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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일시 / 2012_0720_금요일_06:00pm
관람시간 / 10:00am~07:00pm / 월요일 휴관
갤러리 이듬 GALLERY IDM 부산시 해운대구 중동 달맞이 1511-12번지 1층 Tel. +82.51.743.0059 www.galleryidm.com
바다, 저 너머로부터의 바람 ● 허필석은 '저 너머의 그곳'을 그려왔다. 지평선이나 수평선을 넘어 곧 보일 것만 같고 달려 가보고 싶은 곳. 그러나 존재하지 않을 수도, 상상과 다른 풍경이 펼쳐질지도 모르는 곳을 그리는 것이다. 이번 작품들을 특히 바다, 수평선, 자유롭게 나는 갈매기, 파도, 그리고 먼 곳 어딘가에서 불어와 파도를 일게 하는 바람을 통해 '너머의 그곳'에 대한 시선을 담아내고 있다.
부산이 고향인 그는 유년시절에 부모님과 떨어져 할머니와 함께 산골의 작은 마을에서 지내며 늘 산 너머를 바라보곤 했다고 한다. 그 산 너머에는 끝없이 펼쳐진 바다가 있을 것만 같았고 엄마가 있는 곳일 것 같았다고, 늘 먼 곳을 바라보며 상상하고 동경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어른이 되어서 그는 오히려 먼 곳에 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불안감이 매우 커졌다고 한다. 일종의 공황장애로써 오랜 시간의 비행, 일상과 환경의 변화 같은 것에 대해 다른 사람들에 비해서 많이 불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어쩌면 그가 그리는 바다, 그리고 수평선 너머로의 시선은 유년기의 추억, 어릴 때 늘 바라보던 산 너머 상상의 세계이자, 그 시절의 쓸쓸함, 가보지 못한 먼 곳에 대한 동경, 두려움이 모두 녹아있는 작가의 마음의 시선일지도 모른다. 더욱이 몇몇 작품에서 보이는 근경의 우체통, 전화기와 같은 사물을 통해 유년시절의 추억을 되짚고 소년이었던 자신과 소통하고자 하는 작가의 욕망을 읽을 수 있다.
먼 바다는 인간 몸 밖의 것이자 두 발을 딛고 선 '이 곳'과는 떨어진 곳이지만, 인간과 격리되지 않는 미지의 세계이다. 일상과 밀착되어 있고 육지와 함께할 수 밖에 없는 곳임에도 불구하고 항상 우리에겐 '너머의 것'으로 인식되는 그 곳. 비어있기도 하고 다 보이지도 않아서, 닿을 듯 닿을 수 없어서 인간의 쓸쓸한 마음이 가장 잘 투영되는 곳... 이번 작품들을 통해 허필석은 그러한 바다와 고독한 인간의 속성을 잘 드러내어 시각화 시키고 있다.
이번 전시를 통해 허필석이 그려낸 푸른 바다와 하늘, 그리고 그 곳으로부터 불어온 바람에 일렁이는 파도에 담겨 있는 감정들에 관객들이 편하게 공감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여기, 캔버스 속 바다 너머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우리들 마음 속의 파도를 일렁일 수 있기를 바란다. ■ 박예실
Vol.20120720f | 허필석展 / HEOPILSEOK / 許弼奭 / pain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