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race of being_존재의 흔적

2012_0711 ▶ 2012_0723

초대일시 / 2012_0711_수요일_06:00pm

참여작가 국대호_김유정_김인영_성유진_심미경_민재영_임현희_호야

관람시간 / 10:30am~06:30pm / 일요일_12:00pm~06:30pm

갤러리 그림손 GALLERY GRIMSON 서울 종로구 경운동 64-17번지 Tel. +82.2.733.1045 www.grimson.co.kr

우리 모두는 이 세상을 살면서 수많은 발자취를 남기고 갑니다. 이러한 삶의 행위들은 본인의 존재를 증명하고 동시에 나를 드러내는 메시지 자체가 되기도 합니다. 나무가 어떤 환경에서 자랐고, 얼마나 오랫동안 살아왔는지 그 과정을 보여주는 것이 나이테라면 작가에게 있어 나이테는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서로 다른 경험과 사고의 흔적을 통해 현재의 작품이 어떻게 탄생하였는지를 알 수 있기 때문입니다.물질적인 시간을 담아내는 나이테와 달리 작가들의 작품은 작가의 인생 그 자체를 담아냅니다. 작은 나무 한 그루가 모진 비바람을 꿋꿋이 이겨내야 비로소 거목이 될 수 있듯이 인생을 꽃피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그들의 삶의 흔적과 가능성을 살펴보고 우리가 걸어온 삶을 돌아보고 원하는 결실을 맺기를 바랍니다. We all leave traces as living in this world. These traces prove who he is, and are the message that shows himself at the same time. ● The growth ring in a tree shows a process for what circumstances and how long they have lived. I think the growth ring for the artist is his works. We can show the different experiences and the traces of the artist's thoughts from his works. The works contains the artist's life itself unlike the growth ring of the tree. ● As a small tree overcomes severe rainstorm so that it becomes a gigantic tree, the artist struggle for blooming lives through their works. I wish we show the traces and possibility of them, look back our life, and come to fruition from the artist's works. 원미정

국대호_압구정동-03_캔버스에 유채_80×80cm_2012

국대호의 작품 속에서의 어둠은 그 내부로부터 발산된 빛으로 인해, 또는 어둠의 표피에 살포시 머금어진 빛으로 인해 신비로운 어느 지점의 공간으로 변모된다. 부드러운 애잔함이 녹여진 곳, 몽환의 일렁거림이 충만한 곳 등이 그것이다. 국대호의 도시는 빛이 머무는 지점이다. 그 빛으로 인해 형태와 배경, 나아가 선과 선이 만나는 지점은 명료함을 잃고 회화적으로 출렁거린다. 그곳에 무한한 색의 변조와 빛의 무궁함이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빛의 시선으로 일관되게 절제되어 있다. 그의 그림은 가까이 바라볼 때는 빛의 눈부심으로 알 수 없는 미로에 빠진 듯하다가, 약간 거리를 두고 바라보면 놀랍게도 그 빛의 눈부심이 보는 이의 내부로 들어오면서 초점이 정확하게 맞추어지는 역설이 있다. 그것이 '충만한 빛의 역설'이다. ■ 김지영

김유정_Shadow Garden_프레스코_80×80cm_2010

김유정은 프레스코기법으로 자신의 일상에 자리한 식물/화분을 재현했다. 단색의 색감은 부드러운 음영의 조화를 통해 은은하게 일상의 한 장면을 부감시킨다. 꽃이 아니라 초록의 잎사귀들만이 무성하거나 파리하게 달라붙은 모습들이다. 베란다 창가에 옹기종기 모여 있거나 허공에 매달려있는가 하면 위에서 내려다 본 조감의 시선에 의해 비슷비슷하고 유사한 화분들이 복수로 배열되어 있다. ● 그 화분은 작가의 내면을 반영하는 매개들이고 그것과 자신을 동일시하는 이입과 등가적 관계 속에서 자리한다. 화분은 작가의 분신이자 현실계의 은유인 셈이다. 그것은 "불안정하고 때론 위태롭기도 한 삶의 알레고리, 자신의 존재가 타인으로부터 위협을 받는 것에 대한 은유적 표현이며 동시에 타인으로부터 영향을 받는 것에 대한 불안한 심리에 관한 은유적 표현"(작가노트)이라고 한다. ■ 박영택

김인영_화조_캔버스에 아크릴채색, 에나멜_50×65cm_2012

그림에서 어떤 토대와 연결됨 없이 부유하는 모호한 형태와 축축 늘어진 물감의 흐름은 물이나 폭포 같은 풍경의 요소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자기장 같이 보이지 않는 힘에 의해 영향 받는 몸과 감정의 흐름과도 닿아 있다. 에나멜 페인트의 질료적 특성을 고스란히 드러내는 그림은 매 끄럽고 빠닥빠닥한 표면과, 흘러내리고나 미끄러지고 뒤엉키는 운동감을 보여준다. 하나의 형태나 외곽선으로 완결되려 하지만, 그 내부에서 요동치는 또 다른 색선들의 흐름은 나의 그림에 비결정성과 교란을 발생시킨다. 산수화의 장르적 특성은 작업에서 세심하게 전복된다. '먹과 한지'라는 산수화의 차분하고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는 재료가 만들어내는 부유하는 공간구성, 그리고 이를 통한 형이상항적 덕목들의 은유는, '페인트와 캔버스'라는 무거운 중량감의 재료를 사용함으로써 강력한 중력의 힘을 느끼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이미지의 의미보다는 회화 그 자체의 '물성'에 집중하게 만든다. ■ 김인영

민재영_연주자 A Pianist_한지에 수묵채색_62.4×84cm_2012

우리는 우리의 등이나 얼굴, 정수리를 직접 볼 수 없으며 거울 같은 도구나 타자의 눈에 비친 나로 나의 모습을 반추할 수밖에 없다. 일종의 매체의 개입을 통하지 않고 자신을 직면할 수 없다는 사실은 아쉬우면서도 흥미로운 일이다. 그림을 포함한 각종 매체들은 간접체험의 도구이자 거울의 역할(왜곡을 감안하더라도)을 해왔다. 누적된 체험들에 대한 반추, 일종의 기록으로서의 이미지를, 전자매체를 통해서 삶을 응시하는 일이 다반사인 현재의 생활에 비추어, 미디어의 주사선을 은유하는 수묵의 가로선 위에 얹은 것은 이런 과정을 드러내보려는 의도에서였다. 마치 자신들의 모습, 그 반영을 잠시 정지시킨 채로 그 움직임의 잔상을 돌이켜보려는 것처럼 말이다. ■ 민재영

성유진_untitled_conte on daimaru_53×45.5_2012

성유진의 회화에서 고양이는 개인이 처한 정신적 상황을 표상하는 자아 반영물로 형상화된 것이다. 작가는 불안, 우울, 트라우마 등 사회 속에서 개인이 홀로 직면하는 내면의 공황 상태를 익숙한 대상인 고양이에 전이하여 이성의 통제 없이 표현해 낸다. 온몸이 일그러지고, 커다란 동공이 어지럽게 돌아가고 있는 검은 고양이는 인간의 소외된 혹은 억압된 욕망으로부터 탄생된 것으로 또 다른 자아와의 직면이다. 전작에서 보여졌던 고양이의 과도한 신체적 변용은 이상적 자아로부터 괴리되고 분열된 주체의 실체를 엿보게 한다. 근작에서는 이러한 신체성보다는 화폭에 두상을 가득 채운 채 눈을 내리 깔거나 감는 형상으로 나타나는데, 이는 작가가 줄곧 고집해온 콘테의 그리기로부터 더욱 안정감 있게 표현된다. 자유로운 필치만큼이나 한 번 그으면 수정이 불가능한 콘테의 반복되는 그리기를 통해 고양이는 더욱 겸허해진 인상이다. 욕망으로부터 시작되어 욕망을 비워내는 성유진의 그리기는 이제 분열과 불안의 증상을 보여주기보다 자신의 징후를 고뇌하고 사유하고자 하는 주체로서의 면모로 다가온다. ■ 심소미

심미경_현상학적 행복_캔버스에 유채_72.7×53cm_2011

나에게 작품이란 인생을 지탱해주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와 같습니다. 그것은 바로 일상에서 출발합니다.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꽃에서 특별한 조형성을 찾아내고, 다시 나만의 감성이 묻어나는 색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행복을 만들어 냅니다. 제작과정에서 자연을 차용하는 이미지는 서양적 관점이기 보다는, 절제된 동양적 감성의 표현에 가깝습니다. 그 과정에서 만들어진 여백은 정(靜)과 동(動)의 조화로움은 물론 인간이 자연에 순응하며 삶을 영위한다는 뜻을 내포하게 됩니다. ■ 심미경

임현희_Timeless tree_아크릴채색_60×72cm_2011

부드럽고 편안한, 그러나 강렬하고 다양한 색을 담은 임현희 작가의 작품은 관객들에게 환상적인 자연의 모습을 보여준다. 그것들은 생생한 색들로 가득 차있고, melancholy 한 빛으로 다가온다. 그녀의 작품을 언뜻 보게되면 그것은 조화로운 풍경으로만 기억되지만, 큰 화폭에 둘러쌓여 작품을 바라보게 되면 관객들은 그 안의 복잡하고 다양한 풍경들과 마주하게 된다. ● 작가는 화폭에 생동하는 생명력을 표현함과 동시에 죽음을 보여주고자 한다. 그녀는 캔버스에 표현한 식물과 새를 통해 고대인들의 믿음인, 이 세상을 창조한 자연과 신에 대해 표현한다. 식물은 삶의 촉매제로서의 역할을 하며 새들은 삶을 관장하는 권위자로서의 역할을 한다. ■ Gift 10 Vyner ST

호야(배철호)_The Siam-꿈의정원 3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53×220cm_2011

작가 호야의 작품은 샴에서 출발했다. 샴은 선천적으로 신체의 일부 혹은 장기의 일부가 또 다른 개인과 맞붙거나 공유 하도록 태어났으나 이러한 불합리하고 불리한 신체조건을 오히려 공생의 지혜로 극복하고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작가 호야는 지난해 작품 샴 시리즈를 통해 인간과 인간 혹은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샴을 통한 공생의 지혜로 그려 보고자 했다. 이번 전시도 샴 시리즈의 연장선상에 있다. 그럼에도 한층 더 심화된 인체의 변형과 왜곡은 틀과 배경에 스며들거나 배경의 일부와 함께 녹아 들고 있다. 작가는 배경을 이루는 자연물, 풍경, 문의 틀, 혹은 다른 회화적 소재인 십장생도나 명화 등 친숙한 이미지를 차용하여, 그 안에 변형된 인체의 무리들을 차용한 이미지의 운율에 맞추어 삽입하였다. 군상을 이룬 인간은 개인적 인격을 주장하기를 멈추었고, 스스로를 드러내지 않은 채 순수한 물질로의 회귀를 이룬다. ■ 조소영

Vol.20120711h | The trace of being_존재의 흔적展

2025/01/01-03/30