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826_일요일_02:00pm
참여작가 회원 / 강인구_김성미_김수진_김순임_박준식_안경하_안현곤 오수연_옥현철_이말용_이종균_이종은_송현호_정국택_정상수 정혜령_조미영_차종례_최경호_최용선_최정우_최윤아_최은정_한선현 게스트 /조하민_김영궁_배민경_권소진_염지윤_홍지희_배숙녀_김항진_김지용
주최 / (재)안양문화예술재단 후원 / 안양시
입장료 / 2,000원 (단체, 학생할인_1,0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알바로시자홀(안양예술공원내), 주변 산책로 ALVARO SIZA HALL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예술공원로 180번지(안양동 1351) Tel. +82.31.687.0543 www.ayac.or.kr
마감뉴스의 지나온 20년, 앞으로의 20년 ● 야외설치 그룹 마감뉴스가 처음 시작된 마석에서부터 스물일곱 번째, 20년이다. 개인적으로는 10년의 시간을 마감뉴스와 함께했다. 아직까지 '역사'라고 부르기에는 짧지만 함께 부대끼고 모양새를 꾸려온 시간들이 적잖다. 그리하여 20주년을 맞아 지나온 흔적들을 되짚어보고 힘도 다지고 정리도 할 겸, 야외가 아닌 안양 알바로시자홀에 펼쳤다. ● 천천히 아카이브와 자료들을 살펴보니 10년을 함께 한 나도 잘 몰랐던 분들과 작품들이 많았다. 그동안 회원으로 게스트로 많은 사람들이 들고 났기 때문일 것이다. 그 만큼 마감뉴스는 열려 있고 유연하며 '반드시 이러해야 한다.'라는 틀 같은 것이 없다는 것 일게다. 작업들이 펼쳐지는 장소 또한 마석, 양평, 연천, 속초, 안성, 가평, 무의도 등, 한 곳에 정주하지 않고 매해 새로운 장소를 찾아다녔는데 각각의 장소와 소통하며 새로운 작품들을 탄생시켰다. 이러한 유연성과 유목적 성격들이 우리를 화석이 아닌 새로이 흐르는 물같이 여기까지 오게 한 것이 아닌가 한다.
내부의 시선으로 보면 20년의 성과는 굉장히 크다. 첫 번째 무엇보다 즐기듯, 놀듯 시작한 행위들이 20년을 계속해 왔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성과이다. 20년 동안 다양한 매체들과 실험들이 시도되고 흩어졌으며 회원들 개인적으로도 20대였던 청년들이 40대가 되어 신변에 많은 변화들을 겪었다.(매해 신입회원을 받아 평균회원경력 10년, 30대 후반 40대 초반)그런 외적 환경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20년을 이어가고 있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두 번째 작가들 간의 연대의식으로 척박한 미술환경에서 작가로 사는 것의 어려움을 잘 견딜 수 있도록 해주었다는 것이다. 어려운 경제적 여건, 출산과 육아 등으로 놓아버리고 싶었던 작가의 길을 서로 보듬고 달래며 여기까지 왔다. 마지막으로 매번 새로운 상황에서 3일 동안 때로는 끈질긴 집중력을 가지고 매달리거나 때로는 여유롭게 한 발짝 떨어진 시선들로 작업에 임하다보니 스튜디오에서 풀리지 않던 작업들이 해결되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떠올라 다음 작품의 씨앗들을 얻어 간다. 개인적으로도 여러 번 작업을 그만 두고 싶은 상황이 있었으나 마감뉴스가 정신적 버팀목이 되어주어 지금까지 하고 있다. ● 호이징가는 호모 루덴스(Homo Ludens)에서 놀이란 어떤 행위가 수단이면서 목적일 때 가능한 행동이라고 말한다. 산업사회가 시작된 이래 사람은 노동의 도구가 되었다. 수단과 목적이 분리된 것이다. 거창한 말로 포장 하지 않아도 예술 또한 수단과 목적이 일치하는 놀이의 한 형태인 것이다. 그 어떤 예술가도 돈을 목적으로 판매만을 위해 작업을 하지는 않는다. 자신의 삶의 의미와 즐거움을 위해 기꺼이 쉽지 않은 놀이의 길을 가는 것이다. 정리하자면 20년 동안 자알 의미 있게 '논'것이다.
외부의 시선으로 보자면 사실 언급할 것들이 그리 많지 않다. 많은 평론가들에게 회자된 것도 아니고 예술기금을 넉넉히 얻어 덩치 큰 전시를 일군 것도 아니다. 지금도 전시지원금을 얻으러 이리저리 전시 기획서를 들이밀고 있다. 그러나 바로 그러한 이유로 지난 세월 우리의 모습을 그대로 이어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외부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기에 더 자유로웠고 뭐든지 내 손과 발로 뛰어야했기에 맺은 결실마다 소중했으며 미술계의 시류와 유행에 초연 했기에 여기까지 왔고 앞으로 20년도 조심스레 이야기할 수 있다. ● 사실 엄밀히 말하면 20년은 짧다. 한 해 동안에도 수많은 시각이미지들이 트렌드라는 미명하게 계속 소비되고 변화하는 요즘에 20년은 엉겁의 세월만큼 길수도 있겠지만 '역사'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아직은 이르다.
최근 미술비평들을 보면 '전략'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인다. 예술이 삶의 한 부분이 아니라 목표를 가지고 전략과 전술을 통해 의도한 바를 얻어내야 하는 것처럼 보인다. 삶을 전략적으로 살지 않듯 예술이 삶의 일부임을 인정할 때, 삶이 그 어떤 최종적인 목적이 있지 않다는 것을 인지한다면 예술 또한 목적을 염두에 둔 전략이란 의미가 없다. ● 전략이 존재하지 않는 마감뉴스는 앞으로 가야할 곳, 만나야 할 사람들이 많다. 지나온 20년에 디딘 발자국을 고개 돌려 지그시 바라보고 다시 한 발짝 내딛어 20년 아니 그 이상을 걸어갈 것이다. ■ 조미영
Vol.20120826a | 길에게 묻다-야외설치그룹 마감뉴스 20주년 기념초대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