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일시 / 2012_0811_토요일_06:00pm
참여작가 시각예술 / 양진우(한국)_이단(한국) 사운드 퍼포먼스 / Jerry Gordon(미국) 댄스 퍼포먼스 / Yangjah(일본)
퍼포먼스 2012_0811_토요일_07:00pm 2012_0812_일요일_03:00pm 2012_0817_금요일_07:00pm 2012_0818_토요일_06:00pm 2012_0819_일요일_03:00pm 2012_0826_일요일_03:00pm
신도림예술공간 고리 SHINDORIM ART SPACE GORI 서울 구로구 구로동 3-33번지 신도림역 B1 Tel. +82.2.867.2202 www.artgori.or.kr
당신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가 ● 장식 裝飾 │ 활용〔장식만[-싱-]〕[명사] 1 옷이나 액세서리 따위로 치장함. 또는 그 꾸밈새. 2 그릇, 가구, 옷 등에 쇠붙이·헝겊·뿔·돌 따위로 여러 모양을 만들어 다는 데 쓰는 물건. 3 어떤 장면이나 부분 따위를 인상 깊고 의의 있게 만듦. (국립국어원 발행,『표준국어대사전』중) ● 장식, 다소 거칠게 말하자면 '쓸데없는 것'을 지칭함이다. 더 부연하자면, 본질과는 관계가 다소 먼, 부차적인 것이다. 이는 '장식'이라는 용어가 태생적으로 어떠한 대상을 부각시키기 위해 그 대상의 본래 목적 외에 추가되어, 그 존재를 강조시킴을 지칭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장식'이라는 용어는 부정적으로 부차적인 것, 부질없음 등의 의미를 내포하기도 한다. ● 흥미로운 사실은, 이 '장식'이 역설적으로 그 쓸모없음으로 인해 쓸모있음, 즉 그 가치를 유지해왔다는 점이다. 이 장식은 본질을 강조하기 위해 그 본질에 대한 개인 혹은 집단의 사유를 드러내는 과정에서 무형의 감정을 유형의 양식으로 재창조시키며, 이것은 또 하나의 '스타일'을 낳으며 종적 ․ 횡적으로 인류의 '문화'와 '역사'의 축을 생성하는데 일조하기도 한다. 말하자면, 이것은 본질과 부차적인 것의 전도(顚倒)이며, 특히 현대 자본주의에서는 소비자의 환상을 충족시켜 그 체제를 유지시키는 근간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이 프로젝트에서 중요하게 부각되는 지점은 단순히 이러한 현대 사회의 장식, 그리고 그 '화려함'이 아니라, 대량 생산되어 그 '화려함'을 흉내낸 '과도함', 그리고 거기에 깔려있는 '닿을 수 없는 것'에 대한 욕망, 그리고 대리만족이다. 재미있는 점은 그 '오버데코레이션'의 양상이 전지구적으로 흡사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정교하지 않은 그리스풍의 조각이나, 실제로 금이 아니기에 더더욱 싸구려처럼 보이는 금칠, 실제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프로방스 풍' 인테리어 등, 유래나 신념, 취향을 알 수 없어 더더욱 '싸보이는' 장식들은 대도시 어디에나 포진하고 있다. 이제 로마나 이집트의 궁전을 흉내낸 화려한 호텔들은 라스베가스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일본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빠칭코 클럽, 한국 도심의 모텔이나 웨딩홀 등, 실제로 '그것을 얻지 못하기에' 더욱더 과장된 장식들은 오히려 그 '센스없는' 어색함으로 인해 희극적인 풍경까지 낳고 있는 것이다.
작가들은 이러한 '좌절된 욕망'들에 대해 주목하며, 이를 '경계'라는 개념으로 풀어나가고 있다. 실제로 '장식'이라는 것은 '자신이 어느 범주에 속해있는가'를 보여주는 가장 직접적인 틀이며, 더 나아가 '그렇게 되고 싶음', '그곳에 속해 있음'을 '주장'하는 방식이기도 하다. 즉, '장식'이란 넓게 말해 욕망의 분출인 동시에 '경계에 대한 시각적 구현'이라는 설명이 가능한 것이다. 따라서 이 프로젝트는 여러 층위의 '경계'들이 대조적으로 뒤섞인 모습을 제시하고, 이들을 확장과 융합을 통해 해체하는 과정을 보여주려 한다.
이 프로젝트에서 '경계'는 작품 내 상충되는 개념들 뿐 만 아니라 작품 간의 경계, 그리고 나아가 작품과 관객과의 경계 역시 내포한다. 일례로 작품들은 '밖(외양)'과 '안(실체)'의 개념들이 대조를 이루며 혼재되어 있으며, 형식적으로도 관객들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거나, 관객이 직접 참여하여 완성되는 방식이 주를 이룬다. 또한 전시는 병렬식으로 작가들의 작품을 나열하는 '단체전'에서 벗어나, 작품들 간의 경계를 없애고 공동 제작하는 '하이브리드' 형식으로 제작된다. 경계가 없는 것은 시각 예술품만은 아니다. 실제로 프로젝트는 시각 예술품이 설치된 전시와, 소리와 몸짓이 합쳐진 퍼포먼스 공연은 물론, 전시가 이루어지는 주변 환경과 관객, 심지어는 행인까지 모두 유기적으로 포함되어 완성된다. 그러므로 이 프로젝트에서 '관객'은 또 하나의 축이며, 이는 관람객을 능동적인 주체로 전이시키며 경계를 허무는 또 하나의 작업인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현재 과잉의 누적에 의해 역설적으로 '무취향'이 되어버린 '오버데코레이션'의 모습에 우리의 자화상을 투영시켜보면서, 우리가 인지하고 수용하는 경계는 무엇이며, '장식'을 통해 진정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되묻고자 한다. 장식들은 그 '쓸모없음'으로 인해 역설적으로 쓸모가 있어졌지만, 선택의 여지를 갖지 못해 마비될 수 밖에 없는 우리의 취향과 감각은, 현대 사회의 아이러니하고 어떻게 보면 우스꽝스러운 모습과 닮아있기 때문이다. ■ 이단
Vol.20120811a | 프로젝트_오버데코레이션 project_OVERDECORATION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