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pensia and The Art Zone Ecopia

배수영展 / BAESOOYOUNG / 裵秀英 / installation   2012_0824 ▶ 2012_1024

배수영_상상충전소 Dream Station_방수목재, 방수페인트, 모조잔디_200×300×30cm_2012

초대일시 / 2012_0824_금요일_07:00pm

주최 / 강원도개발공사 기획 / (주)씨에이치이엔티

관람시간 / 24시간 관람가능

알펜시아리조트 Alpensia Resort 강원도 평창군 대관령면 용산리 223-9번지 Tel. +82.33.339.0000 www.alpensiaresort.co.kr

공공미술로 구축하는 에코피아 ● 설치미술가 배수영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의 주무대인 알펜시아(Alpensia)를 이번 개인전의 장(場)으로 삼고자 한다. 그녀가 주로 공간디자인, 환경미술, 에코아트라는 이름으로 공공미술의 유형들을 개별 언어화시키는데 집중해왔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남다른 차원을 노정한다. 그도 그럴 것이 여타의 아티스트들이 본연의 예술창작 외에 생계의 수단으로 공공미술을 시도해왔다고 한다면, 그녀는 애초부터 자신의 내밀한 예술언어를 구축하기 위해서 공공미술을 지속적으로 실험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공공성'(publicity) 자체는 그녀의 개인작업이 당면한 제일의 화두인 것이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그녀의 작업이 다른 작가의 작업들과 차별화되는 지점이다. ● 이러한 차원에서 대중 혹은 관객과의 소통 담론은 그녀의 작업에서 언제나 주요하다. '관조를 통한 감동'을 기대하는 전통적 작품 감상과 달리 그녀에게 작품 감상은 '참여와 체험을 통한 상호작용'를 기대한다. 오늘날 미술 관람객이란 더 이상 특정 소수의 인텔리겐치아(intelligentsia)로 국한되지 않으며, 그 개념이 불특정 다수의 대중 수용자(public user)에게로 무한정 열려가고 있는 중이다. 그런 면에서 오늘날 관객은 더 이상 수신자(receiver)가 아닌 이용자(user)로서의 지위를 부여받는다. ● 그렇다고 작가 배수영은 자신의 예술창작에 있어 공공성의 노예가 되는 일방적인 '수용자 지향성'(user-orientation)에 집중하지 않는다. 그녀는 예술가 본연의 '창작자 지향성'(creator-orientation)을 한축으로 삼고 대중의 요구와 바람을 자신의 작품관 안에 녹여내는 균형적 감각을 언제나 유지하고자 한다. 그것이 무엇인지 그녀의 이번 개인전 출품작들을 하나하나 짚어가며 면밀하게 살펴보자.

배수영_휴[休] Rest_방수목재, 방수페인트, 모조잔디_430×430×20cm_2012

커뮤니케이션 공공디자인 ● 작가 배수영은 이번 전시에,「상상충전소」,「휴(休)」,「에코터널」,「숨쉬는 지구」라는 큰 규모의 4점의 설치작품을 선보인다. 그 중 앞의 두 작품은 대중과의 소통 담론이 활발히 작동하는 작품이라 하겠다. 공히 두 작품은 건축물 내부와 외부에서 작동하는 공간의 문제의식을 먼저 상정하고 그것이 어떻게 수용자의 현실적 참여를 동기화시킬 수 있는지를 실험하는 장치로 기획되었다. 즉 '닫힌 공간 안에 배치된 열린 구조물', '열린 공간 안에 배치된 움직이는 구조물'로 기획된 두 작품은 각기 로비와 광장이라는 유휴 공간에 쌍(pair) 배열의 형식으로 설치됨으로써 불특정 다수의 수용자들이 어떻게 쓸모가 없는 유휴 공간으로부터 쓸모가 있는 유용 공간을 창출해내는지를 실험한다. ● 먼저 작품「상상충전소」를 보자. 이것은 건물 로비에 두 조각체로 분리 설치된 한 쌍(pair)의 작품이다. 세워져 있는 커다란 판형체에는 사람의 발자국 모양 혹은 짚신벌레와 같은 원생동물의 형상이 실루엣을 남기고 떨어져 나가 인근의 바닥에 사뿐하게 드러누워 있다. 애초에 하나의 몸이었음을 유추하게 만드는 두 조각체는 세우기(standing)와 눕히기(laying)로 수직과 수평의 조화를 시도할 뿐 아니라, 음각의 네거티브와 양각의 포지티브, 감싸기(envelop, coupage)와 전개하기(develop, découpage) 등 대립의 조형설치 언어들을 통해서 상호간 조화를 지속적으로 실험한다. 특히 인공잔디를 표면에 입힌 의자용 테이블은 '인공에 개입하는 자연'이라는 작가의 주제의식을 상기시키면서도, 건축물 내부의 유휴공간을 유용성의 것으로 치환시키는 퍼블릭디자인의 위상을 드러낸다. 작품명처럼 가히 수용자들의 휴식과 감상이 교차하는 '상상충전소'라 할 만하다. ● 또 다른 작품「휴(休)」는 이러한 퍼블릭디자인의 유용성 전략을 외부의 공간에서 실현시킨다. 광장이라는 열린 공간은 인공잔디를 씌운 투과체의 구조물들이 만들어내는 열린 공간들과 지속적으로 교감한다. 즉 작가 배수영은「상상충전소」에서 선보였던 것과 같은 판형체를 하나 더 만들어 '+자' 모양으로 만나게 함으로써 '만남을 통한 소통'이라는 메시지를 강화시킴과 동시에 4개의 공간으로 구획된 구조물의 벽체를 일부 열어둠으로써, '주고받음을 통한 열린 소통'의 전략을 실천한다. 흥미로운 것은 배수영의 작품에서 이러한 소통이란 '내밀한 정보의 투명한 공유'와 같은 차원에서 작동한다기보다는 '놀이(play)처럼 즐거운 나눔의 행위 자체'에서 작동한다는 것이다. 그녀의 작품에서 놀이는 의자에 앉거나 벽체에 몸을 기대는 '쉼'의 공간과 더불어 이곳과 저곳을 횡단하는 '운동'의 공간과 동시에 관계하기 때문이다. ● 아울러 그녀는 이 구조물(특히 의자박스) 위에 자연이 담고 있는 '순환'과 '생성소멸'의 메시지를 함께 얹어낸다. +자의 모양으로 만나고 있는 벽체 아래에 자리한 4개의 박스 의자들은 저마다 음각의 화살표를 지니고 있는데, 이것이 모여 리사이클 모양을 형성함으로써 자연이 던지는 풍성한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배수영_에코터널_방수목재, 방수페인트, 오일스테인, 페트병, 말린 이끼, EL 와이어_ 200×500×500cm_2012

에코피아라는 환경미술 ● 앞서의 박스들이 형성하는 리사이클 문양은 무엇을 상징하는가? 그것은 자연의 순환적 질서를 의미한다. 그녀의 작품들에서 이러한 메시지를 읽어내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그녀가 생태의 에코(eco)와 유토피아의 어미 피아(pia)를 합성한 에코피아(Ecopia)란 전시주제어를 제시하면서 이번 전시를 통해 생태미술(Ecological Art & Eco Art)과 공공미술의 전략적 합치에 대해 골몰하고 있기 때문이다. 전략적 합치라는 용어가 가능해진 까닭은 원래 양자의 목적 지향성이란 것이 애초부터 다르기 때문이다. 에코아트란 생태계의 사이클과 리듬에 주목하고 변화하는 자연의 과정을 수용하는 미술이다. 그런 면에서 이것은 일정부분 자연물을 조형재료로 삼고 작가의 인위적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자연미학을 실천하는 자연미술(Nature Art)과 그 맥을 함께 한다. 한편, 도시의 환경에서 씨를 뿌리고 식물을 배양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연을 인공의 영역으로 적극적으로 가져와 그것의 생태의 본질적 의미를 재성찰한다는 점에서, 이것은 환경미술(Environmental Art)의 영역에 걸터앉아 있는 것이기도 하다. 주지할 것은 그것이 인간을 중심에 두는 '환경미술'이 아니라 자연, 생태를 중심화두로 삼고 있는 '자연적 환경미술(Natural Environmental Art)'에 집중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작가 배수영은 '인간이 중심에 있는 환경미술'을 자신의 에코아트에 가져오는 것조차도 주저하지 않는다. 에코를 '생태'보다는 '환경보전 활동'으로 이해하고 방점을 찍어두려는 의도는 그런 차원이다. 그런 탓인지 우리는 그녀의 작품 「에코터널」에서 자연환경의 주요성을 강조하고 일깨우려는 작가의 문화행동가적 정체성마저 읽어낼 수 있다. 우리는 이것을 '도시환경에 열린 건축적 공간을 재구축하고 여기에 자연을 불러오는 작품'으로 평할 수 있겠다. 집의 형상을 지닌 이 작품의 천장은 뚫려 있다. 그것을 인공 환경의 부산물인 페트병(PET bottle)들이 채우고 있지만 그것은 이미 자연광을 구조 내부로 삼투시키는 열린 공간을 시도한다. 색색의 물감으로 마블링효과를 낸 페트병은 햇살을 받아 환상적인 색그늘을 구조 내부에 드리운다. 음각으로 투과체의 공간을 만들어낸 화살표가 가리키고 있는 방향을 따라 공간 내부를 둘러보게 되면, 우리는 이내 입구로부터 출구까지 인도하는 동선 구조가 자연의 리사이클 문양과 다르지 않음을 쉽게 알아차린다. 그것은 마치 우리의 피가 순환하는 혈관 구조와 다를 바 없다. 이 터널이 에코터널인 까닭은 무엇보다 관객으로 하여금 자연의 순환적 질서를 짧은 시간 안에 풍성하게 체험케 함으로써 자연환경 보호에 대한 의지를 자연스럽게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 보라! 외부의 환경을 그대로 수용하는 열린 구조물 그리고 쓰다버린 식수대의 쇠판위에 자라는 실제의 식물들과 밤이 되면 뚜렷해지는 천장 아래로 혈관처럼 흐르고 있는 EL 와이어와 같은 각종의 기술적 장치들은 '인공 속 자연의 초대'라는 작가의 창작 의도를 드러내는데 있어 유효적절하게 기능한다.

배수영_숨쉬는 지구 The Breathing Earth_방수목재, 방수페인트, LED, 폐 전자부품, EL 와이어_ 200×200×200cm_2012

확장하는 에코피아 아트존 ● 배수영이 골몰하는 에코피아의 세계는 필자의 견해로는 작품 「큐브」에 집약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지구를 은유하는 큐브의 딱딱한 공간을 뚫어내고 열어놓음으로써 '살아 숨 쉬는 지구'로 전환시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모서리를 절단해 전면에 열려진 공간에는 알펜시아 리조트 부근에 버려져있는 전자 쓰레기들을 모으고 LED를 장치한 나무 형상의 테크놀로지 페인팅이 자리한다. 문명의 쓰레기가 LED조명을 깜빡이며 자연의 이미지로 살아나는 셈이다. 반대편에는 작은 구멍을 뚫어 그것을 통해서만 비로소 보이는(그것도 거울의 반영이미지로만 보이는) 각종 인공의 오브제들과 실제의 자연물들이 설치되어 있다. 거기에는 오염된 생태계로 위협받아 불규칙한 맥박과 호흡을 이어가고 있는 아픈 지구의 모습이 표현되어 있다. ● 그녀는 희망한다. 지구가 이 아픔으로부터 소생하기를 말이다. 그런 면에서 그녀의 에코피아는 지금/여기에서 미술의 언어로 되살려내고자 하는 환경의 세계에 다름 아니다. 그녀는 지금 동계올림픽이라는 거대행사를 마친 후의 알펜시아 지역을 상상한다. 축제를 마감한 후 폐허의 공간이 될 것인가? 아니면 행사의 장으로부터 지속 순환하는 환경의 장으로 보살필 것인가? 추후 알펜시아를 환경의 아트존으로 구상할 장기적 계획을 가지고 있는 그녀의 입장에서, 이번 전시는 에코피아 아트존(Ecopia Art zone)의 확장을 '공공미술로 실험하는 본격적인 첫 무대'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 김성호

Vol.20120824b | 배수영展 / BAESOOYOUNG / 裵秀英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