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세대와 소통하다.

80-89 감성이미지展   2012_0804 ▶ 2012_0812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2_0804_토요일_05:00pm

참여작가(총 88명) 강승지_강지웅_강정훈_고세림_고영준_고준상_김남은_김남현_김다혜 김동환_김미내_김민재_김상숙_김새롬_김성호_김수현_김영현_김유진 김윤지_김은총_김준호_김지연_김지현_김지희_김하린_김희앙_나지영 노미랑_모소현_민나림_민소영_박락승_박상준_박수지_박유연_박원표 박진영_박찬국_백나래_백현_서대균_서진아_석한_성은지_송인호_송재종 신동화_신수연_신혜진_여준환_오문섭_옥경래_원지연_유기호_윤지예 윤희선_이선희_이소정_이승민_이승연_이유진_이은실_이재욱_이지혜 이현구_이현규_이화영_이희묵, 장은영_장은혜_전종국_정문정_정주연 정지숙_정형규_조민지_조민혁_조진규_주희_지승민_지인_진효선 천보경_최예송_최유민_한도연_허나래

주최 / 국민대학교 후원 / 성곡미술관

관람료 / 5,000원 / 학생 4,000원 7세 미만 어린이 및 65세 이상 무료관람 (까페이용 별도) * 20인 이상 단체_1,000원 할인 / 사전 전화문의_Tel.02.737.7650 * 장애인, 국가유공자는 단체관람료 적용 * 1관 전시 관람료 포함

관람시간 / 10:00am~06:00pm / 매주 목요일_10:00am~08:00pm 연장개관 / 월요일 휴관 * 종료시간 30분 전까지 입장

성곡미술관 SUNGKOK ART MUSEUM 서울 종로구 신문로 2가 1-101번지 Tel. +82.2.737.7650 www.sungkokmuseum.com blog.naver.com/sungkok33

80년대생 관찰하기 ● 박정희 정권이 끝나고 탄광 노동자 파업, 전국 대학생들의 대규모 시위, 광주민주화운동 등을 거쳐 탄생한 제 5공화국. 쿠데타로 성립된 또 다른 군사독재정권시대를 배경으로 태어난 이들이 바로 80년대생들이다. 부정부패, 민주화운동탄압, 고문 등의 인권유린행위가 무자비하게 일어났던 시대였으나 80년대생들은 이러한 일들은 전혀 모른 채 부모님 품 안에서 마냥 행복한 유아시기를 보냈다. ● 88서울올림픽이 열렸을 때는 올림픽이 무엇인지는 정확히 모르지만 TV 앞에서 어른들과 함께 열심히 선수들을 응원했었다. 채널을 바꾸려면 반드시 텔레비전 앞까지 가서 손으로 직접 돌려야했고, 채널이 넘어갈 때에는 지지직 소리가 나는 채널을 꼭 지나야 했다. 그리고 몇 년 뒤 리모콘이 있는 텔레비전으로 바뀌었고, 비디오도 집에 들여놓아 집 근처 비디오 가게에서 만화영화를 빌려 보곤 했다.

강지웅_Ecce Homo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우레탄_162.2×130.3cm_2011
김수현_Overlap cityⅡ_캔버스에 유채_80.3×116.8cm_2011

당시에 다니던 학교는 초등학교가 아니라 국민학교였으며 물체주머니와 모양자, 책받침, 종합장은 1학년 들어가자마자 늘 가지고 다녀야 했던 필수 준비물이었다. 방학이 되면 라디오 교육방송을 들으며 탐구생활을 공부했고 그림일기장에 밀린 일기를 한꺼번에 그리느라 무척 힘들었었다. 공상과학 그림그리기를 할 때는 우주에서 사람이 걸어 다니는 장면이나 바다 속 해저터널의 모습을 그렸고, 작은 문방구 앞에 있는 백원 넣고 돌리는 뽑기는 거의 매일 마다 했던 것 같다. 무엇이 나올까 설레였지만 타원형 구 모양의 플라스틱 케이스를 반으로 쪼개 열어 확인하고 나면 항상 허탈하고 실망하는 마음 뿐 이었다. 덤블링이라고 불렀던 트램폴린도 많이 탔고, 그 옆에서 파는 달고나도 많이 먹었고, 종이인형놀이, 컴보이 게임, 엄마놀이, 마루인형놀이, 탈출놀이, 요요, 치토스 따조 모으기, 미니카, 땅따먹기, 고무줄놀이, 롤러스케이트 등 수많은 놀이들을 쉬지 않고 했다. 과학상자를 갖고 있으면 남들보다 더 많은 과학적 능력을 갖고 있는 듯 했는데 특히 몇 호를 갖고 있는지가 참 중요했다. TV 프로그램은 피구왕 통키, 슛돌이, 만화잔치, 천사들의 합창 등을 즐겨 보았다.

송재종_홀로 들어선 순간_합성수지에 유채_265×110×100cm_2011
신혜진_Humming_고서(Old Books), 동, 은_6×4×8.5cm_2012

조금 더 자랐을 때, 서태지, 김원준, 유승준, 룰라, HOT, 영턱스클럽, 듀스, 잭스키스, 클론 등의 가수들이 참 좋았고, 하이텔, 천리안, 나우누리, 넷츠고 등으로 접속한 채팅은 너무나 신기하기만 했다. 다마고치를 죽이지 않고 잘 키우기 위해 학교에 항상 가지고 다녔고, 쉬는 시간에는 열심히 다이어리를 꾸몄는데 이것을 장식하는 필수품은 스티커 사진이었다. 체육시간 후 교실로 들어오면 땀이 뻘뻘 나고 더워죽겠는데 선풍기는 단 두 대 뿐이어서 책받침으로 부채질을 하면 수업에 집중이 안 된다고 선생님이 못하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아이들은 틈만 나면 운동장으로 나가 농구를 했는데 정말 이해할 수 없는 일이었다. 한편 97년 IMF 는 어린 마음들에게 상처를 가득 안겨 주었을 텐데 당시 주변에 가정형편이 어려워졌다는 친구는 단 한명도 없었다. 자존심 때문인지 아무도 티를 내지 않았나보다. IMF때 힘들었었다는 얘기는 어른이 된 후에야 여기저기에서 많이 들을 수 있었다.

이지혜_조합형 부적을 위한 장식 그래픽 시스템 연구_디지털 프린트_118.9×84.1cm_2011

대학교 다닐 때에는 모든 사람들이 당연히 핸드폰을 들고 다녔고 수강신청, 성적확인 등 거의 모든 행정적 절차는 인터넷을 이용했다. 맛있는 거 먹으러 가고, 데이트 하고, 술 마시고, 엠티가고... 놀기는 참 잘 놀았다. 그때는 정말 돈이 없었는데 어떻게 매일 놀았는지 지금 생각해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런데 영화에서처럼 대학의 낭만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 선배들에게는 잘 뭉치지 못한다, 개념이 없다, 등의 말을 종종 들었는데 개인주의가 강한 우리는 군대와 같은 생활을 강요하는 선배들을 이해할 수 없었다. 한편 요즘 체벌하면 큰일 나는 초, 중, 고등학교를 보면 우리가 청소년인권이 짓밟힌 마지막 세대임을 느끼며 안타깝기도 하고 억울한 마음도 든다. ● 전쟁이나 기근 등의 역사적 시련을 경험하지 못하고 비교적 물질적 풍요를 누리며 성장해 온 세대, 틈만 나면 자동적으로 스마트폰을 꺼내기 때문에 잠깐의 공백을 절대로 허락하지 않는 세대,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의 철학을 생각하고 논할 시간이 없어서 깊지 않아 보일 것 같은 요즘 젊은이들. 그러나 인터넷 망, 스마트 회로에 매우 익숙하기 때문에 공간을 가지고 놀 줄 알고, 순발력이 뛰어나며 디지털 도구를 참 잘 쓰는 세대, 아날로그를 기억하면서 디지털과 사이버를 완벽하게 체득한 80년대 생들은 이제 결혼하고 아이를 출산하기 시작한 사람부터 대학교 갓 졸업한 사람들까지로 구성되었다. 이 나라를 짊어지고 나갈 사회초년생이 된 것이다.

지승민_관계_백토_40×40×40.5cm_2011

『80-89 감성 이미지』展은 1980년에서 1989년 사이에 태어난 88명의 회화, 조각, 도자공예, 금속공예, 시각디자인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한자리에 모은 전시이다. 여러 장르의 작품들은 시각예술의 다양함을 선사하여 관람객에게 흥미를 제공하고 미술에 대한 이해를 도울 것으로 예상한다. 전시에 참여하는 작가들은 향후 활발히 활동할 우리나라의 잠재된 유망 작가들이다. 이 전시는 작가들로 하여금 프로작가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되게 하고 재능 있는 작가를 발굴 및 육성하게 될 것이다. ● 88명의 적지 않은 작가들 감성을 들추어 낸 것은 지금시대 젊은이들의 마음과 사고, 집단무의식을 엿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80년대에 태어난 작가들의 작품에서 그 세대의 정신과 생각, 특징 등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전시를 통해 80년대생들끼리는 기억을 공감하고, 타 세대들과는 감성으로 소통하여 진정한 세대 간 대화의 장이 마련되기를 희망한다. ■ 주현영

Vol.20120804d | 80년대 세대와 소통하다_80-89 감성이미지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