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eaking The Fourth Wall

2012_0715 ▶ 2012_0729 / 월요일 휴관

Breaking The Fourth Wall展_대안공간 아트포럼 리_2012

초대일시 / 2012_0727_금요일_05:00pm

오프닝 퍼포먼스 / 2012_0715_03:00pm_부천 상동 부근

참여작가 『먹이사슬』 구지영_김민수_김수정_김용겸 『이오네스코가 뱉은 침』 신유정_오은해_이오준_홍수민 『The Idiots』 박정호_오수정_윤혜연_하기현

책임기획 / 손정은

관람시간 / 11:00am~06:00pm / 월요일 휴관

대안공간 아트포럼리 ALTERNATIVE SPACE ARTFORUM RHEE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 상동 567-9번지 Tel. +82.32.666.5858 artforum.co.kr

『Breaking Fourth The Wall』은 극의 무대장치 중 배우와 관객 사이에 보이지 않은 벽을 뜻하는 말로 제 4의 벽이라 일컬어지며, 배우가 작중인물에서 벗어나거나 자신을 직접 노출시킴으로써 이 벽이 허물어짐을 뜻한다. 이는 블랙코미디나 연극, 소설이나 미술, 음악 등에서 자주 사용되면서 관객의 개입과 호응이 높아지는 예술 장치의 신조어이다. 이러한 'Breaking The Fourth Wall'의 뜻은 미술대학 내의 미술과 현장미술 사이의 벽을 허물고자 하는 의도로써 첫 번째 의의를 갖고, 참여 작가는 경희대학교 미술대학에 재학 중인 4학년과 1학년들의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거대담론을 세 가지의 소주제『먹이사슬/이오네스코가 뱉은 침/The Idiots』로 진행되는 전시의 맥락으로써 두 번째 의의를 갖는다. 본 전시는 사회의 부조리, 암흑의 군집, 우울한 시대적 초상이자 도전이고, 도약의 전시로써 실험과 노력, 모험 그 자체이다.

먹이사슬_Breaking The Fourth Wall展_대안공간 아트포럼 리_2012

경희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졸업전시를 앞둔 4학년들의 프로젝트로 '사회'라는 공통맥락 속에 함묵되는 이면의 어둠을 저마다의 이미지로 들춰낸다. "과시와 탐욕, 도구와 수단, 욕망과 난망, 겉과 속."의 사슬로 해석하였으며, 이는 貪(탐)하는 자세는 곧 食(식)의 자세로서 우리가 진정으로 느끼는 포만감에 대한 질문이자 전시의 주제와 깊은 관련을 갖는다. 배부르지 않아도 배부르게 하는 것들, 배부르지만 배고프게 만드는 것들, 필요충족 이상의 것들, 원래의 기능에서 탈색한 것들, 무너진 것들, 먹지 않을 척 하면서 먹고 싶어 하는 것에 대한 암시들이다. "생태계 사슬의 최상위는 사람인 것이다. / 그렇다면 그대는 그 상위층들의 먹이사슬에 대해 아는 것이 있는가." / "그것은 아마 착각일 것이라 생각됩니다." / "맞아. 또는 도구로써 전락하는 일이야. 구원을 빙자한 폭력일지도 모르지. / 우린 그걸 존중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구지영, 김민수_샹들리에, 철, 프레임, 숟가락_200×150×150cm_2011

막강한 자본의 가문이 아니라면 사치에 불과한 복잡한 전등기구. 이러한 샹들리에에 반짝반짝 빛나는 보석 대신에 수저들이 을씨년스럽게 늘어져있다. 마치 패가망신한 상류층의 "어느 누군가에게 잘 보이긴 보여야하지 않을까"하는 쓰라린 고민 덩어리를 대변하기라도 하듯이 잘 보이긴 보여야겠는데 가진 거라곤 은빛의 수저가 전부인 것처럼 말이다. 현 사회 '명품'에 관한 과시와 탐욕의 사슬로써 전시장 한편에 드높이 걸려있다. 명품을 걸치는 순간 자신이 명품처럼 느껴지는 외연의 착각을 구지영, 김민수의「샹들리에」는 기존의 샹들리에가 갖는 허영의 성격으로서 현 사회 명품풍토의 형상을 의도한다. 그런데 작품은 명품을 바라보는 자아와 타자, 사회의 고찰 나아가 사물의 본래 성격에 대한 의미까지 아우르면서 동시에 촘촘히 늘어진 수저의 본디 성격(식사와 식량)과 더불어 식량폭동문제까지 도달하게 한다. 말하자면 압도하는 크기, 높은 위치, 빛나는 형상, 넓은 하부와 좁은 상부의 형태는 상류층과 기득권, 절대적인 삼각형 구도와 견고한 군집, 선진과 권력의 이미지행로로서 자본시대의 서론이자 결론을 여과 없이 투영하는 것이다.

김용겸_투무시메사비오르_투명 합성수지, 커피_68×125×50cm_2011

그대, 하루에 한잔은 잊지 않고 마시게 하는 그 커피의 경로를 아는가. 혹은 집 앞의 패스트 푸드점 햄버거 속 도톰한 소고기의 도살을 생각하며 먹는가. 문제는 이러한 이면에 대해 의문을 제기한 적이 있는가. 보이지 않는다고 존재하지 않는 것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잊고 부정하고 외면한다. 이는 생각보다 즐겁지 않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김용겸의「투무시메사비오르」는 주종의 불합리, 은폐와 회피를 위한 도구와 수단의 사슬로써 전시장 바닥에 자리한다. 투명하게 주조된 합성수지 안에는 커피 알이 수없이 뭉쳐있고, 이는 눈도 채 뜨지 못한 아기의 웅크린 신체의 전부를 채우고 있다. 실제 아기보다 훨씬 비대한 크기는 현대 커피의 불공정에 투입된 아이들의 숫자와 역사 그리고 탄생 자체가 수단의 등가를 함축하는 것으로 마주하게 만들고, 더욱이 작품 제목「투무시메사비오르」은 실제로 커피농사에 투입된 한 아이의 이름으로써 그 아이를 위함과 동시에 빈민국의 모든 아이들을 위하는 제작 의도를 갖는다. 웅크린 아기는 제목과 함께 주지적이고 주정적인 상징이자 탄생에 대한 반성을 유도하며, 이는 큰 것이 작은 것을 가렸을 때 생기는 그림자처럼 어른이라는 완성이 미완의 인권을 박탈할 때 발생하는 사회 오점까지 형상화한다. 가령 여느 지방 동물원 내 뽀얀 눈송이를 닮은 북극곰의 새끼를 귀여워만 하는 우리 이면의 공포처럼 말이다.

김수정_Eileithyia_합성수지에 아크릴채색_101×57×27cm_2012

김수정의「Eileithyia」은 사라진 상체, 하체만 인체스럽게 표현된 살구 색의 덩어리로 욕망과 난망의 사슬로써 비대해진 남근의 표상이자 남성과 여성의 현재 위치, 그리고 남성의 과제들로 마주하게 한다. 그간 회자된 남성 중심 사회 속의 불합리했던 과거의 여성들 위치와 역할을 현재의 새로운 관점으로써 바라본 건데, 금방이라도 울음이 터질 것 같은 이목구비가 재해석의 요점이 되었다. 마치 팽만해진 음경 덩어리는 잘려진 복사뼈와 골반위로 부재한 이성(머리)으로 인해 무엇보다도 완벽한 욕정의 도구를 입증하지만, 사용하지 않는 모습을 통해 부질없는 강인함만 남겨진 건 아닐까 한다. 이에 잔존하지만서도 상대적으로 훨씬 월등해진 현재 여성의 권리 속 남아선호사상과 가부장적 자세는 결국 남성 스스로의 파괴를 의미하는 것이고 여성을 찾지 못한 기러기신세의 남성들 혹은 여아 짝꿍을 하지 못하는 남아들의 현대적인 시각과 더불어 여성상위시대인 요즘에 대해서 되짚게 한다. 즉 남성의 월등사회가 곧 남성 스스로를 열등사회로의 강등인 것이고, 동등해야 할 성이 우월성을 가짐으로써 맹점이 낳는 존속 그리고 파멸에 대해 작품은 경고중일지도 모른다.

김수정_검은 숲_철사, 우레탄폼, 토끼털, 인조머리카락, 합성수지로 제작한 눈알_110×75×70cm_2012

겉과 속의 사슬로 김수정의「검은 숲」은 불안함, 현기증, 거짓된 행동, 통상된 매너 등에 대한 불편한 심리의 형상으로 마주했다. 검은 머리카락을 축 늘어뜨리고 노랗게 뜬 눈알이 신체의 일부 중 머리카락을 은신처 삼아 좌우로 쉼 없이 움직이는데, 이는 이목(耳目)과 더불어 불안정한 상태의 함축이자 신경쇠약증, 노출증, 대인기피증, 불안증 등 상당히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의 병들의 대변자로서 역할을 한다. 말하자면 젊은 사람들은 젊어서 불안하고, 늙은 사람들은 늙어서 불안한 육화된 병폐이자 시대 저변의 고름이고, 동시에 노랗게 뜬 눈알은 암흑(강자)과는 마주치지 못하는 소심(약자)의 상징이자 머리카락처럼 짙은 내면의 고독까지, 작품은 앓는 중인 우리의 전체 트라우마를 보여준다.

이오네스코가 뱉은 침_The Idiots_Breaking The Fourth Wall展_대안공간 아트포럼 리_2012

위 주제들의 작품들은 외젠 이오네스코의 작품「수업」을 읽고 재해석한 프로젝트 작업으로써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1학년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팀 작업이다. 이는 부조리극의 모순을 분해와 조립으로, 마치 침을 뱉듯이 임의의 장소에 툭툭 던져진 것처럼 전시장이 갖는 기존의 성격 하에 배치하는 설치전시이다.

이오네스코가 뱉은 침_Breaking The Fourth Wall展_대안공간 아트포럼 리_2012

외젠 이오네스코의「수업」중에서 정답과 오답에 대한 기준의 부분을 가져와 재해석한 작업들로 진정한 정의에 대한 역습으로 보인다. 즉 가해자-피해자, 정상-비정상의 '사이'를 단숨에 제압하면서 기존 합리의 불합리에 대한 도발로, 마치 규정에 대한 반발심에 침을 뱉는 것처럼 개연성 없이 툭툭 그리고 마구 던져지는 작품들은 무의미의 속 의미를 돌아보게 한다. 작품들은 의사 퍼포먼스, 바람개비를 단 솜 덩어리 인체, 진단서와 소견서의 텍스트, 찢겨진 스타킹, 거대한 새와 그 새의 똥이 묻은 의자, 비닐에 유기된 강아지로 구성된다. ●「수업」속 교수와 학생의 모티브는 작품 속 의사와 환자의 전환으로 정의와 진단이라는 행동선상 속에 비슷한 포맷으로 읽을 수 있는데, (의사 퍼포먼스 작업 중 "~괜찮습니까?"의 질문이 전반의 핵심으로 아우르고 있다.) 자연스럽게 질문을 받는 사람은 자신의 상황과는 별개로, 전혀 괜찮지 않은 상황이 부여되면서 이상이 있음에 대한 복선의 공포적인 전가이자 질문자를 정상의 굴레 속으로 안치, 장소를 제 2의 성격으로 탈바꿈하게 만든다. 말하자면 미술관은 순식간에 병원이 되고, 듣는 이가 단숨에 환자가 되며, 묻는 이는 자연스럽게 의사가 되는, 모순의 재치와 역공인 것이다. 이에 앞서 언급한 정의, 정상, 불합리, 부조리의 역습과 더불어 통용되는 안부의 우스운 병리까지 마주치게 만든다. 여기에 사용되는 질문들은 요즘 대두되고 있는 새로운 병들 혹은 새롭게 고안한 병명들, 한번쯤은 마주할 대화체로 구성되었으며 학회적인 병명도, 치유의 약들도, 치료할 수 있는 의사도 있지 않은 허구이자 가장된 실제의 움직임인 것이다.

The Idiots_Breaking The Fourth Wall展_대안공간 아트포럼 리_2012

『The Idiots』는 외젠 이오네스코의 「수업」에 나오는 작중 인물들에 대한 재해석이다. 하얀 석고붕대로 거칠게 표현된 인물들은 교수와 여학생, 하녀와 새로운 인물로 노숙자를 포함하여 구성된다. 지배와 감시의 적극적인 교수, 침묵하고 현실순응적인 하녀, 활달하고 쾌활하나 반사회적인 학생, 그리고 소극적이면서 현실에도 안주하지 못하는 노숙자는 여느 색깔도 가지지 않은 흰색이자 어떤 색이든 입을 수 있는 여지의 색으로, 부동의 자세를 하면서 모두 같은 얼굴을 하고 있다. 이는 전시장의 기존 성격을 포함하면서 우리의 이야기로 확대 읽기가 가능하고 동시에 전시장이라는 공간이 전형적인 사회의 장(場)으로써 판국의 조각들에 불과한 자신의 부질없는 가치의 위치를 직시하도록 만든다. ● 사방이 유리로 막힌 실내의 한 양장신사, 장소가 갖는 성격은 유리를 통해 바라보는 시선의 권력이자 공간 속 높은 신분의 표본을, 입구에 서 있는 전형적 하녀복장의 그녀는 침묵과 관조와 묵시, 달관의 형국을, 추락을 빙자한 개방의 외부에 서 있는 소녀는 자유와 일탈 그리고 죽음의 상징을, 등진 채 누워버린 변두리 남성은 방랑과 표류로써 이질의 극한 성향을 드러낸다. 반사회적인 성향과 친화적인 성향, 능동적이거나 수동적인 성격은 보편의 익명성을 가진 개인들의 표상을 시도하면서 말하자면 이렇고 저렇고 그러한 성격들도 한 인물의 다양한 성격의 갈래들이자 결코 다르지 않은 성격들이 사회를 이루고 있다는 이야기가 될 수 도 있겠고, 그것이 나는 아니라고 부정할 수 없는 우리의 씁쓸한 공통분모로 범위는 확장의 팽창을 거듭한다. 그럼에 'The Idiots.' 누가 얼간이고, 무엇들이 얼간이며 왜 얼간이들인지, 제목은 질문이자 전제였고 답이자 의문의 내제인 것이다. 실마리로써 '어른을 위한 동화'와 '어린이를 위한 동화' 의 두 가지 버전으로 작품 곳곳에 텍스트를 함께 배치하는데, 이는 걸어 다니면서 동화(同化)되는 동화(童話)의 의미로도 다가온다. 또한 사이사이에 첨가된『이오네스코가 뱉은 침』의 질문들과『The Idiots』의 동화구연은 결국 배분되지 않은 공통의 이야기로 마주가 가능했다.

퍼포먼스, 교육 프로그램 및 아트마켓

오프닝 퍼포먼스「Breaking The Fourth Wall」     일시 / 2012_0715_03:00pm_부천 상동 부근     참여작가 / 신유정_오은해_오수정_윤혜연_이오준_하기현 교육 프로그램「발 아래 누운자가 걷는 자에게」     일시 / 2012_0721_11:00am~01:00pm_대안공간 아트포럼 리     참여작가 및 진행 / 오은해 교육 프로그램「걸어다니는 동화」     일시 / 2012_0721_11:00am~01:00pm_대안공간 아트포럼 리     참여작가 및 진행 / 하기현 파티_아트마켓 퍼포먼스「당신, 오늘은 안녕하십니까?」     일시 / 2012_0727_05:00pm_대안공간 아트포럼 리     참여작가 및 진행 / 홍수민 교육 프로그램「매운인생」     일시 / 2012_0728_11:00am~01:00pm_대안공간 아트포럼 리     참여작가 및 진행 / 신유정

『이오네스코가 뱉은 침』과『The Idiots』의 산하로 세 개의 교육프로그램과 두 번의 퍼포먼스, 아트마켓을 동시에 진행한다. 먼저 오프닝 퍼포먼스「Breaking The Fourth Wall」은 제 4의 벽을 미술과 사회로, 전시장의 공간과 도시 사이로 치환하여, 참여 작가들이『The Idiots』의 작품 인물들 가면에 우비를 입고 우산살뿐인 우산을 쓰고 거리로 나온다. 이는『이오네스코가 뱉은 침』과『The Idiots』의 중요한 연결고리이자 전치의 아이러니의 활보로 마주할 수 있었다. 교육프로그램은『이오네스코가 뱉은 침』의 일부분으로「발 아래 누운 자가 걷는 자에게」인데, 목장갑으로 귀여운 솜 인형을 발판으로 만들어 입구에 설치하면서 밟힌 상황과 밟는 상황을 가해자와 피해자의 역습을 읽을 수 있을 것이며, 이 목장갑 인형은 단품으로 아트마켓에서 판매한다. 또 김장의 형태를 차용한「매운 인생」교육프로그램은 이목구비가 조각된 무에 맨손으로 고춧가루를 만지고 버무리면서 김장 그리고 우리네 사는 사회의 한 행동 하나하나가 고춧가루처럼 눈물 나게 맵다는 간접체험의 의미를 갖는다. 「걸어 다니는 동화」는『The Idiot』의 일환으로 하기현이 유아들을 대상으로 구연동화를 진행하며, 「당신, 오늘은 안녕하십니까?」는 하얀 가운을 두른 홍수민이 질문을 내뱉으면서『이오네스코가 뱉은 침』의 전치와 모순의 핵심과 더불어 외젠 이오네스코의 부조리를 더욱 가깝게 만든다. ■ 강윤정

Vol.20120715e | Breaking The Fourth Wall展

2025/01/01-03/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