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후원 / 서울시_GL Associates_streetworks
관람시간 / 10:00am~09:00pm / 월요일 휴관
한빛미디어갤러리 HANBIT MEDIA GALLERY 서울 중구 장교동 1-5번지 Tel. +82.2.720.1440 www.hanbitstreet.net
서투른 삶에 대한 위로 ● 사람은 누구나 자신의 마음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를 가지고 있다. 심리학자 프로이트(Sigmund Freud, 1856-1939)의 성격발달이론에 따르면, 방어기제의 생성은 자신을 속박하는 불편한 상황의 억압을 벗어나기 위한 무의식적 욕구에서 시작 된다고 말한다. 현대는 무의식을 의식하려고 한다. 하지만 이성적 제어의 빗장을 단단히 채우는 것으로 무의식의 세계를 완벽히 통제할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다. 또한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미래의 감춰진 시간 앞에 우리 모두 서투른 존재가 된다. 서투른 방식으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인간은 불완전하기에 스스로 완전한 존재임을 가정하는 것은 자기 위로의 한 방식이다. '정상normal'이라는 자기 위로를 통해 우리 모두는 완벽한 존재가 된다.『Just a Normal Person』展은 이러한 존재의 성찰에 대한 전시이다. ● 이번 전시는 인간의 감각을 확장시키는 미디어 사진을 통해 무의식적 정신의 세계를 이해하고자, 내면의 풍경을 탐구하는 신진 사진작가 2인 전으로 기획되었다. 사진이라는 매체는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의 연속성에서 순간을 분리하고 소유할 수 있는 사물로 변환시킨다. 형태를 부여 받은 시간은 과거를 증언해 주며, 기억에 대한 기념물이 된다. 다시 말해서 지나간 과거를 환기 시키는 기억은 사진이라는 실체가 되어 다시금 시간 속에서 보존된다. 이렇게 사진은 인간의 기억을 간직하는데 기여하는 도구로써 인간의 눈과 인식작용을 확장시킨다. 그러나 미디어가 감수성의 확장을 가져왔는가? 19세기 후반, 기계문명이 폭발적으로 발달한 시기에 새로운 미디어의 등장은 사람들의 본성과 행태를 본질적으로 바꿔놓았다. 기계문명의 빠른 성장속도는 인간의 내면을 보살필 시간적 여유를 빼앗아갔다. 새로운 환경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해 자신도 모르는 무언가를 계속 쫓고 있는 현대인들에게 정체성의 혼란은 당연한 결과일 것이다. 이러한 혼란 속에서 인간은 무의식적으로 스스로를 보호하고자 집착이나 강박적 행동으로 진심을 왜곡한다. 그러나 진정한 자신의 보호막은 영적인 내면의 집중과 인간의 불완전함을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한다.
박새롬의 사진 속 공간에는 나무와 작가만이 존재한다. 나무 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이 꽤나 위태로워 보이지만, 작가는 카메라 밖의 세상을 의연하게 관조하고 있다. 작가는 나무에 오르는 행위를 자연에 대한 예찬이며, 노련한 나무를 닮기 원하는 염원이라고 말하고 있다. 그녀는 나무에 오르는 일종의 의식을 통해서 자연과 같은 삶의 영위를 기원한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촘촘한 경험의 순간들은 의식 속에서 간직되거나 잊혀지기를 반복한다. 작가는 점진적 기억의 소멸을 방임하지 않고 현존을 기록하며 '지금 여기'의 순간에 집중한다. 그러한 현존의 기록물은 비밀로 감춰진 내일의 삶 속에서 자신을 발견하는 단서로 남게 되고, 경험된 순간을 기록하는 작가의 행위는 정체성의 탐구로 귀결된다. 작가는 찬연한 자연에 기대어 생명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온전히 자신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기록하며, 진중하게 존재의 본질을 찾아 나선다. 그렇게 작가는 우리에게도 내적 세계를 찾아가는 여정을 조심스레 안내한다.
최지선의 사진은 현실과 픽션의 틈 사이에서 우리 스스로가 감춰 두었던 상처를 노골적으로 드러낸다. 작가는 현실과 픽션의 상반된 체계의 끈을 교환하여 개인의 열등감이나 불쾌한 억압의 감정을 실재상황이 아닌 새롭게 연출된 공간에서 재회를 유도한다. 최지선의 작업을 보고 있으면, 마음 한편에 불편함을 느낀다. 그것은 정서가 불안정해 보이는 사진 속 작가의 모습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이 발견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만약 자신의 방어기제를 인식하지 못하고 묵인한다면 어떻게 될까? 그것은 스스로에게 가하는 폭력이 되어 더 큰 상처로 되돌아오게 된다. 사진 속 그녀의 모습처럼 말이다. 즉, 방어기제는 방어가 아니라, 회피인 것이다. 작가는 강박적 행동에 마취된 사람들에게 그리고 작가 스스로에게 자신의 내면과 만날 수 있는 공간과 화해의 시간을 마련해 준다. 이제, 관객은 관찰자가 되어 자신의 모습을 다시 비춰보게 될 것이다.
사진을 찍는 다는 행위는 상황에 개입하지 않는 활동이지만, 박새롬, 최지선 작가는 자신이 피사체가 되어 그 사건 안에 관여한다. 낯선 세계를 향한 흥미로운 관망이 아닌 직접적인 참여를 통해 불안과 공포에 대한 방어기제는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는 것을 나타내고 있다. 적극적인 자아의 '드러내기'는 내면의 진정한 자유를 부여하고 세상에서 잘 거주하기를 추구하는 것이다.『Just a Normal Person』展은 서투른 삶을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고하는 위로가 된다. 자신도 인지하지 못했던 왜곡된 행동은 전시를 통해서 자신의 내면과 조우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낯선 만남은 성숙한 자신의 보호막이 정신적 세계와의 화합에 있음을 밝혀준다. 영적인 충만한 자유가 바로 우리 안에 있다. ■ 김은경
Vol.20120810g | Just a Normal Person-박새롬_최지선 2인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