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도의 초대일시가 없습니다.
관람료 / 일반_1,000원 / 청소년_700원 (20인 이상 단체 : 700원 / 500원)
관람시간 / 10: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대구미술관 DAEGUARTMUSEUM 대구시 수성구 삼덕동 374번지 Tel. +82.53.790.3000 www.daeguartmuseum.org
대구미술관은 타다시 카와마타(Tadashi Kawamata, 1953-)의 전시를 위하여 작가와의 협의 끝에 대구를 상징하는 사과를 소재로 그 오브제로서 사과상자를 이용한 프로젝트를 기획하였다. 무려 9,000개의 나무사과상자를 이용한 대규모 설치 작업이 미술관 전시장과 야외에 함께 펼쳐지는 장면을 상상하며, 작가의 고유한 작업방식에 따른 실천과정들을 모색하였다. 그 하나는 제작 과정에 있어 작가 개인이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에 대한 것이었으며, 또 하나는 8,000개의 상자를 모으는 사전 작업에 지역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요하는 방식을 취하여 이번 전시가 시민들의 도움과 참여가 긴요한 작업임을 암시하였다. 대구미술관은 타다시 카와마타의 전시를 기획하며 미술관의 전시장과 야외 공간을 아우르고, 다양한 관람자들이 함께 참여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존의 경험과는 다른 전시경험을 제공하고자 하였는데, 이러한 의도가 작가의 작업 개념과 합치되어 비교적 짧은 기간에도 불구하고 순조롭게 전시를 개최할 수 있었다.
2012년 8월, 대구미술관은 사과상자들로 둘러 쌓인 거대한 구조물로 변모하였다. 카와마타는 9,000여 개의 나무사과상자를 사용하여 전시장과 미술관 외벽, 미술관에서 조금 떨어진 원형타워에 4점의 유기적 구성으로 이루어진 거대한 설치 작품,「대구의 상자 구조물 Box Construction in Daegu」을 완성하였다. 그것은 사과나무가 울창하게 숲을 이루고 나무에 한 가득 맺혀 있는 사과의 모습을 형상화하기도 하며, 수확기 나무 주변에 수많은 상자가 무더기로 쌓여 있는 농장의 모습과 과수원 가장 높은 곳에 세워져 있는 오래된 원두막을 연상시킨다.「대구의 상자 구조물」은 많은 이들의 손때가 묻은 오랜 세월의 흔적인 나무사과상자를 통해, 폐부까지 스며드는 뜨거운 여름의 추억과 대구 지역의 한 시대를 상징하는 '사과'에 대한 향수와 감성을 자아낸다. 이는 촉각과 후각적 심상마저 자극하여 감정뿐만 아니라 체험으로써 작품에 대한 유기적 경험을 기억 속에 담아내고 있다.
카와마타의 이번 전시작품은 9,000여 개에 달하는 나무상자로 '거대성'을 보여주며 미술관의 실내∙외를 뒤덮는다. 그러나 '거대성'을 기반으로 하는 그의 작업은 종국에는 철거될 수밖에 없다는 '비영구성'을 근저에 함의한다. 관람자들은 일상적인 익숙함을 압도하는 그 규모에서 심리적인 파동을 느낌과 동시에, 의도된 '비영구성'으로 인해 현장의 일시성, 유한함을 경험하고 이 경험은 기억 속에 자리한다. 거대성과 비영속성이라는 개념이 동시에 존재한다는 것은 매우 역설적이지만, 카와마타의 전 작업을 이해하는 데에 중요한 키워드가 된다. 말하자면 그의 작업은 건물과 건물이 아닌 것, 영속적인 것과 일시적인 것, 예술작품과 예술작품이 아닌 것 등 여러 가지 대립항의 경계에 존재하고 있으되, 그 경계는 분명하게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때로는 모호하게 섞이며 대립을 지워낸다.
이 거대한 랜드마크적인 작품 조차도 미술관의 권위적인 공간에 이질적인 것을 개입시킨 형국으로 경계를 만들어 내는데, 이 경계는 관람자들이 미술관의 공간을 새롭게 인식하고 함께 경험함으로써, 도리어 소통하고 공유할 수 있는 인간적인 공간으로 환원되는 국면으로 나아간다. 여기서 작가는 '예술이 무엇인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시각적으로 작품과 관람자의 인식 사이에서 벌어지는 현상을 통해 일종의 답변을 제시하고 있다. 예술 작품이 가지는 고유한 물성적 의미를 제거함으로써 기존의 예술 감상 방식에서 벗어난 새로운 경험을 유도하고, 작품과 공간, 그리고 작품과 관람자의 심미적인 관계 형성을 의도하는 소통의 예술로서 말이다.
카와마타의 일관된 관심은 특정한 담론이나 미학적인 현상에서 출발하는 것이라기 보다는, 오히려 작가의 직관과 본능이라 할 수 있는 내재된 성향과 통찰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라고 여겨진다. 과거와 현재, 개인과 사회, 상상의 공간과 현실적 실현 등과 같이 상반된 요소의 경계가 맞닿아 있는 그의 작업은 언뜻 전혀 다른 주제와 메시지를 전달하는 듯 보이지만, 그 표현 방식에서의 차이일 뿐, 작품과 작품이 존재하는 공간과 관람자와의 관계, 그리고 감성적 반응과 심미적 경험을 유도하는 근본적인 개념은 동일하다. 카와마타 작업의 일관된 개념, 자유로운 발상과 표현은 관람자 개인에 따라 다양한 해석의 가능성을 제시한다. 따라서 그의 작품은 시지각의 고정된 시점에서 객관적으로 파악되는 일관된 대상이 아니라, 특정한 공간 안에서 현상을 제시하고, 관람자 스스로가 신체를 이동하며 겪게 되는 지각적 '경험'의 결과이다. ■ 대구미술관
Vol.20120804i | 타다시 카와마타展 / Tadashi Kawamata / 川俣正 / installat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