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물의 시간 The Time of Things

임해랑展 / IMHAERANG / 任𣢇琅 / installation   2012_0822 ▶ 2012_0828 / 월,주말 휴관

임해랑_애매한 풍경-cafe_pvc, 아크릴_48×82cm_2012

●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임해랑 블로그로 갑니다.

초대일시 / 2012_0822_수요일_06:00pm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주말 휴관

코사스페이스 KOSA space 서울 종로구 관훈동 37번지 B1 Tel. +82.2.720.9101 www.kosa08.com

『사물의 시간』展은 일상의 장면들과 개인의 사물을 재현한다. 투명한 매체를 통한 개인의 일상 속 장면과 빛으로 그려진 개인의 사물들을 제시하여 그 안에 내포된 경험이나 시간을 표현한다.

임해랑_애매한 풍경-window_pvc, 아크릴_52×69cm_2012
임해랑_애매한 풍경_sky_pvc, 아크릴_48×82cm_2012

애매한 풍경 ● 『사물의 시간』展의 애매한 풍경들은 본인에 대한 의구심에서부터 시작된다. 때때로 우리는 명백한 정답이 없는 질문들에 직면한다. 나는 어디에서부터 왔는지, 또 어디로 가는지, 나는 왜 여기 있는지, 왜 이러한 상황이 일어나는지. 우리는 스스로에게 추상적이고 애매모호한 질문들을 하지만 명백한 답은 없으며 스스로 찾아내야만 하는 것이다. 이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경험하게 되는 상황들이다. 반짝반짝 빛나는 하늘, 사람냄새나면서도 고요한 카페, 창밖의 소음, 매일 드나드는 계단. 이것은 단지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닌 지극히 개인적인 감성적 일상이다. 우리의 시간은 갑자기 나타나기도, 서로 엮기거나 중첩되기도 한다. 작품 안에서 이러한 시간성은 빛이라는 매체로 표현되고 있다. 빛이 투과 되며 드러나는 이미지들의 중첩은 우리가 겪은 시간의 중첩이며 축적이다. 개인의 기억속의 장면을 재현해 내는데 있어 분명한 이미지가 불가능하듯 드러나는 이미지 또한 분명하지 않을 것이다.

임해랑_사물의 시간-트렁크_아크릴, MDF, LED_100×50×5.5cm_2012
임해랑_사물의 시간-서랍_아크릴, MDF, LED_90×60×5.5cm_2012
임해랑_사물의 시간-마우스_아크릴, MDF, LED_80×35×5.5cm_2012

사물의 시간 ● 나에게는 반년동안 함께 살았던 조선족 친구가 있었다. 그녀의 침대머리맡에는 커다란 트렁크가 있었다. 어디 넣어둘 곳도 없는 커다란 몸집 때문에 침대 옆에 겨우 자리를 차지한 가방은 옷더미가 쌓여진 채로 항상 그 자리에 있었다. 그 트렁크는 단순히 그 기능을 넘어 타지에 와서 공부하고 돈을 벌며 살아가는 이방인으로서의 삶이 담겨있다. 이처럼 한 사람의 물건에는 그 사람의 시간과 삶이 묻어있다. 물론 사물은 일상 속에서 어떠한 목적을 가지고 사용된다. 하지만 신체적인 접촉과 감각, 여타 관계를 수반하기 때문에 기능적인 것 이외에도 사물을 대하면서 심리와 경험, 기억, 나아가서는 사회적인 의미와 상징들이 내포되어 있기도 하다. 따라서 사물을 단순한 사물로 보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 내재된 자신과의 관계를 이용하면 일상적이지 않은 새로운 경험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

임해랑_사물의 시간-화장대_아크릴, MDF, LED_60×100×5.5cm_2012

빛과 감성적 시간 ● 영화 속 시간은 흐름을 거스르기도 하며 시간의 순서를 흐리기도 한다. 사진은 순간을 재현하고, 매체는 몇 천 마일 떨어진 곳에서 열리는 경기를 실시간으로 보여준다. 이처럼 현대의 시간은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하며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을 거스르기도 한다. 시간은 매체를 통한 새로운 시간의 인식 이외에도 감성으로 느끼는 시간의 흐름이 존재한다. 기다림의 시간은 더디고 즐거운 순간은 빠르게 지나가는 것처럼 감성이 시간의 속도에 큰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감성은 시간의 흐름이나 속도를 흐트러지게 하고 이러한 감성적 시간은 우리의 일상의 경험에서 찾아볼 수 있다. 창문에 드리워진 빛 한줄기의 느긋함, 늦은 밤 길목을 비추는 가로등의 고마움, 환상적인 야경의 황홀감, 반짝이는 바다 물결의 신비로움 등 일상에서 발견되는 빛은 감성적 시간의 흐름에 영향을 끼친다. 빛은 인간의 다양한 관점이나 사고, 시간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빛으로 그려진 작품 속 사물의 이미지는 중첩되어 보이기도 하며, 때론 선명하게, 때론 뿌옇게 보이기도 한다. 다양한 빛의 변화를 통해 사물의 이미지를 제시함으로서, 우리의 경험을 통한 다양한 시간성을 설명하고자 한다. ■ 임해랑

Vol.20120822g | 임해랑展 / IMHAERANG / 任𣢇琅 / installation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