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NANJI ART SHOW Ⅵ

HERO展   2012_0717 ▶ 2012_0729 / 월요일 휴관

초대일시 / 2012_0717_화요일_05:00pm

참여작가 / 김선태_손종준_조현익_최정규

공동기획 / 김선태_손종준_조현익_최정규(6기)

주최 / 서울시립미술관 기획협력 / 류동현(전시기획자, 미술칼럼니스트)

관람시간 / 01:00pm~06:00pm / 월요일 휴관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난지갤러리 NANJI GALLERY 서울 마포구 하늘공원로 108-1 Tel. +82.2.308.1071 nanjistudio.seoul.go.kr

본 전시는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운영하는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6기 입주작가의 기획 전시『2012 NANJI ART SHOW』로서 여섯 번째 전시입니다. 전시는 현재 입주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들에 의해 기획되었으며, 입주기간이 끝나는 10월말까지 10회에 걸쳐 지속적으로 진행됩니다. ■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우리 모두가 '히어로'다!'히어로'가 되는 과정, 그 진솔한 보고서 #1. "기억해라. 강한 힘에는 커다란 책임이 따른다(Remember, with great power. comes great responsibility)." 영화 『스파이더맨』에서 벤 삼촌은 피터 파커에게 이렇게 이야기 했다. 세상을 구하는 히어로에게 이 말은 하나의 잠언처럼 다가올 터. 이미지의 힘으로 세상을 좀 더 살기 좋은 곳으로 만들려는 미술 작가들에게도 적용되지 않을까. 가히 '히어로'의 전성 시대다. 슈퍼맨과 배트맨, 스파이더맨 등 '~맨'으로 대표되는 히어로들이 지난 10여 년간 세계 문화 시장을 휩쓸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의 경우 올해만 하더라도 스파이더맨의 또 다른 프리퀼,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의 마지막 3편, 모든 마블 코믹스의 히어로(스파이더맨은 소니가 판권을 갖고 있어서 부득이 빠졌지만)들이 총집합한 『어벤져스』까지, 히어로가 세계 영화 시장을 꽉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제는 전통적인 '~맨'을 벗어나 킥애스, 그린 호넷 등 '안티 히어로'까지 등장하고 있으니, 갈수록 히어로의 스펙트럼이 넓어지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세계 경제가 어려움에 빠져드는 요즘, 일부에서는 세계가 어려워지면 어려워질수록 히어로 문화가 부상할 수 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이는 인간의 힘으로 이 어려움을 헤쳐나가는데 한계를 느끼기 때문이라고 하니, 일견 맞는 것도 같다. 이렇듯 상상 속의 히어로가 세계를 휩쓸고 있지만, 과연 현실 속의 히어로는 어떨까? 진짜 히어로는 없는 것일까? ● #2. 이번 전시는 6기 입주 작가들을 위한 난지미술창작스튜디오 프로그램 중 하나인 『2012 난지 아트 쇼(2012 Nanji Art Show)』의 여섯 번째 전시다. 입주 기간 동안 총 10회를 여는 『난지 아트 쇼』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입주 작가들이 자신들의 힘으로 전시를 만들어 내는 것. 기획부터 설치까지 모든 것을 기획과 주제에 맞추어 헤쳐 모인 몇 명의 작가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해낸다. 이번 전시 『히어로』전은 입주 작가 중 한 명인 손종준으로부터 나왔다. 바로 현실 속 히어로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김선태_Moribito No.1_은박, 장지_138×68cm_2012

#3. 난세에 영웅이 나타난다는 이야기가 있다. 난세(亂世)는 전쟁, 기아, 질병이 만연해 혼란스러운 시대다. 자본주의의 역기능이 부상하고 세계 경제가 구렁텅이로 떨어지고 있는 지금 이 시대를 '난세'라고 표현하면 부족할까. 이 시대의 히어로는 과연 누구일까? 손종준은 과거에는 시대의 어지러움을 극복시키는 긍정적인 존재로 히어로가 존재했다면, 이 시대에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본의 축적을 통해 세상의 순기능과 안정을 저해하는 '가짜' 히어로를 우리가 히어로로 존경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의문이 들었다('가짜' 히어로와 '안티' 히어로는 의미가 완전히 다르다. '안티' 히어로는 어딘가 부족하지만 좋은 일을 하는, 결과적으로 히어로이기 때문이다). 진정한 이 시대의 히어로가 누구인지, '가짜'히어로의 허울을 벗겨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손종준_Defensive Measure_알루미늄_90×60×75cm_2012

#4. 이 생각에 동감한 김선태, 조현익, 최정규 세 명의 작가가 힘을 뭉쳤다. 마치 '미술작가' 부문 히어로들이 모인 『어벤져스』처럼. 그러나 작업에만 몰두하던 이들이 전시를 만들어 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초기 『난지 아트 쇼』에 참여를 했었지만 전시를 직조하는 것은 역시나 어려운 일. 그들은 여러 번의 회의와 토론 끝에 '히어로'라는 컨셉트로 자신의 작업을 매치업시켜 보았다. 정의, 자신 만의 아픔, 악당, 구출, 무기, 변신… '히어로'를 관통하는 수많은 키워드는 오롯이 그들의 작업과 매치되는 키워드로 재탄생하게 되었다. 전화부스에서 클라크가 슈퍼맨이 되듯이, 피터 파커가 스파이더맨으로 옷을 갈아 입듯이 말이다(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자신을 자각해가는 히어로 영화 같은 느낌이다).

조현익_Embrace All: Light, cut myself(Flash-S-091067)_패널, 철판에 혼합재료_183×183cm_2009

#5. 그리고 그들은 기존 작품 외에도 이러한 키워드에 맞추어 작품의 제작에 나섰다(이 또한 촉박한 시간 속에서의 작품제작이라는, 불가능에 도전하는 히어로의 개념이!). 어렵사리 탄생한 그들 자신만의 히어로 키워드는 다음과 같다. "Moribito-수호자"(김선태), "모두들 그 존재를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으나, 사실은 명확히 존재하는"(손종준), "나는 무한하고 조건 지워지지 않는, 전지(全知)하고 신성(神性)한 '하나'라는 자각(自覺)이다"(조현익), "누구나 영웅이 되고 싶어한다!"(최정규).

최정규_불리한 포트폴리오_리넨에 유채_260.6×193.9cm_2012

#6. 김선태의 「Moribito-수호자」은 기동전사 건담이 주인공이다. 6여 년간의 일본 유학과 작업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김선태에게 지난 해 일본 동일본 지진은 충격이었다. 당시 그는 일본 도쿄에 있었다. 지진 후 동북부 지방과 후쿠시마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지진 후 도망치듯 귀국한 자신의 처지에서 자연스레 히어로의 존재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다. 일본의 히어로라고 한다면 다름아닌 건담이 아니겠는가. 건담은 수 십 년간 일본인에게 히어로로서 자리를 잡았다. 은박과 유황, 석채와 안료를 쓴 전통 일본화와 건담이 기묘하게 어울린다. 작가는 쓰나미를 막고 있는 건담의 모습을 통해 자신의 한계를 역설적으로 드러낸다. 「자위적 조치(Defensive Measure)」 작업을 통해 기계가 지배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물질화되고 있는 인간성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제시해 왔던 손종준은 기존 컨셉트에 히어로의 키워드를 결합시켰다. "모두들 그 존재를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으나, 사실은 명확히 존재하는"이라는 키워드는 히어로의 존재를 부정하고 오히려 그들을 악의 축으로 만들어버리는 히어로 이야기의 내용과 연결된다. '스파이더맨' 등 사회적 약자가 초인적 능력을 얻어 사회에 기여하면 기득권 세력은 오히려 그를 범법자로 규정해 사회로부터 격리를 시키려고 한다. 「자위적 조치」는 이러한 히어로가 느끼는 사회와 자신들의 괴리, 존재하지만 부정되는 현실에 대한 메타포로 제시된다. 「자위적 조치」는 현실 속 우리가 자신을 방어하기 위한 다양한 히어로식 방어기재(아이언맨의 철갑옷처럼)의 또다른 모습인 것이다. 조현익의 작업은 히어로의 사랑 이야기라고 할 수 있을까. 히어로들은 자신의 내면에 대한 사랑, 사회적 관계 맺기에서 서툰 경우가 대부분이다. "나는 무한하고 조건 지워지지 않는, 전지(全知)하고 신성(神性)한 '하나'라는 자각(自覺)이다"는 자각을 통해 자신의 참의미를 알게 된다면 그 스스로가 히어로임을 작가는 작업을 통해 말한다. MJ를 속으로 사랑하고, 벤 삼촌의 죽음에 책임을 느끼고, 자기 자신을 어떻게 처신해야 할지 혼란스러워 했던 피터 파커처럼, 조현익은 철판에 '그린' 여인들의 모습을 통해 삶과 죽음, 사랑, 존재의 유한성을 건드린다. 최정규는 전형적인 '안티 히어로'의 모습을 보여준다. 고졸이며 31살에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독학으로 그림을 배운 작가에게 현실의 미술판은 히어로가 살아가기에 힘든 고담시나 뉴욕시에 다름아니다. 히어로 영화를 보면서 세탁비를 걱정하는 소시민처럼, 인정받고 있는 자신의 작품보다는 고졸 비전공 미술 작가라는 타이틀에 신경이 쓰이는 자신의 현실을 비튼다. 세밀한 필치로 세상을 응시하는 작가의 자화상은 그래서 더욱 '안티 히어로'스럽다. "영웅이 되고 싶으나, 사실은 능력이 없는"이라는 키워드는 히어로 이야기나 현실 속 이야기에서 모두 우리 주변의 삶을 대변하는 것은 아닐까. ● #7. 역시 (미술의) 힘에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자그마한 희망이라는) 책임감이 따른다. 그래서 김선태, 조현익, 손종준, 최정규 이 네 명의 작가는 현실 속의 '미술 히어로'가 되었다. 팍팍한 현실 속에서 항상 '깨지는' 이른바 '안티' 히어로지만, 그들은 미술의 힘을 믿고 자신 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려고 노력한다. 그리고 그들이 세상에 내놓은 작품들은 강하게, 역설적으로 이야기한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가짜' 히어로가 지금 판치고 있지만, 자신의 아픔을 숨기고 묵묵히 세상을 지키고 삶을 살아가는 모든 세상 사람들이 '진정한' 히어로라고 말이다. ■ 류동현

2012 난지아트쇼 전시 안내 Ⅰ. 0412 목 - 0422 일 Ⅱ. 0427 금 - 0506 일 Ⅲ. 0525 금 - 0606 수 Ⅳ. 0615 금 - 0624 일 Ⅴ. 0629 금 - 0711 수 Ⅵ. 0717 화 - 0729 일 Ⅶ. 0830 목 - 0909 일 Ⅷ. 0918 화 - 0930 일

Vol.20120717b | 2012 NANJI ART SHOW Ⅵ-HERO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