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테크놀로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 일상생활에도 서서히 변화가 생긴다. 그렇지만 오래된 기술도 여전히 일상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고, 오래된 기술과 새로운 기술을 선택적으로 사용하면서 변종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기술과 일상 사물에 대한 이러한 태도는 디자이너들이 사물을 다루는 직업적인 태도, 즉 완성도있는 새로운 제품을 만들려는 것과는 다르다. 매력적인 형태나 혁신적인 구조를 제안하기 보다는 일상에서 사물의 의미를 해석하는 데 집중한다. 판재를 재단하여 기본적인 가구를 만들거나 가전제품을 ‘해킹’하는 것, 도덕적 관념과는 상반된 사물을 제안하는 것도 여기에 해당된다.

김상규_Duet

제로랩_못된 디자인 시리즈

이태송_Fresh Chimney

김려경_Blowin my Head

slab_welcome lighting

slab_cutting chair

이 전시의 '프로토타입'들은 대량생산, 유통 시스템을 염두에 테스트 버전이 아니라 거칠더라도 그것 자체가 완결된 사물로서 독자적인 가치를 갖는다. 20세기에는 기술이 생활에 편입되어 '생활 기계'가 생산되고 디자이너들이 기계의 몸을 만들어왔다면 21세기는 기술이 생활 속에서 재구성, 가공되어 '적용', '길들임' 그 자체가 의미를 갖는 ‘생활 기술’로 존재하게 되며 디자이너는 그 기술의 제공자가 되는 것이다. ■ 김상규

Vol.20120720c | 리빙 테크놀로지 Living Technology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