외피를 벗어보라'는 메시지를 계속 보낸다.

이정기_남녀노소-老33_나무에 거울_248×126cm_2012

이정기는 거울조각들을 나무나 사물의 일부에 직접 붙이거나 목재 프레임 위에 붙여 하나의 형상을 만든다. 굴절면이 제각각인 거울조각들은 언뜻 보기에 현란하고 화려한 빛을 반사시키지만 사람들의 모습을 굴절된 기형으로 비춤으로써 이미 일상의 거울이 아니다. 기형적 상을 맺게 하는 조각난 거울이 작가에게는 사물이나 인간 내면을 투영시키는 자기 성찰의 도구인 것이다. 거울조각이 이번에는 남녀노소를 한 형상 안에 담는 작품으로 탄생했다. 서로 다른 입장에 선 사람들을 나타내는「남녀노소」작품은 다양한 입장만 가치관이 달라 의사소통이 불편한 현 사회의 모습을 암시하고 있다. '나의 모습은 어떤 것일까?' 이정기의 작품 앞에서 관객들은 자신들의 모습을 한 번쯤 반추해 볼 수 있는 사유의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진희_그해봄,집으로가는길.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72.7×181.8cm_2012

이진희는 내면의 감정으로 파고든다. 눈에 보이는 것이 진짜가 아닐 수도, 그 이면의 부분이 정반대의 실체일 수도 있다는 끊임없는 회의로 추상적 감정, 심리 등을 탐구한다. 자신과의 대화로 이끌려 나온 내면의 이미지들, 즉 자신의 트라우마나 습성일 수 있는 감정의 풍경들을 각기 다른 관점들로 모아서 재구성한다. 조형적으로 풀어낸 그 형태는 현실에는 없지만 비슷한 추상적 형태로 새롭게 만들어진다. 작업을 진행할 때, 감정의 흐름에 맡기면서 애매모호하게 건드려지는 것들을 하나씩 끄집어 올리는데, 이러한 작업 자체가 하나의 치유과정이 되기도 한다. 또한 이 애매모호성은 작가 자신의 사적인 경험에 국한되지 않고, 교환되는 정보로만 대상을 파악하려는 인터넷시대의 세태적 특징으로까지 확장시켜 생각게 한다.

이호동_부자(父子) 되세요_혼합재료_300×300×40cm_2011

이호동은 항상 작업의 바탕에 '언어․ 사물․ 인간'의 관계를 염두에 둔다. 한참동안 말장난 시리즈의 작품이나 퍼포먼스를 하면서 언어를 상상으로 새롭게 조합하고 의미의 변형을 만들어 냈었다. 이러한 언어유희 작업은 과거의 경험과 기억을 통해 상상력이 만들어내는 작업으로, 작업을 통해 자신을 치유한다고 말한다. 이번 작품은 따뜻한 부자간의 정을 주제로 하고 있다. 하지만 이 작품에도 역시 말장난의 연장선에서 '부자(父子)세상'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아버지와 아들의 모습은 정겨움과 사랑이 물씬 묻어나는데, 과장된 표정과 몸짓이 고스란히 그 감정을 전달해준다. 특히 자연석이나 나뭇가지 등을 생김새에 따라 절묘하게 작품 속에 끌어 들이는 작가의 위트 있는 감각이 돋보인다.

조해영_green-grid_캔버스에 유채_112.1×145.5cm_2012

조해영이 만들어 낸 화면에는 고요한 평화가 깃들어 있다. 어떤 때는 단순한 화면이 주는 적막감에 숨을 죽여야 한다. 건물이라고 부르기도 망설여지는 파스텔 톤의 몽롱한 입방체 공간들은 사색의 끝에서 마주치는 풍경처럼 느껴진다. 건물의 규칙적인 흐릿한 유리창은 실험실의 슬라이드글라스를 연상시키기도 하고, 드넓은 잔디밭에 규칙적으로 흐르는 선은 바람의 결을 생각나게도 한다. 극도로 목적적으로 보이거나 지극한 자연을 느끼게도 하는 것이다. 작업 대상이 되는 풍경은 '개인의 오해된 단편적 이미지의 기록'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그러므로 화면에 담긴 풍경은 변화 가능한 이미지의 일부분일 뿐이다. 하지만 모든 불순물이 제거되고 본질만이 남은 공간에서는 어떤 왜곡도 없이 타인이나 대상에 대한 이해가 가능할 것 같다.

주대희_웃음으로 살짝 덮어놓은 울음~_한지에 수묵_209×145cm_2012

주대희의 작품 앞에 서면 누구나 아이들의 천진난만한 모습에 저절로 미소를 머금게 된다. 하지만 좀 더 집중하면 이 아이들이 마냥 해맑고 천진한 주인공들이 아니라는 느낌이 전해진다. 더 외롭기 싫어서, 더 슬퍼지기 싫어서 부리는 몸짓과 표정들임을 알게 될 때, 마음은 더 아려온다. 작가는 아이들을 통해서 우리 사회의 아픈 부분을 건드려 본다. 마음이 울고 있는 아이의 부모는, 가족은 분명 부재중이다. 건강한 가족이 해체되어가는 현실의 이면에는 더 큰 사회적 모순들이 숨어있기 때문임을 작가는 알리고 싶다. 이번에는 잔뜩 경직된 결혼식 사진을 그려 보임으로써 '결혼'으로 얻게 될 가족이라는 울타리보다는 져야 할 책임과 의무가 더 커 보이는 현실을 조명한다. ■ 황유정

Vol.20120828a | 책상은 책상이다 A Table is a Table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